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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천 개의 찬란한 태양 / 할레드 호세이니

2012.09.06-2012.09.13 때론 누군가 나에게 해주는 충고가 마음에 와닿지 않을 때가 있다. 특히나 그 충고가 속물적이거나 편협한 사고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느껴질 때는 더욱 그렇다. 나나는 딸 마리암에게 소설 초반에 이런 말을 한다. "내 딸아, 이제 이걸 알아라. 잘 기억해둬라. 북쪽을 가리키는 나침반 바늘처럼, 남자는 언제나 여자를 향해 손가락질을 한단다. 언제나 말이다. 그걸 명심해라, 마리암." 이 충고 역시 마음에 와닿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계속 곱씹게 되었다. 소설 마지막에 마리암의 회상 장면에서 이 충고는 다시 한 번 등장하는데 이 소설을 쭉 다 읽고 나니 그 마음이 이제는 이해가 되고 정말 그렇게 살아온 그들이었구나 하는 안스러움마저 들었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자신이 사는..

책이야기 2012.09.13

#24 쇼퍼홀릭 / 소피킨셀라

2012.09.04-2012.09.05주인공 레베카는 신용카드 고지서를 펼쳐보기 전에 얼마쯤 썼나 마음 속으로 예상해본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고지서를 펼쳐보면 항상 그 금액은 예상액의 2배 가량. 믿을 수 없는 마음에 혹시 내가 쓰지 않은 항목은 없는지 살펴보기 시작하고 모르는 항목이 나오면 사기가 있었다며 흥분한다. 정말 나도 여러번 느끼고 경험했던 감정이다. 하지만 레베카보다는 내가 조금 더 소비하기 전에 이성적인듯... 객관적으로 읽다보면 한심한 일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이 공감할만한 심리들이다. 읽을수록 저렇게 생활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옮겼는데 경제 안전성이 많이 나아진 듯 하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경제 생활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책이야기 2012.09.05

#23 반짝반짝 빛나는 / 에쿠니 가오리

2012.08.23-2012.28.28 알코올중독자 쇼코와 동성애자 무츠키가 서로 계약결혼을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 다문화전공을 시작하고 나서 다문화 아이들과 같은 소수자들의 인권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졌다. 그리고 팟캐스트 '나는 딴따라다'에 나오는 김조광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내가 얼마나 성적 소수자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느껴졌고, 그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 것 같다. 김조광수처럼 사회적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소수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동성애자들은 사회적 관습을 깬 굉장히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사회의 변화 속도보다 더 빠른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들, 난 오히려 그들의 용기와 틀에 박히지 않은 개방적인 ..

책이야기 2012.08.29

#22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신경숙

2012.08.10-2012.08.26 내가 유년기를 보낸 80년대 20대를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 신경숙의 가장 유명한 소설 엄마를 부탁해도 아직 못 읽어봤는데 그녀의 다른 소설을 읽어본다. 사실 도서관에서 몇번을 빌렸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봐서 너덜너덜 더러워진 책을 읽기가 싫어서 다시 반납한 적이 있다. 그녀의 필체는 나를 마치 80년대 정윤의 삶으로 이끌어가는 것만 같아서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모든 것이 다 아름답게 느껴지고 자기 꿈과 열정을 펼쳐야할 20대를 민주화 운동에 쏟으며 시련을 겪었던 사람들. 우리는 그들이 이뤄놓은 성과 위에서 우리의 꿈을 펼치고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 정치가 정말 민주화 되었는가?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예전처럼 대통령 마음대로 헌법을 고치고 군..

책이야기 2012.08.26

#2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 이성숙 재구성

2012.08.21 오늘 도서관에서 빌려서 무섭게 빠져들어 읽은 책이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노희경 작가 원작 소설인데,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뚝뚝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세상 보통의 어머니, 아버지, 자식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어찌 씁쓸하다. 이렇게 아둥바둥 사는 것이 가정이긴 하나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과 서로간의 위로와 사랑을 잊어서는 안되겠다는 반성과 다짐을 해본다. - 아니 어쩌면, 엄마가 못 챙긴 것은 친구의 몸이 아니라, 병이 두려워 자궁까지 들어낸 친구의 약해진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사랑은 책임이야. 적어도 책임지려고 하는 노력이야. 그게 사랑인 거야. - 이런 순간에 가장 절실하게 떠오르는 사람이 영석뿐이라니!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인데, 연수는 오..

책이야기 2012.08.21

#19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 박완서

2012.08.14-2012.08.21 앞에 몇 장을 넘기며 '역시, 박완서는 나랑 잘 안맞어.'라고 지난 기억을 상기시켰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따라갈 수 없는 삶과 생각의 깊이와 솔직한 필체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한국 전쟁 중 박수근 화백과 같이 미군에서 일을 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정말 역사의 산 증인과 같은 분이셨구나... 이 책의 제목을 보니 이 시가 떠오른다. 가지 않은 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을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

책이야기 2012.08.21

#18 안철수의 생각 / 안철수 제정임

2012.08.02-2012.08.09 정말 너무 읽고 싶어서 샀는데 힐링캠프 안철수 편에서 봤던 내용, 그리고 그동안 안철수에 대해 보고 듣고 읽은 내용이 복합적으로 많이 나와있었다. 같은 사람의 이야기니 중복될 수 있는 건 당연하지만 조금 긴장해서 읽기가 힘들었다고 할까나.. 그리고 분야별 정책을 이야기 하는 부분은 내가 관심 없는 분야여서 그런지 재미가 없었지만 대통령이 되려면 참 많은 부분에 박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여러가지 분야에 항상 깨어있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통령으로서 직무유기인 것 같다. 안철수가 대통령 선거에 나온다면 나는 안철수에게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첫째,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기존 정치에 질려버렸다. 둘째, 현 정부에 대한 심판을 위해선 정권교체는 무조건 해내야 한..

책이야기 2012.08.10

#16 덕혜옹주 / 권비영

2012.07.26-2012.07.27 히노데 소학교에 다닐 때도 입었고 일본에 와서도 입었던 옷이다. 하지만 지금은 입을 수 없다. 일본 백작의 아내가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입을 수 없다. 만약 그 옷을 입는다면 그대로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재일한국인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 학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 추운 겨울 여학생들이 저고리를 입는 것에 대해서 춥지만 일본에서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선 저고리를 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를 우리이게 만들어주는 여러가지 형식적인 것들이 지금 우리에겐 거추장스럽고 따분한 것들이 되어버렸을 수도 있지만 그것들이 있기에 우리는 우리일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될 것 같다. 덕혜옹주의 상황은 많은 면에서 영화'우리 학교'를 떠올리게 했다..

책이야기 2012.07.28

#15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

2012.07.25-2012.07.26나는 가끔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준다. 걸어가면 길에 핀 작은 꽃을 볼 수 있어. 뛰언가면, 자전거를 타고 가면, 자동차를 타고 가면, KTX를 타고 가면, 우리에게 어떤 풍경이 보일까? 멈췄을 때 비로소 우리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많은 모습들을 여유가 생긴 내 마음의 모습과도 비슷할 것이다. 속도 경쟁에 빠진 우리 사회에게 천천히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라본다. - 오늘 기분이 나쁘다면, 비록 작은 일이라도 누군가를 도와줄 생각을 하십시오. - 지금 처한 상황을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가 없다면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내 마음가짐을 바꾸십시오. - 나를 위해서 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해서 정말로 철저하게 나를 위해서 그를 용서하세요. - 상대에 대한..

책이야기 2012.07.26

#14 빅 픽처 / 더글라스 케네디

2012.07.14-2012.07.21 마산 집에 가서 심심해서 있는 책 중에 재밌게 읽을 수 있을만한 책을 골랐다. 벤은 사진가가 되고 싶었찌만 아버지 때문에 변호사가 되어 넉넉한 수입으로 안정적인 가정을 꾸미고 산다. 안정적인 삶에서는 버려야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 떠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라이센스가 발목을 잡는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다. 교사 자격증, 그리고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위치가 내가 도전하고 경험해보고 싶은 많은 것들에 제약이 된다. 머리로는 버려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할 것 없이 알고있찌만 몸으로 실천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렵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무엇일까? 한 번 진지하게 써보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버킷리스트 작성해보기!! 벤에게는 소설이기 때문에 가..

책이야기 2012.07.23

#13 손석희 스타일 / 진희정

2012.07.10-2012.07.16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 1. 핸드폰 알람을 끈다. 2.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튼다. 3. 물을 한 잔 마신다. 예전엔 아침에 티비를 틀었는데 잠원동으로 이사온 후 귀찮아서 티비 연결을 안 했더니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2003년 당시 재수할 때 학원 버스 안에서도 매일 시선집중을 들었었는데,, 꽤나 오래된 프로다. 시선집중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대표적으로 많이 나오는 정치인들과 인터뷰할 대는 매우 예리하게 질문하고 날카롭게 이성의 날을 세우지만, 평범한 서민들과 하는 미니 인터뷰에서는 매우 따뜻한 감성적인 면을 보여준다. 정말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나도 그렇게 되어야지 다짐하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이야기 2012.07.16

#11 모르는 척 / 우메다 슌사코, 요사코 (글,그림)

2012.07.10 어제 학교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컨설팅 장학을 받으면서 소개해주신 책, 모르는 척. 우리 나라보다 따돌림이 더 빨리 시작된 일본에서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에서는 따돌림 받고, 따돌림 시키는 아이들에 대한 문제라기 보다는 대다수의 묵시적 동의를 하고 있는 지켜보고 있는 아이의 입장에서 쓴 글이라서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림책이지만 200페이지 정도의 두꺼운 책이었지만 역시 20분이면 쉬엄 쉬엄 읽을 수 있는 아동 도서다. 진도 끝나고 방학 전에 시간을 내서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줘야겠다. 그러고보니 올해는 한 번도 책을 읽어준 적이 없다.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걸 보고 모르는 척하면 안 되지. 그러면 기분이 영 개운치 않아." "하지만 그 대신 이 모양이 됐잖아요..

책이야기 2012.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