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삼성 컨스피러시 / 김진명

책이야기 2014. 11. 26. 20:49

2014.11.18-2014.11.26

 

 

이 소설에서는 삼성이 우리나라이 민족적 사명을 띤 그룹인 것처럼 그려져있다. 삼성이 세계적 기업이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지만 그 노선과 기업윤리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삼성이라는 실제 그룹과 인물을 설정해서 더 현실감 있기는 했지만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역시 김진명의 소설을 읽으면 문화와 역사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역사를 더 잘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 어쩌면 진정한 평론은 침묵에서 온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건지도 몰라요. 수천 년을 두고 서 있는 조각상들을 보면 그냥 말없이 바라만 보는 게 예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괜히 그 앞에서 이런저런 해석을 하는 것이 섣부른 짓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 제기랄! 과학기술은 언제나 사람이 못 쫓아갈 속도로 내닫는다니까. 그걸 쫓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도 이젠 정말 피곤할 지경이오.

 

정말 피곤하다. 어쩔 땐 이걸 따라가야하나 싶다가도 따라가서 신세계를 경험하고나면 신기하기도하고...

 

- 실제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살다보니 평등이라는 것은 어림도 없는 말이었다. 모두가 무언가에 의해서 차등지어져 있었다. 유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관광객조차도 그 국적이 어디냐에 따라 엄밀히 구분되는 곳이 바로 미국이란 사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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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매스커레이드 호텔 /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야기 2014. 11. 26. 20:32

2014.11.01-2014.11.14

 

믿고 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호텔을 이용하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호텔리어들은 대부분 손님의 무리한 요구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감정노동자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소설책에 나오는 호텔리어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한다. 어떤 일이든 보는 관점의 문제이고 마음가짐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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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졸업 /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야기 2014. 10. 11. 14:11

2014.10.08-2014.10.11

 

도서실에서 빌려 온 책도 읽다가 말아버리곤 할 정도로 집중력이 없어서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골랐다. 흡입력은 짱이니까! 역시 마산에 내려와 있는 틈틈히 읽으며 금새 다 읽어버렸다. 머리를 즐겁게 식히는 데에는 추리 소설이 최고다.

 

히가시노 게이고 초창기 소설이라서 그런지 인물들의 캐릭터나 연결고리가 최근 작품보다는 약하고 산만한 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다. 믿고 보는 작가!

 

 

- 만일 쇼코에게 뭔가 고민이 있었고 그것을 너나 나미카가 알고 있었다면 쇼코는 자살 같은 건 하지 않았겠지. 고민이라는 건 남이 알아줄수록 작아지는 성질이 있거든

 

남에게 말할 수 있는 건 고민도 아니고 비밀도 아니다. 고민과 비밀을 갖고 싶지 않다면 누군가와 나누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듯 하다.

 

- 남에게 보여줄 생각은 없지만 혹시 남이 봤을 경우를 생각하며 쓴다. 그것이 일이일 테니까

 

이 블로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남에게 보여줄 생각은 없이만 그렇다고 오롯이 내 마음을 솔직하게 쓰기에는 누가 볼 것을 염려하게 만든다. 나에겐 일기같은 블로그.

 

- 쇼코가 내내 지켜온 비밀을 굳이 들춰내고 싶지 않아.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쇼코는 너희들이 뒤를 캐는 데 대해서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잖니?

 

- 어떤 식으로든 모두의 마음이 다 흡족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아. 네가 이미 마음을 정했다면 그 결심대로 하면 돼. 아버님도 이해시키고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축복을 받으며 길을 떠나겠다는 건 어떻게 보면 자기중심적인 생각이야.

 

모두가 흡족할 수는 없다. 내 마음과 내 결심이 가장 중요하고 그들이 이해해주지 않더라도 괜찮은 내 강단과 의지를 길러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완벽한 사람, 착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 검도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대다수의 무명 선수들이 저변을 받쳐주기 때문에 존속하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망각한 채 무슨 친목을 도모한다는 것인가

 

-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방법이라는 것은 무한히 많고 그 방법의 좋고 나쁨은 없다. 다만 그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내가 겪게 되는 경험과 감정들이 나를 만들어 나가고 다음의 나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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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정글만리3 / 조정래

책이야기 2014. 3. 28. 16:16

2014.03.23-2014.03.28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술술 읽힌다고 해서 읽었다. 요즘같이 폭풍 일이 몰아칠 때는 머리아픈 책은 사양이다.

 

2006년 1월 상해에 갔을 때 생각했다. 다시는 중국어를 배우지 않고는 중국에 오지 않겠다고. 하지만 다시 2009년 7월에 북경을 갔고 또 생각을 했다. 다시는 중국어를 배우지 않고는 중국에 오지 않겠다고... 가이드북 들고 다니는 여행에서는 현지인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하는데 다들 나를 피하거나 영어가 통하지 않아서 답답한 점이 많았다.

 

중국 사람들의 중화사상은 세계 각지에 뻗어있는 화교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먹는 장사로는 중국 사람을 당해낼 수가 없고 어디를 가나 그 특유의 중국스러움을 덕지덕지 발라놓았다. 심지어 중국 사람들은 중국어를 당연히 상대방도 알거라고 생각하고 당당하게 사용한다. 국력의 차이일지는 몰라도 나는 여행하면서 그렇게 한국어를 내 마음대로 써본 곳이 없다. 간혹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나도 어색하고 신기할 따름이다.

 

유럽에서 중국사람들이 쇼핑을 하는 것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기본적으로 빈 캐리어를 하나씩 들고 다니면서 명품을 싸그리 담아간다. 하나 사기도 부담스러운 샤넬 가방도 척척 몇 개씩 사가는 그들의 허세와 과시욕은 굉장해 보였다. 중국에서는 아직 해외에 나오려면 기본적으로 일정 이상의 금액이 들어있는 통장이 필요하다고 하니 외국에 돌아다니는 중국인들은 중국의 상류층이다. 인구가 워낙 많다보니 그 사람들만 돌아다녀도 유럽은 이미 중국같다. 심지어 나는 옥스포드에서 단체 체육복을 입은 중국 단체 중고등학생(수학여행인지 뭔지 모를 정체 불명의 무리들)을 많이 봤다. 본토에서 온 것인지 영국 내의 중국 국제 학교 학생들인지 모르겠다.

 

막연하게 시끄럽다고만 느낀 중국의 실체를 어렴풋이 본 느낌의 소설이다. 세계적으로 일본과 중국 무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도 하니 어찌보면 중국의 현재 위상을 인정하고 싶지않아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픽션이긴 하니까 100% 다 믿지는 않지만 현재의 중국을 알리기 위해서 조정래 작가가 교과서를 쓰는 마음으로 쓴 글 같았다. 심지어 문학에 무지한 내가 문학적 가치는 없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지만 그 목적이 뚜렷하니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 그런 마음은 리포트르르 자주 써내게 되면서 학생들은 누구나 갖게 되었다. 그건 교수님들에 대한 재인식이기도 했다. 학자가 된다는 것, 그건 끝없이 새롭게 글을 써내야 하는 것이었고, 그 길 또한 험하고 힘겹기가 막막하기 그지없어 보였다. 역사학자의 길을 간다는 것은 역사탐방의 호기심과 즐거움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었다.

 

- 학생들은 인간의 삶과 심오함에 대해서는 도스토예프스키에 기댔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공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추리소설들을 읽으며 풀었던 것이다.

 

- 백인들은 머지않아 그 히스패닉에게 미국을 넘겨주게 될지 모를 위험을 감수해야 하오. 허나 그렇게 되더라도 그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닐 것이오. 원래 주인인 인디오의 후예들에게 넘겨주는 거니까. 그건 역사의 순리일 수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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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정글만리2 / 조정래

책이야기 2014. 3. 28. 16:07

2014.03.13-2014.03.22

 

- 이번 여름방학에 가족들 중국 여행 좀 시켜주세요. 아직 그럴 여유가 없다고 말하지 마세요. 여유는 마음이 만드는 거지 돈이 만드는 게 아닙니다.

 

- 모든 일에 아주 그럴듯하게 적용되는 중국식 편의주의야.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

 

- 그렇게 힘들게 고생해도 죽는 것보다는 낫고, 보수가 적더라도 안 주는 것보다는 낫다는 말이 꽤나 충격적이었거든요. 그런 낙관주의와 현실 순응주의가 어떻게 중국사람들의 의식 속에 그렇게 깊이 뿌리박히게 되었는지 수수께끼예요. 그게 중국의 여러 문제들을 풀 수 있는 열쇠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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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정글만리1 / 조정래

책이야기 2014. 3. 13. 08:43

2014.03.05-2014.03.12

 

 

- 가슴에서 무언가가 와르르 와르르 무너지고 있었다. 그래, 돈, 돈이 필요했다. 돈에는 깨끗한 돈, 더러운 돈이 없다......

 

- 그가 얼마나 고마운지...... 가슴이 화해지는 어떤 발열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말이라는 것이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얼마나 부족하고 답답한 것인지 그는 다시금 느끼고 있었다.

 

- 형용하기 어려운 절경 앞에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체면을 깎아요? 난 더 이상 이 회사에 안 다니겠소. 퇴직금 준비해 두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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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KN의 비극 / 다카노 가즈아키

책이야기 2013. 12. 16. 14:49

 2013.11.20-2013.12.06

내가 너무 좋아하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

 

항상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은 사회 비판적인 주제를 한 가지씩 가진다. 제노사이드에서는 인류 대학살, 13계단에서는 사형제도, KN의 비극에서는 낙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마치 잘 짜여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즐거운 작가와 책이다.

 

그냥 이 작가의 책은 무조건 믿고 보기때문에 처음엔 역시나 흡입력이 장난아니군..하며 읽었으나 빙의된 주인공의 이야기로 책의 절반 이상을 끌고 나가면서 점점 공포스러워지는 스토리! 많이 읽을수록 무서운데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글의 힘. 어쨌든 이 책 때문에 꽤나 고생했는데 혼자 집에 있었을 때 그 무서움이란,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 무서워 불도 못 끄러가고 그냥 엎어져 잤던 그 두려움이란.. 등골이 오싹오싹했다.

 

그래도 역시나 재미있게 읽은 소설. 좋다. 다카노

 

- 갑자기 이소가이의 머릿속에 연수생 시절 선배가 해 줬던 충고가 떠올랐다. 자살을 결심한 환자는 여러 가지 수단으로 의사를 속이려 든다고......

 

- 동의서를 같이 서명한 뒤 보낸 이틀간의 주말. 대부분의 시간을 품 안의 가나미를 안고 보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그것뿐이었다. 어설프게 위로하려 들었다가는 오히려  가나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위로를 한다는 것은 내 마음 속으로 그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 어설픈 위로는 오히려 상대에게 장벽을 하나 더 만들어주는 것밖에 안 된다. 사람들은 안다. 정말 기쁘고, 정말 슬프고, 정말 외롭고, 정말 두려울 때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것을.

 

- 한 여성을 계속 좋아한다는 건 붕 뜬 감정뿐만 아니라 때로는 의지력도 필요하더군요....이성을 향한 사랑이 정반대의 감정과 표리일체라는 사실을. 그것도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그게 너무나도 쉽게 뒤집힐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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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그리고 산이 울렸다 / 할레드 호세이니

책이야기 2013. 10. 16. 20:20

2013.09.12-2013.10.16

 

 

학교 도서실에 이 책이 없는 것을 알고 주저없이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너무 좋아하는 작가의 오랜만의 신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때문인지 내가 책에 대한 집중력을 가질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생각보다 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가난이, 조국이, 종교가 삶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할레드 호세이니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에게는 태양과 같은 작가가 아닐까 싶다. 이보다 아름다운 방식으로 조국의 현실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 잘잘못에 대한 생각을 넘어선 저 멀리에 들판이 있다.

 

그래, 들판이 있고, 초원이 있고, 바다가 있는데 여기 코 앞에서 잘하든 잘못하든 뭐 그리 중요할까. 사소한 것 중요하지 않은 것에 내 마음을 쏟지말자.

 

- "너는 용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용기는 뭔가 잃을 게 있어야 내는 거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잃을 게 없는 상태로 여기에 왔다."

 

잃을 게 있을 때 내는 것이 용기라는 말이 가슴에 와서 딱 꽂혔다. 나는 정말 진정 용기를 낸 적이 있었을까?

 

- 언젠가 나는 눈사태가 나서 눈 밑에 깔리면 어느 쪽이 위인지 아래인지 알 수 없다는 얘기를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어요. 밖으로 나오려고 눈을 파지만 잘못된 쪽으로 파서 결국 죽게 된다는 거죠.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나는 나침반을 잃고 방향을 잃어버리고 혼란에 빠져 있었어요.

 

- 그는 문화가 집이라면, 언어는 앞문과 그 안에 있는 모든 방으로 들어가는 열쇠라고 말했다. 그것이 없으면 제대로 된 집이나 적법한 정체성도 갖지 못하고 흔들리게 된다고 했다.

 

이중언어 공부를 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내용이다. 언어의 감옥에서 우리는 정체성을 찾아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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