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5.30 #81 스페인 너는 자유다 / 손미나
  2. 2012.09.29 #29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 / 손미나

2015.05.18-2015.05.29

 

지금은 새벽 1시가 넘은 늦은 밤이다. 괜히 센치해지는 시간이다.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며 스페인 관련 책으로는 거의 고전인 손미나의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서 읽었다. 예전에도 한 번 읽다가 문체가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만둔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찬찬히 읽어보았다.

 

요즘엔 책 리뷰를 쓸 때마다 오랜만의 리뷰라는 말을 붙이는 것 같다. 그만큼 책을 보지 않고 있다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마산으로 교환근무를 온 이후에 학교생활은 정말 재미있고 지금까지 못 느껴봤던 아이들과의 유대과 긴밀함이 느껴져서 새로운 마음까지 든다. 막연하게 우울하고 불안했던 마음은 크게 가라앉은 것 같다. 서울에서 정체되고 고여있는 삶에 큰 변화를 주지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위기감이 나를 이곳까지 오게 했지만 결과는 역시 변화 속에는 답이 있다는 것이다.

 

- 코엘료의 <연금술사>에는 피라미드의 보석을 찾아 떠나고 싶지만 자기가 가진 양들을 포기하지 못해 방황하는 목동 산티아고가 등장한다. 고심하던 산티아고는 결국 용기를 내어 양들을 버리고 길을 떠나 피라미드에 도착하지만 그곳에 가서야 보물이 자기 집 마당에 묻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욕심부리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눈 앞에 이득에 눈이 멀어 정말 소중한 것을 찾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행하고 싶지는 않다. 소중한 것은 가까이에 있다. 

 

- 남성성을 뽐내며 마음껏 여자들을 범하고 원하는 대로 세상을 돌아다니며 거침없이 살던 야생의 투우는 신랑, 화려한 복장으로 물레따 속에 에스빠다를 숨기고 투우를 유혹해 결국 무릎을 꿇게 만드는 투우사는 신부, 그 어느 곳으로도 빠져 나갈 수 없이 그들을 가두고 있는 투우장은 결혼, 그리고 숨 막히도록 긴장감 넘치는 투우경기는 신혼 첫날밤이라는 것이다.

 

투우에 대한 흥미로운 학설이다. 이번에 스페인에 가면 꼭 투우를 한 번 보아야겠다. 비록 요즘에는 동물학대로 인한 문제가 많아서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 애인이 바람을 피웠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한 감정이기 때문에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만일 사랑하는 이가 바람을 피웠다면 그것은 사랑을 지키지 못한 사람의 잘못이므로 슬퍼할 수는 있어도 그 사람을 원망할 수는 없다는 식이었다.

 

- 유부녀인 야디라가 너무나 멋있는 남자를 알게 되어 사랑에 빠졌다고 했을 때도, 애인이 있는 파비올라가 새로운 스페인 애인이 생겼다고 했을 때도 친구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일단 축하한다는 반응이었다.

 

책임이 없는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식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나의 애인의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의 감정도 존중하라? 내가 사랑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지금의 나로서는 그건 너무 이기적인 생각인 것 같다. 사랑에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있어야 한다.

 

- 내가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나의 스페인 친구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이 아니면 슬퍼하지 말 것이며 인생을 뒿흔드는 일이 아니라면 그냥 웃어버리고 어깨를 툭툭 치며 조언을 해주곤 했었다.

 

- 정리하고 포기하는 일을 훨씬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도 나에게 찾아온 커다란 변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나는 정리하고 포기하는 일에 익숙해진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럴 수 있다고 덤덤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너무 가치관이 없나? 혹은 너무 관대한가? 맹목적인 상대주의에 빠져있나? 생각도 든다. 하지만 큰 문제가 아니라면 좋으면 추억이고 나쁘면 경험으로 남겨두면 된다.

 

 

 

 

Posted by 릴리06

2012.09.26-2012.09.28

 

 

책을 고를 때 내 마음의 상태가 반영되는 것 같다. 다시 뜨거워지고 싶었을까? 손미나를 작가로서는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남미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기로 해본다.

 

초반엔 그냥 아르헨티나에 대한 이미지를 머리에 그려보자는 생각으로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탱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2부부터는 내용에 푹 빠져 읽어내려간 것 같다. 탱고에 담겨있는 사랑에 대한 철학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순간 매료되었던 것 같다. 탱고를 사랑에 비유한 노라의 이야기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탱고, 몸치인 내가 탱고를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온전히 파트너와 교감하며 탱고를 추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올 겨울에 남미를 가볼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물리적인 거리만큼 심리적인 거리도 먼 곳이긴 한 것 같다. 예전 여행 준비와는 다르게 뭔가 맑은 날 햇빛처럼 '쨍'한 느낌이 아직 오지않아서 몸이 움직여지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남미에 대한 의지가 조금 더 생겼다고... 하자.

 

요즘엔 어떤 책이든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을 하나다.

 

중요한 건 사람이다.

 

- 실제로 많은 수의 아르헨티나인들은 자신이 과연 누구인가를 고민하면서 평생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영원하 이방인처럼 살아간다고 한다. '아르헨티나 사람은 스페인어로 말하면서 프랑스인처럼 생각하고, 유대인처럼 일을 하며 스스로를 독일인이나 영국인이라고 착각하는 이탈리아인이다'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자기 직업 외에 예술적인 일을 하나씩 더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직업이 두개인 셈이지. 나도 마찬가지고......"

 

- 카를로스 가르델. 무엇보다 그는 아름다운 탱고 선율 속에 담긴 노랫말들로 아르헨티나인들의 아픈 상처와 한을 달래준 사람이었고, 그래서 가르델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나이팅게일'이라고도 불린다면서......

 

- 그의 말대로 인생이란 결국 혼자 걷는 길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지친 영혼과 가슴을 받아줄 누군가를 끝없이 찾는 것 또한 인간의 타고난 숙명 아닐까. 때로는 그 대상이 인연이 아닌 친구일 수도 있고, 삶의 여정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간 낯선 이일 수도, 또 한 편의 시나 노래일 수도 있겠지만,

 

- "탱고를 출 때 여자에게는 다리가 하나뿐인 거나 마찬가지야. 다른 하나는 남자의 것이라고 흔히 말하지. 꼿꼿하게 서야 하지만 그에게 다리 하나를 완전히 맡겨야 해. 사랑할 때도 그렇잖아? 정말로 상대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는 완전한 사랑이란 불가능하지. 그리고 절대 발이 땅에서 떨어져서는 안 돼. 항상 한 발을 바닥에 붙인 채로 사랑하는 사람을 쓰다듬듯이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움직여야 해. 탱고는 춤이 아니야. 탱고는 그저 두 사람이 함께 걷는 거지. 사실 그게 다야. 그래서 기본이 더욱 중요해. 누군가와 함께 걷기 위해선 우선 혼자 잘 걸을 수 있어야 하지. 마치 인생이 그런 것처럼."

 

- 가까운 사이일수록 각자의 시간과 공간, 또 자유를 허용해야 그 관계가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지는 것처럼 말이지. 서두르고 재촉해서 나아지는 건 아무것도 없는 거란다.

 

- 그녀의 말대로 인간이기에, 누군가엑 의지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외로운 영혼, 그것을 받아주는 상대와 음악에 맞춰 자유오 행복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시간이 탱고이고, 그래서 사람들은 탱고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 저는 탱고의 모든 것을 알고 느끼고 싶습니다. 실은 가끔 게이 바를 찾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이미 알고 계실지 모르지만 탱고는 다른 춤과 달리 남자라도 여성의 스텝을, 그리고 여성도 남성의 스텝을 배우기 위해 역할을 바꾸어 춤을 연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탱고는 상대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 잠은 잘 때건 깨어 있을 때건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살아 있는 거지. 심장이 뛰고 있어도 꿈이 없다면 그것이 죽은 것과 무엇이 다르겠나?

 

- 인생이란, 그녀(수영)의 말처럼 참으로 신기한 일들로 가득한 듯하다. 그래서 젖 먹던 힘을 다해 달려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닐까?

 

-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세상을  품는 일은 분명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고 아무리 많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을 얻게 해주는 값진 일이라는 것, 그런 과정을 통해 성장해 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일은 참으로 멋진 경험이라는 것 말이죠.

Posted by 릴리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