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칸에 아침 식사 시간을 미리 말해두면 그 시간에 맞춰서 아침을 준비해준다.
정갈한 일본 정식으로 아침을 차려준다. 저녁에 머리에서 뾰로롱 요술봉이 마구 휘저엇던과는 다른 소박하고 부담없는 아침 식사였다.
아침을 먹고 우리는 노천 온천에 마지막으로 온천을 즐기고 몸을 씻었다.
무소엔 료칸은 넓은 노천온천이 매우 유명해서 10-3시까지는 입욕만 할 수 있다. 우리가 10시에 씻으러 갔더니 어제 오후의 한적함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료칸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이렇게 적은 요금으로 온천만 즐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체크 아웃을 하고 택시를 타고 킨린코 호수로 갔다.
옆에 작은 신사의 입구는 특이하게 물 위에 만들어놓았다.
평화롭고 고즈넉한 분위기이다. 생각보다 호수는 작았지만 온천지역이라 그런지 끊임없이 물안개가 올라오는 모습이 신비로웠다.
하지만 시골 마을이라 그런지 후쿠오카보다 더 바람이 많이 불고 오늘따라 추웠다.
우리는 호수옆에 있는 카페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이 곳도 꽤 유명한 곳인데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대기자에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건 싫지만 추운 밖에 돌아다니는 건 더 싫으니까 ㅋㅋㅋ
그런데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다. 30분정도 기다렸나보다.
기웃기웃
우리는 운이 좋게도 가장 마음에 드는 창가에 자리를 받았다.
차가 식지 않도록 티팟에 주머니도 씌워준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추운 몸도 녹이고 겨울 풍경도 구경하니 참 좋다.
앉아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살살 걸어나갔다. 킨린코 호수에는 패키지 여행을 온 한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 유후인에는 온천 외에는 특별히 구경할거리가 없어서 이곳에 몰리나 보다.
금상을 받아서 금상고로케라 불리는 코로케도 먹었는데 별로 맛은 없다.
역쪽으로 쭉 걸어가면서 양쪽으로는 기념품과 간식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이어진다.
날씨가 오락가락 하더니 눈도 온다. 나 여행하다 눈 맞은 적은 처음이었다. 오 마이 갓
번화한 거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수타 우동집이 있다. 날씨가 추워서 제격인 우동을 점심으로 먹기로 했다.
우엉 튀김 우동과 텐부라 우동 세트를 시켜먹었다.
이 곳은 우엉 튀김이 유명한데 생각보다 얇게 튀겨서 바삭하고 과자같이 맛있었다.
생각보다 우동면은 탱글탱글하지 않았지만 국물과 튀김이 맛있었고 세트에 같이 나온 우엉밥이 정말 맛있었다. 우엉밥만 팔아도 잘 팔릴 것 같다.
늦은 점심 시간이라 사람도 없어서 차까지 마시고 나왔다.
토토로 기념품 가게가 있어서 구경했다.
수염이 축 쳐진 할아버지 토토로
우리가 먹으려고 했던. B-speak 롤케이크는 솔드 아웃 ㅜㅜ
늦은 오후 우리는 유후인노모리 기차를 타거 후쿠오카로 돌아왔다.
유후인노모리는 하루에 3편씩 왕복 운행하는 유후인 관광용 열차이다. 그래서 그런지 조정석 앞에 훤히 유리로 잘 보인다.
두 시간 동안 자다 깨다 반복하다가 다시 하카타 역에 도착해서 B-speak를 못 먹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도지마롤을 하카타 히티 지하에서 사고 나왔다.
그런데 밤의 하카타는 아주 휘황찬란한 루미나리에가 있었는데 이쁘면서도 나무가 혹사되는 느낌이라 안타깝기도...이건 무슨 박애주의ㅋㅋ
어쨌든 은진이가 이거 보면 하우스텐보스 루미나리에 안 봐도 되겠다고 한 세련되고 예쁜 조명이다.
마지막 후쿠오카에서 저녁식사는 효탄스시에서 먹기로 했다. 스시는 이번 여행에서 처음이다.
먹고 싶은 스시를 골라서 먹기 시작!
근데 사진엔 표현 안 된 그 두께와 비쥬얼! 빨려든다. 아아아 너무 맛있다. 두꺼워도 더 부드럽고 뭔가 밥과 조화롭다. 더 시키고 싶었는데 라스트오더가 끝나서 못 시켰다.
안 돼~~~~ ㅠㅠ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복숭아 맥주 모모 호로요이를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마지막 밤은 도지마롤과 복숭아 맥주를 먹으며 마무리 했다.
스시의 어메이징한 맛을 지금에서야 안 것이 아쉬운 하루였다.
한끼만 더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좋겠다. 좋겠다... 많은 것을 한 하루인데 왜 스시밖에 기억이 안 나지 ㅋㅋ 내일 이른 11:40 비행기인데 어디 시내에 아침 댓바람부터 스시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는가 열심히 찾아보며 잠이 들었다.
다음에 오면 스시만 먹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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