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려 4:50분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마추피추 가는 버스를 타러 나왔다. 어제 봐둔 맛있는 빵집에서 샌드위치도 사고!
하지만 지금 마추픽추를 올라가는 도로가 중간에 산사태가 나서 끊겨있어서 버스 운행이 원활하지 않다. 그래서 9:30에야 버스가 출발한다고 한다. 우리는 7:00-8:00사이에 와이나픽추를 올라가야 하는데...?
그래서 우린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이 깎아지르는 절벽길을 걸어 올라가면 1시간 반이 걸린다는데 우리는 2시간이나 걸렸다. 버스비가 10달러이니 둘이서 20달러 벌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뿌듯해졌다. 우리는 무계획적인 소비로 현재 돈이 모자랄 지경이기 때문에! 후훗
아 근데 너무 힘들다. 경사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간만에 힘든 운동을 한 느낌이다.
완전 마추픽추 앞에 왔더니 기운이 벌써 다 빠졌다.
그런데 왠걸! 우린 쉴 틈도 없이이 바로 와이나픽추, 가파르기로 유명한 젊은 봉우리를 오르러 '바로' 가야한다.
마추픽추를 가로질러 와이나픽추 입구로 간다.
마추픽추에서 제일 행복해 보이는 야마들
와이나픽추... 하루에 400명밖에 못들어가서 가기 전부터 예약해놓은 곳인데...
처음엔 웃음도 나고 사진도 찍고 즐거웠다.
하지만 점점 마추픽추를 오를 때보다 더 가파른, 네 발을 써서 올라가야 그나마 안전할 것 같은 아슬아슬한 길의 연속이었다. 이미 마추픽추를 걸어오르느라 힘은 다 빠졌는데 더 힘든 봉우리를 만났으니 갑자기 마음 한 켠에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는 건...부정하려 했지만 부정할 수 없었던 '짜증'이었다.
다리는 후들거리지, 길은 가파르지, 올라는 가야겠지, 마추픽추는 구름에 가려안보이지...
모두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 와이나픽추를 향해 올라간다.
와이나픽추에서 내려다본 마추픽추!
와이나픽추에선 위험해서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다니느라 사진도 많이 안찍었지만 쓸만한 사진도 없다.
얼굴에 온갖 인상이 다 쓰여있어서ㅜㅜ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 되는 그 아슬아슬함.
와이나픽추를 내려가는 일이 더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우리가 와이나픽추까지 갔다오니까 시간은 10:30정도다. 무려 아침 5:30부터 5시간이나 우리는 가파른 산을 오른 것이다. 와이나픽추는 힘들었던 것 외에는 별로 생각이 안 난다.
조금 쉬다가 마추픽추를 둘러봤다. 가이드북도 보면서 여기저기 둘러보기!
마추픽추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와이나픽추다.
한 대 때려주고 싶은 곳! 에잇!
마추픽추로 내려오니까 구름이 걷히더니 햇볕이 따가울 정도로 세다. 마추픽추를 주변의 산세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아래 계곡에서는 마추픽추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오랜 시간 잊혀져 있었던 공중도시.
우리는 죽음의 도로 자전거 투어를 하고 받은 티셔츠를 입고 마추픽추를 갔다.
죽음의 도로보다 더 죽음의 도로 같았던 와이너픽추!
마추픽추는 사실 기대가 가장 없었던 곳인데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분위기가 신비로워서 너무 좋았다. 역시 남미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곳이다.
사람들이 마추픽추를 올라오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도로도 아슬아슬한데 옛 잉카인들은 어떻게 이렇게 가파른 산 정상에 어마어마한 도시를 만들어 놓았던 것일까? 아침부터 우리가 직접 걸어서 마추픽추와 와이나픽추를 다녀서 그런지 더 대단하게 느껴지고 이 곳이 왜 미스테리한 곳인지 이해가 되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마추픽추는 주변 경관과 어울어져 정말 멋지다.
잔디밭에 누워서 잠도 자고 쉬다가 1시쯤 마추픽추를 나왔다.
입구 옆에는 여권에 찍을 수 있는 마추픽추 스템프도 있다. 완전 열심히 마추픽추를 둘러보았으니 나도 도장 쾅!
이제 버스를 타고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로 내려와서 다시 페루레일을 타고 오얀따이땀보로 가서 미니버스를 타고 쿠스코로 돌아가야 한다.
마추픽추를 보기위해선 정말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야만 한다. 처음에 쿠스코에 왔을 때부터 마추픽추가 그 만큼의 가치가 있는 곳일까 생각해보았는데 지금 대답을 하자면 당연히 'Yes'다.
물론 마추픽추 관련 교통이나 입장료 등이 비싸긴 하지만 이런 험한 지형에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힘들었을 것 같다. 현재에도 많은 유지 및 복구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마추픽추를 직접 둘러보면 이 곳이 어떻게 여기 이렇게 굉장한 규모로 자리할 수 있었는지, 왜 이렇게 높은 곳에 자리잡아야만 했었는지 의문과 함께 신비로운 마음이 든다. 마추픽추는 스페인에 의해 거의 다 파괴된 잉카 문명의 정수이고 상징인 것이다.
어쨌든 우린 다시 왔던 길을 거슬러 쿠스코로 간다.
우리가 쿠스코에 도착해서 곧바로 간 곳은?
jack's cafe! 후훗
엄청 맛없게 나왔네! 맛났는데~
어쨌든 오늘 오전의 피로는 하루 종일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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