On The Road/2012.발리서핑(+싱가포르)

[D+6] 평화로운 우붓

릴리06 2012. 12. 29. 01:26

오늘은 우붓으로 놀러가기로 하고 어제 쁘라마 버스표도 예약해뒀다. 10시 버스를 타기위해서 아침을 먹고 우리 숙소 앞에 있는 쁘라마로 갔다. 버스 기다리기!

대중 교통 수단이랄 것이 없는 발리에서 쁘라마는 아주 단비같은 존재이지만 가격이나 시설이 편리하지는 않다. 차는 막히고 더운데 버스에는 에어컨 시설 자체가 없다. 긴 바지를 입고 나온 것을 후회하며 땀을 줄줄 흘리면서 한 시간 반을 달린다. 정말 발리에 오래 살면 목과 폐가 나빠지겠다. 뭐 오래 산다면 시내에 살진 않겠지만~

그래도 룰루랄라 신나는 우붓 여행!

드디어 도착한 우붓... 아 덥다.

먼저 몽키포레스트로 갔다. 나는 원숭이를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안들어가고 싶었지만 잠자코 있으면 나를 해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친구들을 따라서 들어가봤다.

몽키포레스트 입구부터 원숭이들이 많이 있는데 손에 먹을 것만 있으면 달려들기때문에 절대 먹을 것 들고 있지 않기! 나는 내가 들고있는 카메라가 먹을 것처럼 보일지는 않을지 걱정까지 됐다. 에휴... 초입에서부터 희진이는 들고 있던 물병을 원숭이 녀석에게 빼앗겼다.

우리 물통 뺏어서 옆구리에 끼고 도망가는 원슝이-_-

나는 원숭이랑 눈만 마주쳐도 무서운데 친구들은 매우 용감하다. 으앗!

가방에 먹을 거 없나 지수 가방 뒤지는 원숭이들~ 주머니도 뒤지고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지기도 한다.

나는 원숭이가 너무 싫고 무서우므로원숭이 동상과 함께! 이 사진이 몽키포레스트 안에서 가장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다. 다른 사진은 다 피하고 눈치보고 굳어있는 사진들 ㅋㅋ

긴장되는 원숭이들과의 만남을 끝내고 우린 배가 고파서 이부오카에 밥을 먹으러 갔다. 더워서 그런지 왜이리 그 길이 멀게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우붓뿐만 아니라 발리 전체에서 손꼽히게 유명한 가게인데 바비굴링이라는 돼지 바베큐 요리로 유명하다.

밥과 함께 다양한 돼지 요리가 한 접시 위에 짠!

2년 전에 처음 먹을 때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 허기를 채우고 놀고 있는데 갑자기 스콜이 쏟아진다. 다행히 우리가 길에 있을 때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동남아를 우기에 여행하다 이런 스콜을 만나면 한 시간은 꼼짝없이 발이 묶이게 된다.

비가 잠잠해진 틈을 타서 우리에게 신선한 카페인을 제공해줄 스타벅스로 고고! 우붓 스타벅스는 우붓의 독특한 분위기와 잘어울릴만하게 꾸며져 있었다.

오랜만에 맛있는 커피를 마시니라 모두 기분이 좋아졌던 오후!

아~ 커피 너무너무 좋아요. 빵도 다 맛있고 스타벅스에 있는데 또 비가 쏟아져서 계속 느긋하게 쉬었다.

스마트폰 속으로 빠져들어가겠소!

이제 슬슬 나가볼까? 아무래도 우붓의 가장 좋은 풍경은 라이스필드! 우리는 멀리는 가지 못하고 JL. Kajeng으로만 조금 올라가봤다. 이 길은 발리 특유의 아름다운 분위기가 잘 묻어나는 길이었다. 10분 정도만 들어가면 이렇게 멋진 논뷰가 펼쳐진다.

멀리 보이는 산이 발리사람들의 중심인 아궁산이다. 깨끗하고 맑게 보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렇게라도 보아서 기뻤다.

6시 버스를 타기위해선 시간이 빠듯하다. 빨리 이동이동. 그래도 꼭 가보고 싶었던 유기농잼 집에 들렀다. 인도네시아인과 프랑스인이 함께 만든 쨈 가게인데 열대과일을 사용하게 많이 달지 않게 만든 잼이다.

나는 또 우붓에 올거라서 사지는 않았지만 친구들은 10병을 사고 1병을 공짜로 받았다. 구아바, 망고, 파파야, 딸기, 바나나, 파인애플 등등 10여가지가 넘는 종류의 유기농잼들이 있다.

내려오는 길에 원피스도 하나 사고 시간이 없는 우리는 급쇼핑하기!

꾸따로 돌아오는 길은 생각보다 덥지도 차가 막히지도 않아서 기분 좋게 잘 내려왔다. 뉘엇뉘엇 지는 해가 너무 아름다워서 순간 모든 것들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면 행복 별 것 아닌데서 시작하고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사소한 것인데 말이다.

집에 와서는 오늘의 더위를 모두 씻게 수영을 하고 저녁으로 라면과 누룽지, 그리고 우붓 까끼앙 베이커리에서 사온 빵에 잼을 발라먹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미쉘의 유기농 잼이 너무 맛있어서 홀딱 반해버렸다. 집에 많이 많이 사가고 싶은 것을 발견해버리고 말았다. 우왕 굿!

내일은 렘봉안 섬으로 크루즈를 떠난다. 기대기대

지금 나를 감싸고 흐르는 시간들이 나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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