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30-2015.07.06

 

 

몰랐다. 실제 인물의 일기인지.. 그저 소설인 줄 알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나의 고민과 걱정들은 정말 너무도 사치스러운 것들이다.

 

죽음 무게란 아직도 나에겐 크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장군봉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에서 '호상'이라고 이야기를 하자 사람이 죽었는데 호상이 어디있냐며 호통을 치는 장면은 나에게 꽤나 충격적이었다.

 

내가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한걸까?

아직도 죽음이란 단어는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 아야씨 말대로 그저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우리 곁에 있는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사회에서 '장애'란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 나에게는 잘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구나.

 

- 모두들 그런 기분을 실제로 체험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일까. 실제로 그 사람의 기분이 되지 않더라도 조금쯤은 그 입장에서 봐주면 안 될까. 하지만 어려운 일일 거라고 바꿔 생각했다. 나도 이렇게 되고 나서야 처음으로 알게 되었으니까.......

 

- 한번쯤은 다 열어놓고 솔직해지는 쪽이 편해진다. 일부러 기를 쓰며 힘들지 않아도 된다고 고쳐 생각했다.

 

- 없어진 것을 뒤쫓아 가기보다는 자신에게 남겨진 것을 높인다.

 

- 의학으로부터도 버림받은 것 같다.

 

- 나는 지금 나 자신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싸움의 한복판에서 만족감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고민하며 고통스러워하며, 그런 마음을 정리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서 해소할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 조금이라도 내 기분을 이해해줬음 하고 마음을 기대고 싶은 것이다.

 

- 엄마한테 받는 사랑은 내 안에서 소화되어 또 다른 사랑으로 바뀌어 표현되는 법이다.

 

 

Posted by 릴리06

2015.05.18-2015.05.29

 

지금은 새벽 1시가 넘은 늦은 밤이다. 괜히 센치해지는 시간이다.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며 스페인 관련 책으로는 거의 고전인 손미나의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서 읽었다. 예전에도 한 번 읽다가 문체가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만둔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찬찬히 읽어보았다.

 

요즘엔 책 리뷰를 쓸 때마다 오랜만의 리뷰라는 말을 붙이는 것 같다. 그만큼 책을 보지 않고 있다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마산으로 교환근무를 온 이후에 학교생활은 정말 재미있고 지금까지 못 느껴봤던 아이들과의 유대과 긴밀함이 느껴져서 새로운 마음까지 든다. 막연하게 우울하고 불안했던 마음은 크게 가라앉은 것 같다. 서울에서 정체되고 고여있는 삶에 큰 변화를 주지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위기감이 나를 이곳까지 오게 했지만 결과는 역시 변화 속에는 답이 있다는 것이다.

 

- 코엘료의 <연금술사>에는 피라미드의 보석을 찾아 떠나고 싶지만 자기가 가진 양들을 포기하지 못해 방황하는 목동 산티아고가 등장한다. 고심하던 산티아고는 결국 용기를 내어 양들을 버리고 길을 떠나 피라미드에 도착하지만 그곳에 가서야 보물이 자기 집 마당에 묻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욕심부리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눈 앞에 이득에 눈이 멀어 정말 소중한 것을 찾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행하고 싶지는 않다. 소중한 것은 가까이에 있다. 

 

- 남성성을 뽐내며 마음껏 여자들을 범하고 원하는 대로 세상을 돌아다니며 거침없이 살던 야생의 투우는 신랑, 화려한 복장으로 물레따 속에 에스빠다를 숨기고 투우를 유혹해 결국 무릎을 꿇게 만드는 투우사는 신부, 그 어느 곳으로도 빠져 나갈 수 없이 그들을 가두고 있는 투우장은 결혼, 그리고 숨 막히도록 긴장감 넘치는 투우경기는 신혼 첫날밤이라는 것이다.

 

투우에 대한 흥미로운 학설이다. 이번에 스페인에 가면 꼭 투우를 한 번 보아야겠다. 비록 요즘에는 동물학대로 인한 문제가 많아서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 애인이 바람을 피웠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한 감정이기 때문에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만일 사랑하는 이가 바람을 피웠다면 그것은 사랑을 지키지 못한 사람의 잘못이므로 슬퍼할 수는 있어도 그 사람을 원망할 수는 없다는 식이었다.

 

- 유부녀인 야디라가 너무나 멋있는 남자를 알게 되어 사랑에 빠졌다고 했을 때도, 애인이 있는 파비올라가 새로운 스페인 애인이 생겼다고 했을 때도 친구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일단 축하한다는 반응이었다.

 

책임이 없는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식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나의 애인의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의 감정도 존중하라? 내가 사랑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지금의 나로서는 그건 너무 이기적인 생각인 것 같다. 사랑에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있어야 한다.

 

- 내가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나의 스페인 친구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이 아니면 슬퍼하지 말 것이며 인생을 뒿흔드는 일이 아니라면 그냥 웃어버리고 어깨를 툭툭 치며 조언을 해주곤 했었다.

 

- 정리하고 포기하는 일을 훨씬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도 나에게 찾아온 커다란 변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나는 정리하고 포기하는 일에 익숙해진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럴 수 있다고 덤덤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너무 가치관이 없나? 혹은 너무 관대한가? 맹목적인 상대주의에 빠져있나? 생각도 든다. 하지만 큰 문제가 아니라면 좋으면 추억이고 나쁘면 경험으로 남겨두면 된다.

 

 

 

 

Posted by 릴리06

2014.03.29-2014.04.14

 

 

조선 말기의 왕비의 자리는 명성황후가 너무 크게 자리하고 있어서 훗날 엄귀비가 된 엄상궁은 나는 알지도 못한 존재였다. 그녀는 승은을 입고 대한 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의 생모이고 얼굴은 못생겼지만 지략이 뛰어나 일본 사이에서 흔들리는 고종에게 큰 힘이 된 존재였다. 

 

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재미있었던 책이다. 

 

- '코끼리는 상아 때문에 해를 입는다' 상아가 귀하고 또 귀한 보물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 상아를 지닌 코끼리 처지에서 보면 어떠하냐. 바로 그 상아를 얻으려고 사람들이 코끼리를 죽이는 것이니 오히려 주인의 명을 재촉하는 애물이 되는 것이 아니냐.

 

- 보아라. 백성들이 정치를 대하는 식견이란 게 그 얼마나 얕고도 각박하냐! 자산이 베푸는 정치는 처음이나 나중이나 한결같았지만 백성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지. 처음에 자산의 새로운 정치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 같자 그를 아예 죽여 버리고 싶어 했고, 나중에 그의 정치가 자신들에게 유익하다고 느껴지니까 자산이 혹시라도 죽을까 봐 겁을 낸 게 아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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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릴리06

2012.12.06-2012.12.11

 

- 신체기관의 진화 욕구는 동물적 본능인 데 비해 정신의 진화 욕구는 인간적 의지이기 때문에 고통을 자진하는 강한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 자연은 아름답다. 둥근 것은 아름답고 곡선은 우아하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의 곡선은 불편하고 비싸다.

...

반면 직선은 쉬복 각면체는 편리하다.

...

동그라미가 포함되지 않은 사각형과 삼각현의 세계에 예측 불가능한 변화는 없다. 또 예외도 없고 빈틈도 없어서 배타적이다.

 

- 가진 자들의 입장에서 세상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고, 그들은 재론의 여지 없이 이대로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 안정이란 다름 아닌, 보통 사람들만 가만히 참고 있으면 되는 것이고, 평화란 피지배자들이 가만히 참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 정의의 상징인 슈퍼히어로조차 악당을 쳐부술 땐 '초인적 능력'이 필요하다니, 부당함에 맞서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초월적인 능력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일인 것일까.

 

- 다른 사람에게 선의를 베푼다는 것은 참 간단할 수는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받는 사람의 자존심이 다치지 않게 배려해야 하고, 돕는 사람의 자기 만족보다 도움을 받는 사람의 절박함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또 매일 밥 한 그릇을 주며 도와줄 것인지 아니면 돈 버는 법을 가르쳐줄 것인지, 종자돈을 빌려줘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인지 등 도움을 주는 수준과 방법도 심사숙고해야 하는 것이다.

 

- 인생에서 행복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고, 고통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 수많은 사람들이 예술은 생활화되어야 한다고 절실하게 외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생활 속의 예술'이란 것은 경제적 여유를 기본 조건으로 한 관람, 청취, 수집 등의 '감상 문화'가 대부분이다.

 

-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모르는 그 즐거운 놀이 문화들, 예술에 대한 동경들, 순수한 꿈이 소박하게 이루어지는 나만의 시간들. 나를 표현하고 나를 찾고 나에게서 행복을 찾는, 꿈을 즐기는 시간들.

 여러분은 그 모든 꿈들을 언제, 왜 그만두셨는지 기억하시나요?

 

- 진정한 삶이란 '시간을 누리는 것'이 아닐까? 물질적 소비가 주는 '소유의 기쁨'만 있는 삶은 시간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지불해야 하는 쫓기는 삶에 불과한 것이다.

 

- 생각해 보니 좋은 시절이란 흘러간 것이 아니고 우리가 더 이상 그렇게 살지 않는 것일 뿐이다.

 

- '예술'이란 이름의 높은 성은 이미 수많은 전위적 예술가들에 의해 보통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오를 수 없는 숭고한 성벽을 갖추었다. 어려운 상징과 난해한 기법을 동반한 개념과 철학을 이해하지 못한 채 예술 작품을 느긋하게 감상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Posted by 릴리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