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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15 [D+16] I won the kinky boots lottery!

어제 내리던 비래 아침까지 계속 이어진다. 바깥 활동하기 힘들어 오늘은 루부르,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 중에 하나인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우선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하기 위해 내가 가장 기대했던 곳 중 하나인 에싸 베이글집으로 갔다. 오래된 가게 분위기가 그대로 그껴지는 외관이다.

이미 안에는 어청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이고 곧 문 밖까지 줄을 서게 될 지경이었다. 이제 줄 서는 건 줄이 없으면 이상한 것 같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우리도 같이 먹읍시다!

크림치즈 종류가 10가지가 넘게 있다. 우리나라에는 플레인만 먹는 반면에 크림치즈에 다양한 토핑과 첨가물을 넣어서 더더 맛있게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아주 두툼, 푸짐한 베이글까지! 너무너무 기대된다.

우린 베이글에 레이즌월넛 크림치즈와 플레인 크림치즈에 연어를 넣었다. 저 후한 크림치즈 인심이 참 좋다. 듬북 듬북 발라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연어 넣은 베이를이 너무 맛있었다. 하루 종일 입안에 연어와 크림치즈의 조화와 부드러움이 느껴질 정도로 좋았다.

든든하게 먹고 어제 산 신발 사이즈를 교환하러 DSw에 잠깐 갔다가 메트로폴리탄으로 갔다.

짜잔! 센트럴 파크 안에 위치하고 있는 매트로폴리탄 박물관입니다!

역시나 안에는 사람이 많았지만 작품 감상하기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미국에는 기부입장 제도가 대부분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있다. 내가 내고 싶은만큼 내고 들어가는 것이다. 1불을 내도 된다. 그러면 왜 25불의 입장료를 책정해놓았는지 나는 약간 혼란스러웠다. 기부에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수준만큼을 내어 박물관 발전에 기여하다는 의미인가?

어쨌든 나는 5불을 기부하고 입장원을 받았다.

어차피 하루만에 절대로 다 못보는 어마어마한 곳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18-19세기 유럽 회화관을 열심히 보기로 정했다.

시작부터 가장 좋아하는 모네의 작품들이 줄줄이 나온다. 모네의 그림이 있는 방에 들어서면 갑자기 환해지는 느낌이다.

모네는 내가 미술을 접하기 시작하던 20대 초에 가장 먼저 내 마음을 흔든 화가였다. 그림을 보면서도 황활함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처으 알았고 그때부터 모네가 좋았다.

이 그림은 모네가 그린 해바라기다. 고갱이 이 그림을 보고 고흐에게 모네가 그린 해바라기보다 너의 해바라기가 더 좋다고 했지만 고흐는 모네의 그림이 더 낫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해바라기 그림으로 가장 유명한 고흐도 인정한 모네의 해바라기!

마네 특유의 초상화 그림 스타일이 느껴지는 세 작품! 마네의 도발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그림도 참 좋다. 마네는 모네에게 많은 영향을 준 화가인데 초창기 모네의 작품을 보면 마네의 영향이 많이 보인다.

점묘화의 대가 쇠라의 작품도 많이 있었다. 쇠라는 저 그랑드자트 섬을 매우 좋아했나보다.

발레리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던 드가는 조각에도 매우 능했다. 이 14살 어린 발레리나 조각은 치마와 뒷 머리끈은 천으로 되어있다.

실제로 드가가 죽은 후에 그의 작업실에는 엄청 많은 조각들이 발견되었다. 그 중에서 발레리나들만 모아놓은 전시도 있었는데 발레리나의 동작을 얼마나 깊이 있게 연구했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엔 사실 모네보다 좋았던 고흐의 그림방이다.

여기 그림들은 대부분 고흐가 죽기 직전에 정신병원에서 그린 그림들로 고흐의 강렬한 터치와 색감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었다.

이렇게 방 안 가득 고흐의 그림을 보며 있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저 의자에 앉아 가장 오래 머물렀던 방이었다.

메트로폴리탄에서 5시간정도 둘러봤는데 여기서만 3시간 정도 둘러봤다. 다른 전시관은 훅훅 둘러보는 정도로만!

유럽회화관에서는 딱 한명의 화가 그림만 보고싶었다. 바로 베르메르의 작품인데 베르메르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우유 따르는 여인으로 유명하다. 베르메르의 작품은 전 세계에 35작품밖에 남아있지 않아서 더 귀한데 이 곳에 그 중 5작품이나 소장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두 작품

그리고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좋은 르누아르의 피아노 치는 소녀들

지하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하게 샐러드를 먹고 다른 곳도 마저 둘러보았다.

메트로폴리탄은 전세계를 아우르는 예술품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유럽관, 이집트관, 아시아관, 아프리카관, 중동관 등등 그러니 다 보려면 일주일은 둘러봐야할 것 같았다. 어차피 못 보고 내가 관심있는 건 다 봤으니 옥상 가든으로 올라갔다.

바닥에는 인조잔디가 깔려있고 맨하탄 미드타운의 고층 건물들이 빌딩숲을 이룬다.

풍경이 너무 멋있어 나도 그냥 풀이 좋은 그늘에 앉아서 한참을 책을 읽었다. 가이드북을 이렇게 안본 여행도 참 드문 것 같다. 메트로폴리탄에서 읽으니 더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이다.

책을 보다 내려와 다른 전시관도 둘러봤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내가 가본 어느 박물관보다 쾌적하고 작품을 감상하기 좋게 되어있고 유럽은 유럽의 느낌대로 아시아는 아시아의 느낌대로 각 전시관은 전시물 특유의 느낌과 특징을 잘 살려서 전시를 해놓아서 정말 실감나게 느껴졌다.

특히 유럽의 전시관은 유럽의 궁전을 옮겨놓은 듯하게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미국의 1950년대와 60년대를 살펴볼 수 있는 사진전까지

아시아관에는 우리나라관도 있어서 구경을 가봤다.

우선 일본관이 보였는데 일본의 역사 시대별로 여러관이 있고 일본의 옛 예술품부터 현대미술품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화려하고 예뻤던 사슴!

그리고 정말 대단한 건 중국관인데 중국은 아시아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아시아 문화에 미친 영향과 미국에서 중국 문화에 대해 부여하는 의미를 생각하면 거의 다라고 봐도 무관한 것 같다.

특히 서양 사람들은 서예와 한자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예전에 터키여행할 때 만난 미국 사람이 너희도 중국글자를 쓰냐며 중국은 그림으로 그린다며?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곳은 한국관! 한국 사람 두 명만이 이 전시관을 지키고 있었다. 이 전시관도 이건희 재단의 후원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국관은 이 방과 뒤에 이것보다 더 작은 방 하나가 전부였다.

미국관에서 보고 싶었던 그림은 마담x의 그림!

이 그림은 원래 오른쪽 어깨끈을 흘러내려 그렸는데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다시 바로 올려 그렸다고 한다. 그림도 이렇게 스토리가 있으면 더 유명세를 타게 된다.

오늘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킨키부츠 로터리에 참가하려고 메트로 폴리탄에서 내려서 마구마구 뛰어 공연장 앞에 도착했다.

로터리는 공연 시작 2시간전에 당일에 안 팔린 티켓을 추첨으로 뽑아 싸게 표를 판매하는 브로드웨이의 재미있는 판매 방식이다. 6시 전까지 가서 내 이름 써서 넣고 뽑히길 기대하며 기다리면 된다.

6시가 되면 담당자가 한 명씩 카드를 뽑아 이름을 부르면 점프 업 점프 업 하며 소리지르고 뛰어나가면 되는 아주 신나는 방식이다.

나도 할래! 점프 점프

천장에 배친 이름이 불리길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실제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생각보다 경쟁률이 셌다.

10명쯤 뽑았을까? from korea...라고 외친다...혹시 혹시

외국인들의 한국어 발음이란 정말 엉망이라 은진정이라고 한 것 같기도 해서 일단 뛰어나갔더니 우리가 아니라 방금 당첨되었던 한국인 커플의 여자였다. 그런데 다행히 그 분이 필요하면 주겠다고 하셔서 우리는 of course!! 오예 오늘은 뮤지컬을 보는거야!

로터리 당첨되면 뱃지도 주는데 기념으로 그 분 뱃지를 들고 사진도 찍었다.

오랜만에 완전 흥분되고 긴장던 그 때!

또 from korea...굥운 리

옹? 나다! 내가 로터리 걸렸다! 오예! 근데 난 이 표가 있는 걸~ 포기한다고 말하려고 하는데 한국 사람 두 분이 아직 당첨이 안되고 있으셔서 내가 앞으로 나가면서 혹시 필요하세요?라고 물어보니 점프 점프 하시며 좋아서신다. 그래서 내 표는 그 분들에게로~

서로 상부상조한 아름다운 로토리였다는 훈훈한 이야기 ㅋㅋ

공연 시작 전에 빨리 밥을 먹으러 chipotle이라는 멕시칸 음식점으로 갔다.

원래 멕시칸 음식 좋아하는 그 어마어마한 양과 소스에 너무 행복해서 엄청엄청 흡입을 했더니 앉아있을수도 없는 지경이 되었다. 로터리의 흥분이 가라앉기 전이라 더 많이 더 급하게 막 먹었던 것 같기도 ㅋㅋㅋ 하지만 엄청 맛있고 만족스러웠다.

짜잔! 이제 공연을 보러 들어갑니다!

킨키부츠는 어려움을 겪던 신발 회사가 새로운 시장인 여장 남자들의 신발을 만들면서 성공하게 된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인데 여기 와서 처음 봤지만 이미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상도 많이 받은 뮤지컬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좌석 앞에는 게이 커플이 어깨에 손을 올리고 공연을 보러왔다.

처음 공연을 시작하며 배우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너무너무 잘 하고 막 감동스럽기까지 해서 울컥하는 마음이 또 들었다. 렌트를 보면서 느꼈던 그런 울림이 다시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그런 울림이 영화 끝까지 지속이 되었다는 것이다. 퍼포먼스의 수준이 엄지를 치켜세워 올려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고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언어로 봤음에도 짐심과 감정이 전해재는 것 같았다.

뮤지컬 보는 내내 앞으로 하루에 하나씩 뮤지컬만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원스도 보고 싶고 위키드도 보고 싶은데...아아아 완전 푹 공연장에서 빠졌다가 나온 느낌이다.

공연이 끝나고 나는 진심으로 기립박수를 보냈다.

뮤지컬이 끝나고도 한참 동안 가는 여운을 쥬니어스의 달콤하고 진한 치즈케익과 함께! 하나의 크기가 엄청 크고 맛도 내가 좋아하는 아주 찐한 맛!

우리 나라에도 현대백화점 지하에 입점했다는 소문이 있다.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타임스퀘어를 지났다. 11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도 사람들은 엄청나게 몰려있고 네온사인은 내가 가장 화려하다는 듯 자신의 상품을 광고하고 있다.

철저하게 상업적이고 돈에 따라서 모든 것이 설명되어지는 그런 곳

뉴욕은 생각보다 지금 공사가 많다. 아 왜 하필 지금 공사해!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이 공사는 끊임없이 진행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얼다. 왜냐하면 이 곳은 세계에서 가장 새로워야하고 새로움을 강요받는 곳이기 때문에 낡은 것은 바로 바로 그 가치가 떨어진다. 반면 유럽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는 점점 더 오른다. 그들은 오랜 시간동안 그들의 가치를 지키면서 진보했고 이제는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나도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들을 찾게 된다. 계속 나를 새롭게 새롭게 하기보다는 가치있는 것들을 찾아서 나만의 정성과 손길과 시간을 쌓아가는 것이 거 의미있는 삶이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내가 나에게 가치롭고 내가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은 것들을 잘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런 나만의 안목을 기르기 위해 열심히 부딪히고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도 잠시!

어쨌든 오늘은 문화로 예술로 가득가득했던 최고의 하루였다.

Posted by 릴리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