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2014.보라카이

[D+3] Cloudy 호핑투어

릴리06 2014. 2. 23. 01:08

오늘도 느지막히 일어나서 발코니에서 아침을 챙겨먹었다. 처음에 조식이 포함되지 않아서 걱정이 되었지만 완전 이런 풍경에서 우리끼리 편하게 맛있는 아침을 먹는 시간이 너무 좋다. 아침 다 먹고 두 시간 정도 그대로 앉아서 수다를 떨었나보다.

오늘은 호팽투어를 3시에 예약을 했는데 구름도 많고 바람도 어제보다 강하다.

점심을 제대로 못챙겨 먹어서 샌드위치를 사갔다.

스위트콘도 팔아서 두 개 사 먹었다.

근에 어제 우리랑 예약한 애가 스노클 장비값을 1인당 300페소를 내라고 한다. 정말 화가 나서 다다다다 말하고 다 해서 100밖에 못준다고 했더니 가격이 점점 가격이 내려서 다 해서 150페소에 하기로 했다. 현지에서 바로 컨택하면 싸게할 수 있고 우리가 일정을 원하는대로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말 바꾸기를 하거나 잘못하면 더 바가지 쓸 수 있는 단점도 있다.

어쨌든 방카를 타고 출발!

처음으로 먼저 도착한 곳은 크로커다일섬 주변에서 스노클을 하는 것이다. 장비를 하고 무작정 바다로 달려들었늦데 파도가 세고 조류도 느껴져서 엄청 열심히 팔을 젓고 물장구를 쳐도 앞으로 잘 나아가지 않는다.

가만히 둥둥 떠있는 걸 좋아하는데 여기서 가만히 있다간 저 멀리 떠내려갈판이다.

희진이의 필사적으로 잡은 두 손에는 왠지 절박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계속 물에 있다보니 점점 지쳐서 배 위로 올라가고 싶은데 배도 엄청 많이 흔들려서 올라가기도 싫고 물에도 있기도 싫은 진퇴양란의 상황! 배 위에 계속 있는 승혜언니가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힘든 우리는 일단 가까운 육지에 내리고 싶었다. 1인당 200페소의 비싼 입장료가 있었지만 그냥 땅을 밟고 싶어서 크리스탈코브 섬으로 갔다.

직원은 이곳에 사람들이 허니문을 온다는데 대체 누가 이런 버려진 섬같은 곳에 올까? 허니문 와서 맨날 싸울 것 같다는 허니문 경험자 희진의 말에 모두들 공감한다. 헝거게임같은 영화를 찍으면 좋을 것 같은 섬이다.

우리는 한참을 앉아 쉬다가 섬 구경에 나섰다. 이젠 다들 정신이 들어 웃기도 한다.

여긴 작은 동굴같은 것이 두 개가 있다. 우선 cove2부터 갔다.

언니가 첫번째로 도착했지만 무섭다고 내려가지 않았다.

나는 용감하게 내려가봤지만 썩 볼만한 풍경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도 이런 동굴은 좀 소리도 더 크게 들리고 어두워서 무섭다. 으흣

내려오지 않고 어떠냐고 물어보는 친구들에게 나는 내려올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해줬다ㅋㅋ

cove2를 먼저 보고 cove1을 보러 갔다. 가는 길엔 확트인 전망이 시원하고 좋았지만 역시나 우중충한 날씨와 강한 바람때문인지 황량해 보인다.

열심히 cove1으로 가고 있는 우리를 우리 가이드가 찾는다. 곧 섬이 문을 닫아서 지금 나가야 한다고! 하지만 우린 가이드를 잡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희진이는 뭔가 힘들어 보인다.
혜정이가 뒤에 숨긴 것은 옥수수이다.
선미는 이순간에도 빈틈없이 다리를 꼬고 있다.
승혜언니는 앞머리 파마를 못해 갈라진 앞머리를 싫어한다.

나는 시커멓다.

우린 늦었어도 cove1은 봐야겠다며 동굴로 내려갔다. 여긴 뻥 뚫려있어 내려가면 밀폐된 공간에 소리가 더 크고 어두워서 더 무섭다.

이젠 다시 화이트비치로 돌아가야하는데 고맙게도 우리 숙소가 있는 뒷바다 쪽에 내려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왜이리 파도는 심하게 치는지 바람도 많이 불고 울렁울렁이는 배가 야속했다.

불라복 비치에 내려서 카이트보딩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쉬엄쉬어 걸어서 숙소까지 걸어왔다. 육지가 이렇게 좋은 곳인 걸~

앞바다와 다르게 뒷바다는 로컬의 모습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숙소로 가는 길도 한적하고 우리네 시골같은 풍경이 편안했다.

호핑투어에서 진을 뺀 우리는 다시 밥 먹으러 나가기도 힘들어 보라카이 배달 피자 yellow cap을 시켜먹었다. 코스트코 피자만큼 큰 피자다. 어마어마한 크기!

대표메뉴라는 하와이안 피자로 가장 큰 것으로 시켜서 5명이서 다 먹지 못했다.

오늘은 투어 나가서 괜히 힘든 일도 많았지만 뭔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만들어내는 친구들이 있어서 별로 힘들진 않았다.

호핑투어는 우리에게 시련을 주었지만 우린 앞으로도 쭉~ 죽음의 스노클과 황폐한 크리스탈코브 섬을 이야기하며 마구마구 웃어주겠어!

푸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