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사놓은 요거트를 하나 먹고 빈둥대다가 배가 고파 이른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교장선생님께서는 2시반쯤 호텔에 도착하실 예정이라 그 전에 밥먹고 구시가지 구경이나 조금 해야겠다
호텔 바로 앞에 맛있는 식당이 있어서 갔다. 립이 먹고 싶은데 800g이라고 써있다. 나 혼자 먹을 수있냐고 물어보니 뼈까지 합친 무게라 1명이서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콜!!
직접 맥주 만드는 레스토랑이니 아침부터라도 맥주 먹는 것이 매너 ㅋㅋ
립...진짜 맛있다. 호로록 쏙 뼈가 발리로 소스도 맛있고 부드럽고 오이, 피망, 고추 피클도 곁들여주고 같이 주는 소스 두 개도 맛있다. 정신없이 다 먹어버렸다.
배부르니 좋아~ 뒤룩뒤룩 살찌는 소리따윈 잠시 못 들은 척!
구시가지 중심으로 가니까 물을 무료로 나눠준다. 관광지에서 물 사려면 500ml도 2유로까지도 받는 유럽에서 무료로 물을 주다니! 사실 부다페스트에서도 광장에서 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물은 반갑다. 나도 한 잔 마셨다. 여행할 때 물은 있을 때 많이 먹어두어야 한다.
아기자기한 브라티슬라바의 구시가지
관광객 규모를 시티투어 버스의 크기로 알아볼 수 있다.ㅋㅋ 이렇게 작은 시티투어버스는 처음이다. 엄청 귀엽다. 볼거리가 도시 전체에 있는 것도 아니고 구시가지 자체도 작아서 이런 크기가 더 알맞을 듯하다.
바람이 시원해서 케이크와 커피를 노천에 앉아서 먹었다. 케이크를 모두 직접 만드는 가게였는데 특이한 케이크가 있어서 시켜봤다. 포피씨드라고 하는데 뭔지 몰라서 일단 먹었는데 뭔지 잘 모르겠어서 찾아봤는데 양귀비씨라고 한다. 양귀비리는 베이커리에 자주 사용된다는 걸 처음 알았다.
맛은 음...나쁘진 않았지만 치즈케이크나 레몬 파이 먹을 걸 이라고 생각함ㅋㅋ 그래도 바람이 정말 시원해서 이게 얼마만에 대낮의 시원한 바람인지 딱 좋았다.
한국인도 만나기 힘든 브라티슬라바에 한국인 포토그래퍼가 마침 사진전을 하고 있어서 신기한 마음에 찾아가봤다.
사진 아래쪽엔 카메라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스스로 춤을 추면서 다양한 포즈와 모습으로 자신의 사진을 찍는다. 손으로 리모컨으로 때로는 발로 셔터를 누른다.
예술의 영역이 워낙 넓어지고 장르도 다양해져서 요즘엔 자신만의 개성이 없으면 예술가로서 인정받기 어려워졌다. 생각해보면 예술뿐만이겠는가!
어쨌든 작가님께 응원의 글을 방명록에 쓰고 나왔다.
미카엘의 문을 지나 이제 숙소로 가서 교장선생님을 기다릴거다.
그런데 미카엘의 문 아래에는 세계 각국으로의 기준이 되는 지점이 있다. 서울은 무려 8138km! 멀리도 와있다는 걸 새삼 느끼며 통과~
숙소에서 교장선생님이 도착하시고 짐도 풀고 조금 쉬시다가 4시부터 같이 구시가지 구경을 하기로 했다. 부다페스트에서 만나서 그런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4시에 함께 구시가지로 출발~
브라티슬라바는 구석구석 재미있는 요소들을 일부러 많이 만들어놓은 느낌이다. 사회주의 국가였어서 딱딱한 느낌의 동상이나 분위기는 있지만 위트있다.
우물 뚜껑도 예쁘게~
처음엔 자전거 모양의 작품인 줄 알았는데 실제 자전거 거치대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타고 기녀 사진을 찍는다. 재미와 실용성을 모두 신경쓴 느낌이다.
귀여운 우체통도 있었는데 사진이 어디갔는지ㅜㅜ
재밌는 사람 동상도 있는데 한 명 찾았다!!
점심도 제대로 못드셔서 간단하게 케이크와 커피를 먹으러 들어갔다. 사모님의 탁월한 선택의 애플파이는 달지않고 정말 맛있었다. 1인 1애플파이 ㅋㅋ 그런데 이때부터 뭔가 계속 사주셔서 헤어질 때까지 나는 결국 돈을 한 푼도 안 썼다. 아니 못 썼다. ㅜㅜ 민폐가 된 것만 같다.
맛있게 먹고 다시 구시가지 골목골목을 다녀본다.
광장쪽으로 내려가니 여름의 주말이라서 그런지 군악대 오케스트라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아마추어지만 우리가 아는 음악을 신나게 즐길 수 있게 연주 해주어서 날씨도 좋고 음악도 좋고 재밌었다.
꽤 오래 한 시간 가까이 서서 구경한 것 같은데 두 분은 앉지도 않으시고 어찌나 즐겁게 음악감상을 하시던지 다리 아파한 내가 다 부끄러워질 지경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 행동 하나 하나에도 즐거워 하시고 서로 공유하면서 행복해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드디어 오케스트라의 앵콜 공연까지 끝나고 조금 이동했는데 체스 게임을 하고 있다.
old man vs young man
이것도 끝까지 게임을 지켜봤는데 결과는...두둥...영맨의 승리!
교장선생님 말씀으로는 장기든 체스든 다 체력과 집중력 싸움이라서 시간이 길어지면 체력이 좋은 어린 사람이 이기게 되어있다며...결국 진짜 영맨이 이겼다.
또 다시 발견한 재밌는 동상! 교장선생니 개구쟁이 ㅋㅋ
앗! 또 발견!
모자를 쓰고 싶었는데 키가 너무 작다. 까지발을 들어도 힘들다.ㅜㅜ
내가 모자를 못 쓰니 교장선생님이 직접 나서서 쓰심ㅋㅋ 호기심도 많으시고 적극적이고 재미있게 여행을 즐기신다. 역시 멋지셔~
저녁은 광장 근처 일식집에서 먹었다. 라면이 먹고 싶어서 라면 한 그릇 시키고 롤이랑 오리요리도 시켰다. 꽤 맛 있었다. 라면은 여행나오면 정말 사랑스러운 음식이 된다. 여행 초반에 정말 너무 음식을 거하게 먹고 다녀서 이제 음식에 대한 의욕이 식었다고나 할까? ㅋㅋ 동양식으로 먹는 것이 요즘 좋다.
메뉴에 슬로바키아 맥주가 있어서 시키려고 했는데 없다며 일본맥주들 아사이, 삿포로 이런 거만 있단다. 그건 우리나라에도 엄청 많거든!! 안 무!!
우리 숙소 근처에 오늘 아침에 립 먹은 가게가 알고보니 250년된 가게네! 집에 들어가는 길에 가서 맛있는 맥주 드링킹 드링킹했다.
오늘 하루도 수고많으셨고 감사했습니당~^^
멋쟁이 교장선생님과 소녀 감성 사모님!
교장선생님은 참 호기심이 많으시다. 그리고 같이 지나가다가도 나는 못 본 것들을 다 보시고 이야기해주신다. 언제나 그랬듯 함께 이야기나누면 편안하고 행복하다. 사모님께서는 처음 본 애가 갑자기 여행에 끼어들어서 당황스럽기도 하실텐데 정말 친절하게 진심으로 대해주신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정말 순수하시고 마음 깊으시고 따뜻하신 분이라서 참 좋다.
역시 슬로바키아에 오길 참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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