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페인 아웃을 위해서 마드리드로 간다. 이번 여행 중 유일하게 가 본 도시이다. 원래 계획은 진아언니만 마드리드로 가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와 혜린이는 스페인 남부를 더 둘러볼 계획이었지만 혜린이는 포르투갈에 남았고 오늘부터 17일 빈에 가기 전까지의 일정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었으니까 뭔가 새로운 계획을 세워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의 선택은 마드리드에 가서 쉬면서 그동안 쌓인 피로를 좀 풀고 동유럽으로 가는 것이다. 17일에 마드리드에서 빈으로 가는 비행기는 환불이 안되는 티켓이라 짜이찌엔 공중 분해 시켜버리고 나는 새로 부다페스트로 가는 비행기를 끊었다.
이제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일정을 마치고 부다페스트와 브라티슬라바(슬로바키아의 도시)를 둘러보고 비엔나로 가서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선택의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지금 동유럽 여행을 하고계신 교장선생님을 만나기 위해서다. 비록 브라티슬바야에서 1박2일밖에 함께 하진 못하지만 겸사겸사 동유럽의 파리라고 불리는 부다페스트도 둘러보고 이베리아 반도의 문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극이 될 것 같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그 때 그 때 하기로 하고 어쨌든 나는 마드리드로 간다.
그라나다에러 마드리드는 버스로 5시간 정도 걸리는데 우리는 프리미엄 버스를 선택했다. 일반 버스는 18유로인데 이건 43유로!! ㅋㅋㅋ 편하게 가자~
아침 9시 버스였는데 버스 안은 밤같이 나왔다.
앞에 개인 모니터도 있어서 우리는 겨울왕국을 보았다. 노래만 들어도 좋은 명작이다! 특히 엘사가 Let it go를 부르는 그 영상은 표정, 몸짓 하나 하나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것 같다. 그 부분만 한 5번 돌려본 듯ㅋㅋ
이 버스는 승무원도 한 명 같이 타는데 1시간쯤 가니까 밥도 준다. 요거트, 빵, 버터와 잼, 에너지바가 들어 있고 커피도 바로 에소프레소로 내려준다. 2시간쯤 더 가면 스낵도 간식으로 준다. 화장실도 버스 화장실 치고는 매우 깨끗하다.
휴게소 들리지 않고 계속 달려서 버스는 4시간 반만에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안녕 마드리드!
마드리드에서 진아언닌 미리 한인 숙소를 예약했고 나는 한인숙소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아서 언니 숙소 근처에 게스트하우스로 2박 끊었다. 언니 내일 가면 하루는 좀 쉬었다가 동유럽으로 넘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오늘부터 나는 혼자 여행할 마음의 준비를 시작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진아언니와 간 곳은 산 히네스!
4년 전 이곳에서 츄러스를 먹고 완전 반해버린 그곳이다.
찐득한 초코라떼에 듬뿍 찍어서 한 입 먹으면!!
음...왜 그 때 그 맛이 아닐까? 이 곳에서의 추억은 내 기억 속에서 왜곡되어 있었나? ㅋㅋ 요즘에 워낙 우리 나라도 츄러스를 바로 따뜻하고 맛있게 만들어주는 곳이 많아서 산 히네스의 차가운 츄러스가 성에 안 찼나보다.
그래서 뚱뚱이 추러스도 시켰는데 이름이 츄러스가 아니라 달랐는데 기억이.... 어쨌든 반죽은 츄러스보다 더 쫀득한 느낌이지만 츄러스가 더 맛나긴하다. ㅋㅋㅋ
그래도 초콜라떼는 여전히 맛있었다.
츄러스 먹고 마요르 광장쪽으로 갔다가 산미구엘 시장으로 갔다. 온갖 먹거리들을 팔고 있어서 내가 먹고싶은 걸 바로 사서 테일블이나 바에서 먹으면 된다. 4년 전엔 거의 끝날 무렵 가서 아쉬움에 발길을 돌렸던 그곳!
유럽 사람들은 올리브로 다양한 요리를 해먹는데 올리브 요리만 팔고 있는 가게의 음식이 먹음직스러웠다. 치즈랑 토마토, 해산물, 하몽 등을 이용해서 간단히 먹을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맥주는 독일맥주였는데 기억이...ㅋㅋㅋ 어쨌든 드래프트로 시켰다. 여기 사람들은 맥주를 따를 때 일단 맥주를 쭉 따르고 맛있는 거품이 나오도록 일정량을 계속 쭉 흘려보내고 나중에 나오는 맛있는 거품을 위에 만들어 준다. 한 잔 시키면 반 잔은 더 버리면서 맥주를 따라주는데 그 거품이 완전 맛있다.
올리브 완전 최고 맛있음!!!!!! 절여서 엄청 짠 그런 올리브가 아니라 생과에 양념정도만 된 올리브라 정말 식감이 더 단단하면서도 풍부하다고 해야하나? 아 어쨌든 최고!! 또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앞으로는 좀 안 절여져 있는 올리브를 찾아봐야겠다.
원래는 진아언니만 프라도 미술관 가고 나는 커피숍에서 블로그나 정리하려고 했는데 (우린 마드리드인데 블로그는 포르투갈 마지막밤에 머물러 있었음ㅋㅋ) 프라도 미술관에 같이 갔다.
프라도 미술관 정말 좋았는데 사실 기억 나는 건 벨라스케스의 시녀들과 고야의 마하 작품밖에 없어서 처음 보는 기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ㅋㅋㅋ 그리고 6-8까진 무료입장이니까!!
5시 20분 정도부터 줄을 서서 우린 거의 앞에 서있었는데 뒤에는 줄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 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요즘 보통 많이 찍게들 해주는데ㅜㅜ
찍으면 안되는 줄 모르고 찍었던 보쉬의 작품 2개
그리고 프라도 최고의 유명작품,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2시간 밖에 못 보면서도 오디오 가이드도 빌렸다. 한국 오디오 가이드는 잘 없기도 하고 좀 알면서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던 적이 많았다. 자기 나라 언어가 지원이 되어서 오디오 가이드 듣는 외국인들이 부러웠다. ㅋㅋ 그래서 나도 한국어가 지원이 되면 무조건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려고 한다.
8시까지 알차게 작품을 보고 나왔다. 굿굿!!
오늘은 언니와의 마지막밤이니까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역시 카바로 시작 ㅋㅋㅋ
글라스로 시키면 보통 병을 가져와서 앞에서 따라주는데 옆에서 진아언니가 더더더 계속 그러니까 완전 컵 끝까지 따라줬다.ㅋㅋㅋ 두 번째 시켰을 땐 아예 병채로 주면서 따라먹으라고ㅋㅋㅋ 4잔을 마셨는데 6잔 양은 되었을 듯하다.
돼지고기 요리랑 계란 요리를 하나씩 시켰다.
돼지고기는 생각보다 부드럽도 곁들여진 크림소스와 잘 어울어졌고 계란 요리도 밑에 감자와 햄이 맛있었다. 스페인에 이런 계란 요리가 있는 것 같은데 감자, 햄 등을 넣고 계란 반숙에 막 섞어서 먹는다. 한국 가서도 해볼만한 요리다.
이건 종업원의 추천!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야채 라자냐같은 느낌이다. 겹겹이 라자냐 파스타 대신에 가지와 다른 넓적한 야채들이 들어가있다.
이건 타파스인데 왜 이리 많니...배가...너무....부르다.
그래도 디저트 안먹으면 아쉬우니 홈메이드 당근 케이크까지 클리어!
배가 너무 불러서 우리 집이 있는 까야오 역까지 설렁설렁 걸어왔다. 10시가 넘은 시간에 솔 광장은 정말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다들 관광객인지 원래 스페인 사람들이 밤문화를 즐기는지 모를 일이다.
진아언니와 나는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서 함께하는 마지막 밤을 따로따로 보냈다.ㅋㅋ
Anyway!
내 숙소 이야기를 좀 하자면 정말 깨끗하고 조용하고 2층 침대도 없고 넓어서 마음에 들지만 다시 한 번 내가 왜 도미토리를 이제 안 가려고 했었는지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제 나는 숙소에서 모르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하고 그런 불편을 감수하며 여행하고 싶지 않아하는 것이다. 2년 전부터 그런 걸 잘 느끼고 있었는데 어쩌다 또 도미토리에 오게 되었는지 어쨌든 내일은 4인실을 나 혼자 쓴다고 하니 다행이다. 다음엔 또 이번엔 괜찮겠지 생각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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