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2015.이베리아반도(+빈)

[D+11] 리스본 근교 3종 세트

릴리06 2015. 8. 8. 08:15

렌트카 직원이 시간맞춰서 우리 숙소로 왔다. 오토매틱으로 빌리느라 선택의 폭도 가격적인 메리트도 없지만 우리는 차를 빌리기로 했다.

리스본 근교 3종세트인 신트라, 호카곶, 카스카이스를 모두 둘러보기엔 우리 속도로 하루로 부족하니까 렌트가 탁월한 선택이다.

우리가 빌린 차는 Opel Corsa인데 처음 듣는 회사다. 정열의 빨간 차를 가져오셨다. 빨간차 몰아보고 싶었는데 잘 됐네! 2300km밖에 안탄 완전 새삥이다.

리스본의 좁은 골목길을 나와서 신트라로 갔다. Tomtom내비게이션에도 금방 적응하고 길도 좋아서 잘 달렸다. 브레이크를 좀 깊게 밟아줘야 하는 것과 경사로에서 밀리는 것만 빼곤 운전하기 좋았다.

신트라에 도착해서 센터랑 조금 떨어진 페나성으로 먼저 갔다. 그런데 주차하기가 만만치 않아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올라갔다.

페나성은 마치 놀이동산에 온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신기한 성이다. 16세기 무어인들이 지어서 실제로 왕이 거주한 성이다.

공원과 궁으로 나누어지는데 공원이 규모가 아주 어마어마해서 페나성에서만 하루 종일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궁에서는 무어성도 보인다. 우리가 가지 않을 곳이라 사진으로만ㅋㅋ

그 옛날에 이런 귀여운 성이 있었다니 믿기 힘들다. 건물 곳곳의 조각도 꽤 수준 높게 만들어져있다.

즐겁게 페나성의 테라스를 둘러보고 다니던 중에

두둥! 찬샘!!!!!

스페인에 있는 줄 알았던 찬샘이 여기에 있다. ㅋㅋㅋㅋ 찬샘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 어쨌든 오늘 하루 우리의 렌트카 여행에 함께 하기로 했다.

반가워, 찬샘아^^

성 곳곳에는 이슬람 특유의 기하학적인 무늬가 정말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다른 유럽에선 느낄 수 없는 이슬람 문화권과 아프리카 문화권 유럽 문화권이 복합적으로 섞여있믄 것이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의 큰 매력이다.

궁 내부를 둘러보자!

부엌이 이렇게 현대적이라니!

페나성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서 배가 고파 센터로 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

주차할 곳이 만만치 않았는데 다행히 무료 주차가 가능한 공간을 찾아서 전면주차를 하다가 그만......앞에 있는 낮은 나무 기둥을 보지못하고 앞범퍼를 박았다. 윽윽 그냥 보기엔 별로 티도 안나긴 해도 뭔가 정신적인 충격이 왔다. 멍ㅋㅋㅋ

어쨌든 밥을 먹을만한 곳도 마땅치 않아서 아무데나 정말 아무데나 들어갔는데 내가 지금껏 기억하는 식당 중에서 최악의 식당을 이곳에서 만날 줄이야! 그래서 난 블로그하면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은 이곳에 절대 가지마라!라고 말하고 싶다.

배가 고픈데도 정말 손이 가지 않는 맛과 재료는 진짜 안 신선하고 주문이 잘못들어가고 서로 오해가 있었던 과정에서 자기 말만하는 엉망인 서비스. 심지어 디저트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먹기도 싫어서 계산하고 나와버렸다. 돈을 공중에 뿌린 느낌이다. 자동차 박아서 정신적 데미지를 받은 상태에서 식당에서까지 이러니 정말 더 식욕이 뚝뚝 떨어졌다.

어쨌든 신트라에 가면 왠만하면 샌드위치나 빵으로 가볍게 떼우는 게 좋을 듯. 신트라는 정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광지다.

바로 이곳입니다!! 신트라 유명한 빵집 Piriquita안쪽 골목에 있어요! 가지 마세요.ㅋㅋㅋㅋㅋ

Calm down! 친구들과 함께 있어서 그런지 불쾌한 기분은 생각보다 빨리 씻겨 내려갔다.

그럼 다시 관광시작!
신트라 궁으로~

포르투갈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중세시대 궁이라고 한다. 겉에서 봤을 땐 전혀 화려하지 않아서 궁인지도 몰랐다.

백조방은 아멜리아여왕이 벨기에 왕실로 시집간 딸을 위해 만들었는데 천장의 백조가 모두 다른 포즈로 그려져있다.

까치방은 왕이 하녀와 키스하는 것을 보고 왕비가 순결의 상징인 까치를 하녀의 수만큼 그리게 했다고 한다. 까치를 죽여버리고 싶었을 왕비의 마음ㅋㅋㅋㅋㅋ

궁안에는 다양한 타일리 벽을 장식하고 있었는데 타일만 쭉 찍어보았다. 주로 기하학적인 무늬나 동식물이 많이 사용된다.

신트라궁도 다 둘러보고 우리는 점심때 버린 입을 헹구기 위하서 신트라지역 빵을 파는 유명한 Piriquita로 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앉아서 먹지는 못하고 포장해서 가지고 왔다. 포르투갈어로 배개라는 뜻의 길쭉한 빵은 맛있었지만 나머지는 아베이루에서 먹은 아보스 오물레스의 달걀 노란자 맛이 나서 음...실패!!

포르투갈에는 계란 노란자가 많이 남았었나보다. 동네마다 노란자 빵들이 가득하네ㅋㅋㅋ

사실 신트라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곳은 신트라궁도 페나성도 아닌 바로 이곳!

헤갈레이라 별장이다.

백만장자의 별장인 이것은 건축물뿐만 아니라 신비로운 정원으로 유명하다. 다 둘러보고 나면 건물은 아무것도 아니대 정원이 정말 어메이징!!

옥상 테라스에선 신트라의 멋진 전망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정원 가득한 풍성한 수국들이 괴상한 별장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이 별장의 지대는 석회암인지 곳곳에 지하 동굴이 있는데 자연동굴로 보인다. 그 곳에 이 별장의 주인은 자연동굴을 이용하여 이곳저곳을 지하로 연결하기도 하고 비밀 계단을 만들어 기대치 못한 곳으로 우리를 안내하기도 했다.

이건 폭포인데 작지만 다리도 있고 물 위에 아기자기하게 징검다리도 있다.

계속 나오는 감탄사와 이 집 주인이 뭐하는 사람일까에 대한 궁금증ㅋㅋㅋ

즐거운 탐험을 끝내고 우리는 신트라를 떠나 유라시아대륙 최서단 호카곶으로 이동했다.

세상의 끝이자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라는 대륙의 끝, 호카곶

신트라에서도 봤던 웨딩촬영하는 부부가 이곳에서도 촬영을 하고 있었다.

대서양의 깊고 그윽한 그 풍광은 이미 코스타 노바에서도 느꼈지만 여기선 온화하기까지 해서 더 내 마음을 녹이는 것 같았다.

너무 바람이 세고 추워서 해가 떨어지기까지 차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다시 한 번 차를 빌리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ㅋㅋ

해가 바다로 떨어진다.

해가 다 떨어지고 우린 바로 차로 휘리릭! 대양의 바람이 나를 휘저어 놓았다.

차를 돌려 카스카이스로 향했다. 해는 이미 졌지만 그 쪽으로 해서 리스본으로 오는 바닷가의 풍경이 정말 좋다고 해서 그 쪽으로 향했다. 해가 지고 석양에 물들어가는 바닷가의 풍경도 정말 최고였다.

리스본에 가서 밥을 먹긴 늦을 것 같아서 카스카이스에 주차를 하고 밥을 먹을 곳을 찾으려고 가는데 우리가 주차한 곳 바로 앞에 피자집에 사람이 엄청 많다. 10시가 넘었는데 저렇게 사람이 많이 웨이팅할 수 없다는 생각에 우리도 같이 기다렸다.

찾아보니 카프리쵸사라는 괌에도 있다는 글로벌 체인점이었다.

리스본 갈때는 진아언니가 운전하기로 하고 난 맥주를 마셨다. 피자엔 맥주!

피자와 샐러드, 깔조네를 시켜서 맛있게 배터지게 먹었다.

맛있게 먹어봅시당~

돌아오는 차 안에서 노래도 듣고 이야기도 하다가 살짝 고개를 돌리는데 달이 엄청 커서 나도 모르게 지금 내가 본 것이 달이 맞는지 헷갈릴 정도로 컸다. 누군가 달 모양의 설치물을 놓아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달이 맞았다. 어떻게 저렇게 달에 클 수가 있는지 정말 놀라웠다.

사진으로 표현은 안되겠지만 다리 위에 있는 것이 달이다. 심지어 보름달도 아닌 저물어가는 상현달이다.

밤 12시가 넘어서야 우리는 리스본 숙소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이렇게 바쁜 하루도 없었던 것 같다. 맨날 여유로울 수는 없으니 이런 날도 몇 일쯤은 있어야지!

그래도 호주 여행 때는 차 정말 없는 고속도로만 달렸다면 이번엔 시내까지 뭔가 멀티로 내가 운전을 한 느낌이라 조금 더 여행의 영역이 확장된 느낌이다. 비록 정신적 데미지가 있는 사건이 있긴 했지만 말이다... 아쩌씨가 발견하고 돈을 청구하려나?ㅋㅋ 그래도 우린 슈퍼 보험을 들었으니 걱정없다. 움훼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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