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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21 [D+20] 흑인의 아름다운 몸

내일은 보스톤에 다녀오고 그 다음날은 마지막날이라서 오늘 하루는 은진이와 따로 다니며 마지막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쇼핑을 선택했다.ㅋㅋ 무엇보다 센츄리21를 가고 싶었고 마지막으로 사고 싶었던 가게들을 둘러 보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센추리 21일 세계무역센터가 있었던 그라운드 제로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로어맨하탄으로 갔다. 내려가는 지하철에서 가이드북을 보다보니 그라운드 제로 바로 앞에 있는 작은 교회(이름이 기억이-_-;;)의 이야기가 나온다.

9.11테러 이후 많은 사람들이 추모를 위해 바로 앞으 이 교회로 몰려들었고 크게 특별할 것이 없던 이 교회는 추모와 위로의 상징이 되었다. 테러 당시 이 작은 교회가 무너지지 않은 것도 기적이라 여기고 있었다.

교회의 앞에는 많은 비석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당시 죽은 희생자인 줄 알고 깜짝 놀라했는데 알고보니 예전부터 뭍혔던 많은 사람들의 무덤이었다.

이제까지 어떤 도시에 가더라도 크고 화려한 성당이나 아니면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곳으로 많이 다니지 이렇게 작고 소박한 교회는 처음이었다. 사실 이런 모습이 보통의 모습일텐데..

이곳에는 당시 희생자들의 사진과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을 추모하는 메세지와 미국인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에서 당시의 절망과 슬픔이 베어 있는 것 같아서 나도 가슴이 찡했다.

잠시 교회를 둘러보고 센추리21로 달려가니 뭔가 마음 속에서 울리는 말, 준비~ 시작!

무려 4시간을 발발거리고 훑어보고 꽤 마음에 드는 옷을 많이 찾았다. 정말 센츄리21은 옷도 너무 많고 하나하나 뒤져봐야해서 보물찾기 하는 마음이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쇼핑하기 편해서 좋다. 점원을 거치지 않고 다양하고 엄청나게 많은 옷을 마음껏 입어보고 비교하고 살 수 있으니 돈을 안쓸 수가 없다. 무엇보다 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또 이성 가출 시간이라 사진은 없다.ㅋㅋ

블리커 스트리트랑 소호까지도 가보려고 했었는데 소호는 못갔다. 생각보다 센추리21에서 시간이 길어졌다. 그래도 블리커 스트리트는 가야지!!

블리커 스트리트 가려고 14st-8ave 지하철 역에 내렸는데 역사 안에 정말 재미있는 인형들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처음에는 하나만 있는 줄알고 재밌네 하고 지나쳤는데 하나, 둘릭 더 보인다. 곳곳에 숨어있는 인형들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누가 삭막하고 더러운 맨하탄의 지하철 안에 이렇게 재미있는 놀이를 해 놓은 것일까?

블리커 스트리트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마크제이콥스에서 하는 서점이다.

마치 우리나라 번화해지기 전의 가로수길처럼 가게들이 아기자기 예쁘게 꾸며져 있고(비록 대부분 유명 브랜드이지만) 한적하게 산책하며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다시 은진이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되어 가서 급해지기 시작ㅋㅋ

아쉬 팝업스토어도 있었는데 엄청 컸다. 보위가 100불밖에 안한다.ㅜㅜ 사고 싶었지만 사이즈가 딱 맞는 것이 없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무게와 부피가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이렇게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였는데 으흑;;;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는 다시 은진이와 저녁을 먹기로 한 헬스키친으로 이동했다.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30분정도 일찍 도착해서 쉬엄쉬엄 걸어가고 있는데 엄청 재밌게 본 킨키부츠 공연장이 보여서 로터리 하러 사람들이 많이 모였는지 궁금해서 가봤다. 그런데 일요일이라 낮공연만 있었나보다. 공연이 끝난 후 마지막 여운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만 보였다.

그런데! 마치 배우들을 기다리는 듯이 보이는 사람들의 무리가 보였으니...나도 같이 기다려 볼까?

오오오 그런데 정말 공연을 끝낸 배우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한다.

오예! 챨리다! 정말 잘 생겼다. 멀리서 봐도 빛이 난다.ㅋㅋ

그런데 정말 주인공이나 조연도 아니고 홀로 단독으로 노래를 부른 적도 없었지만 공연 내내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엄청난 매력을 풍겼던 흑인 배우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나왔다. 극중에서는 여장남자로 엄청난 분장을 했었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 사람과는 꼭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에 용기내어 사진찍자고 했는데 엄청 선뜻 다가와서 내가 약간 얼어보인다. 좀 더 다가가서 여유있게 웃으며 찍을 걸ㅋㅋㅋ

공연장에서의 카리스마와는 다르게 사람 좋은 웃음과 수줍은 듯한 미소를 보여줘 새로운 모습을 보았다. 정말 내가 뉴욕에 계속 산다면 팬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나는 팬!

그리고 지배인 아저씨, 아니 아버지였나? 공장 인부? 잘 기억이 ㅋㅋ

여장남자들의 신발을 만드는 것을 반대하지만 나중엔 더 열심히 책임감을 가지로 만들었던 공장인부! 공연 마지막에는 이 사람도 킨키부츠를 신는다. 폭발적인 사람들의 반응ㅋㅋ

아 이렇게 쓰다보니 다시 보고싶다.

그리고 공연의 키를 쥐고 있는 대단한 배우! 노래도 엄청 잘 하지만 무대 매너와 연기, 춤 모두 완벽했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작년 토니어워즈 남우주연상 수상자라고 한다. 역시!!!

20분동안 팬심으로 배우들을 지켜보고 나는 총총거리며 은진이를 만나러 태국음식점으로 갔다. 여기서 우리는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태국음식으로!

태국 음식을 먹고 우리가 유일하게 한국에서 예매를 하고 온 뮤지컬 라이언킹을 보러 갔다. 라이언킹은 워낙 유명하고 브로드웨이에서도 다른 공연에 비해서 메이저급이라 로터리, 러쉬 따윈 하지 않는 콧대 높은 뮤지컬이다. 우리도 무려 190$에 예매를 했다. 나는 아직 이렇게 비싸게 공연을 예매해본 적이 처음이었다.

매번 가장자리에서 보다가 우리도 이번엔 좋은 센터 자리에 앉는다. 피핀보면서 정말 자리의 중요성도 새삼 느꼈었는데 아오 씐난다.

라이언킹을 보고 나니 이 뮤지컬이 독보적인 이유가 딱 두가지로 압축되었다.

1. 무대 장치와 다양한 효과, 의상, 소품의 수준이 공연을 넘어선 예술에 가까운 경지였다. 정말 이보다 더 다채롭고 환상적인 무대를 보기란 쉽지 않을 것 같을 정도로 노래, 춤, 연기보다는 뛰어난 영상과 무대가 돋보인다.

2. 흑인들의 아름다운 몸이 살아있는 밀림의 다양한 동물을 더욱 실감나게 표현해준다. 킨키부츠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흑인의 그 통통 튀는 표현력과 유연성, 그리고 특유의 리듬감은 그들이 마치 우월한 인종임을 과시라도 하듯이 멋있게 느껴진다. 라이언킹에서도 대부분의 배우들이 흑인이고(불론 아프리카가 흑인들이 많이 살기도 하지만) 그들의 몸이 만들어내는 조화는 정말 아름다웠다.

라이언킹이 이미 워낙 유명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킨키부츠나 피핀처럼 공연의 메세지나 스토리에 마음이 움직인다기 보다는 예술 공연을 하나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공연이 끝나고 심바 가족과 기념 사진!

사진 왼쪽에 있는 심바 부인 정말 매력적이었다.

영국 웨스트 엔드 에서는 맘마미아밖에 보지 못했는데 맘마미아의 배경이나 배우들이 모두 백인이었기 때문에 흑인들의 공연 수준에 대해서 별로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 여러 뮤지컬을 보면서 흑인들의 몸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심미성을 가졌는지 마음으로 찐하게 느꼈다.

비록 미국에서 감옥에 있는 흑인의 수가 대학에 다니는 흑인의 수보다 많다고 하지만 그들은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잠재성이 있는 것 같다.

뮤지컬 또 보고 싶다앙!!!

Posted by 릴리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