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2012.발리서핑(+싱가포르)

[D+30] 여행의 끝

릴리06 2013. 1. 21. 12:03

지금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날아가고 있다. 은근히 피곤했는지 비행기를 타자마자 자기 시작해서 앞에 아기가 계속 울어서 깼다. 다시 잠이 안와서 블로그를 쓴다.

창밖을 보니 별이 반짝반짝한다. 나는 우주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갈 때의 나의 마음은 항상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분명 짜증나는 일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있겠지만 그런 것보다는 좋았던 일들 감사한 일들행복했던 일들이 더더더욱 많아서 나쁜 것들은 생각날 겨를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아쉬운 점들이 드문 드문 고개를 드려고 하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몸 건강해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이건 100% 성공한 여행이야.'


그래서 그렇게 나의 지난 모든 여행은 성공이었다. 이번도 역시 성공!

매번 한 달씩 여행을 다녔디만 이렇게 한 곳에서만 한 달을 있어본 적은 없었고 더구나 서핑이라는 단순한 하나의 목적만을 가지고 시작된 여행이었다. 한 달을 한 곳에만 있어보니 정이 든다. 여기서 계속 한달 동안 만난 사람들과 매일 지나다니던 길, 익숙한 식당과 가게들...어느 순간부터 지도도 가이드북도 필요없다. 그리고 충분히 이 곳을 누렸기 때문에 떠나는 아쉬움도 적고 왠지 다시 오게 될 것만 같은 친근함도 있다.

그럼 나의 원래 발리 여행의 목적이었던 서핑 실력은 어떤가?

처음의 목적은 나 혼자 다른 곳에 가서도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정도까지 타는 거였다. 스노우보드를 한 달 타면 충분히 그럴 수 있으므로... 하지만 무엇보다 난 한 달 내내 열심히 서핑만을 하지 않았고 서핑 기술을 익히는데 한달이라는 기간은 턱없이 짧은 기간이라는 걸나는 몰랐다. 이제 겨우 진정한 파도를 탈 수 있는 먼바다, 라인업까지 나가는 준비만 겨우 된 수준이다. 어떻게 보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을 해볼 수 있는 단계밖에 안됐다. 서핑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파도를 보는 눈도 중요해서 어느 정도의 경험치도 필요하다.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기도 하지만 서핑이 너무 재미있기때문에 계속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한국 돌아가면 한국에서 서핑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던데 클럽이나 동호회를 알아봐야겠다. 바다 돌아다니면서 한국에서 열심히 탈 자신은 없지만 꾸준히 흥미는 이어나가보자.

드디어 한국에 도착했다. 비가 주룩주룩 온다. 캐리어 끌고 집에 가야하는데...이런...

화장실 가서 나 얼굴 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도 이 검은 피부가 여름 옷이랑은 그나마 괜찮은 거였구나...긴 팔 옷을 입으니 정말 더 못봐주겠다. 이번엔 논 티를 너무 냈나보다.

공항 와서 아침으로 고등어구이랑 된장찌개 정식을 먹고 집으로 간다. 역시 한국음식은 외국에서 먹을 때가 더 맛있다. 외국에서처럼 간절하지 않으니 갑자기 그렇게 먹고 싶던 한국 음식들에대한 의욕이 사라진다. 반만 먹었다.

이제 집으로 가는 공항리무진 버스비를 크로스마일카드로 만원 할인받았다. 이 카드 괜찮군! 이번 여행에서 여러모로 유용했다. 아멕스라서 여기저기 제약은 많고 해외 사용 수수료도 비싸지만 어쨌든 만족스럽다.

또 하나의 여행이 끝났다. 이번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해준 같이 여행해준 친구들 모두 고맙고 특히 란옥이에게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함께 전한다. 이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내 마음도 내 머리도 조금 더 넓어지고 깊어졌으리라 생각하며 이번 여행의 마지막 블로그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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