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2015.이베리아반도(+빈)

[D+17]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릴리06 2015. 8. 13. 06:48

오늘은 숙소 제외하고 유일하게 예약하고 왔던 알함브라 궁전을 간다. 하지만 혜린이 것까지 3장을 예매해서 1장이 남았다. 14유로에 10%예약비까지 해서 15.4유로나 되는데 아까워서 진아언니랑 나는 매표소 앞에서 팔아보기로 했다. 암표팔이ㅋㅋ

알함브라 궁전은 당일티켓을 구하려면 한 시간은 줄을 서야하고 그 마저도 못 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한 달 전부터 예약을 했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을 찾았는데 두 명이서 왔다...윽...그런데 한 분은 알함브라에 별 흥미가 없고 다른 한 분은 보고 싶어하는 상황! 그런데 결국 표를 못구하면서 친구 한 명만 들어간다며 우리에게 표를 샀다. 어설픈 암표상인 우린 착하게도 12유로에 팔알다.ㅋㅋㅋㅋ 혜린아 미안하다.ㅋㅋ

그것도 좋다고 오예

고맙다고 커피프라페까지 얻어 먹음!!

우리도 티켓들고 알함브라로 들어갑니다!

알함브라 궁전은 크게 네 곳으로 구분된다.

처음으로 간 곳은 알함브라의 정원으로 먹을거리까지 생산했던 헤네랄리페!

헤네랄리페는 궁과는 아주 조금떨어져 있어서 궁쪽을 바라보기 좋다.

알함브라궁전은 요새로 지어진 곳이라서 충분한 물을 공급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상류의 물길을 끌어다가 이곳 정원에 끊임없이 돌게하고 그 물길을 궁까지 이어놓았다.

정원에는 많은 분수가 있고 알함브라에는 고여있는 물은 없다고 할 정도로 물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궁을 계속 둘러볼수록 궁전의 분위기를 더해주는 물을 보며 알함브라 궁전의 물의 궁전임에 틀림없다고 생각을 했다.

군데군데 심어진 꽃과 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물을 운반하기 위해서 계단 양 옆에 물길을 내 놓았다. 그리고 중간에 웅덩이를 만들어 속도를 늦춰서 무거운 모래를 가라앉혔다고 한다.

여기는 이슬람인들의 목욕탕인데 안에는 별 것은 없고 지붕에 별 모양의 구멍이 예뻤다.

두 번째로 간 곳은 카를로스 5세 궁이다. 이슬람양식의 알함브라 궁전에서 유일하게 기독교양식을 보여주는데 그라나다에서 이슬람 세력을 모두 몰아내고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건물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밖은 사각형의 건물이지만 안은 둥근 원형이다. 별로 특별한 점은 없는 단순하게 크기만한 건물!

특이한 점은 기둥이나 벽면에 안에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돌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는데 엄청나게 깎아댔는지 정말 하나의 돌같이 맨들맨들하다. 돌을 이렇게까지 깎아내다니 노예의 피와 땀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저 카를로스 5세 궁은 알함브라에서 이슬람의 건축양식이 얼마나 아름답고 훌륭한 것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비교수준밖에 안되는 것 같다.

세 번째로 간 곳은 알함브라 궁전의 백미 나스르궁이다.

이곳은 정해진 시간에만 입장을 할 수 있어서 우리는 1시 입장이라 30분을 기다려서 입장시간에 맞춰 들어갔다.

건물이나 정원 가운데는 꼭 작은 분수대가 있는데 언덕 위에 위치한 알함브라 궁전에 끊임없이 물이 돌게 한다는 것은 사막에서 생긴 종교인 이슬람에서는 권력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라나다도 풍경이 마치 사막같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창문과 벽 옆에 만들어진 의자들이 마음에 든다.

기하학적인 무늬가 얼마나 작고 섬세한지 계속 보고 있다보면 이 사람들 정말 집요한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더 경이롭다는 생각도 든다.

마치 종유석같이 표현된 천장이다. 저 파란색 염료는 당시 금보다도 더 비쌌다고 한다.

사자의 중정은 나스르 궁에서도 가장 넓고 유명하다.

나스르궁에서 찾은 다양한 모양의 타일들인데 현대의 타일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세련미가 있다.

마지막 네 번째로 간 곳은 알카사바로 알함브라 궁전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부분으로 벨라탑이 있고 요새의 역할을 했던 곳이다. 그래서 그라나다와 주변 풍경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다.

하지만 건물은 현재 거의 나아있지 않다.

그라나다도 올드 시티쪽은 정말 골목도 좁고 복잡하다.

우리가 그라나다에서 할 일은 알함브라 궁전을 보는 것밖에 없으므로 지금부터는 아무거나 해도 된다.ㅋㅋ 일단 밥을 먹으러 타파스 집에 갔는데 낮부터 시끌시끌하다. 서서라도 먹으려고 했는데 자리나기도 싑지 않아서 센터쪽으로 왔다.

가장 번화한 이사벨 여왕의 동상이 있는 광장이다. 여왕의 긴 옷자락이 밑에까지 흘러내리도로고 표현한 것이 신기하다. 그 앞에 남자는 나폴레옹! 이사벨 여왕이 나폴레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줬지만 그녀가 죽은 후 나폴레옹은 더 이상 후원을 받기 힘들었다고 한다.

우리가 찾아간 식당에서 일단 알함브라 맥주부터 한 잔!! 맛있다 맛있다.

줄줄줄 음식이 나갑니다~

지금 나의 상태는 살이 뒤룩뒤룩 쪄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상태다. 배에 베이스가 많아졌다. ㅜㅜ 슬프다. 스프도 대접으로 주고 밥도 많아서 또 디저트도 못 먹었다.

소화시키려고 돌아다니면서 본 그라나다 성당. 여기도 꽤 규모가 컸다. 하지만 우린 들어가지 않았다. ㅋㅋ

조금 돌아다니다 다시 디저트를 찾아 갔다. 스쿱으로 팔기도 하지만 특이하게 아이스크림 케이크 같은 것을 조각케이크 모양으로 잘라서 콘 위에 올려준다.

엄청 맛있다고 블로그에 극찬이 되어 있고 모양도 특이하고 전통있는 아이스크림 집이라서 기대!!!

으흐흐 먹어볼까?

맛을? 낫띵 스페셜~ 그리고 좀 느끼해서 썩 맛이 없었다. 이번 여행하면서 먹은 것 중 제일 별로였다.ㅋㅋㅋ

느끼함을 달래러 던킨도넛으로 갔다. 여기는 아이스커피를 시켜도 미지근하게 나오고 성에 안차서 차라리 프랜차이즈를 가는게 낫다. 스타벅스 찾다가 못찾아서 간 던킨도 대만족이다!

우리는 숙소로 들어가서 좀 쉬었다가 저녁을 먹기로 했다. 블로그만 보면 뭔가 끈임없이 먹기만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도 비슷하다.ㅋㅋㅋㅋ 그래서 이렇게 부대껴하고 있음.ㅜㅜ

숙소에 와서 씻고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다 알함브라궁전 한 번 보고 또 블로그 좀 쓰다가 알함브라 한 번 보고!! 우리집이 최고다!!

9시가 넘어서야 해가 지기 시작한다. 우리도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우리 숙소 앞에 광장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 있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연주해줬으면 좋겠다 하고 말했는데 거짓말처럼 그 곡을 연주해주었다.

비록 연주솜씨가 좋진 않았지만 라이브로 알함브라 궁전 앞에서 이 기타곡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감동스러웠다.

그 광장에서 우리도 맥주를 마시며 튀긴 가지와 깔라마리 요리를 먹었다.

깨끗하게 씻고 개운한 몸으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맥주를 마시며 진아언니와 이야기를 나눈 시간은 이곳의 분위기와 함께 어울어져 오래 기억에 남을 것같다. 그 뒤에도 다른 기타연주자가 와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해주었다. 뭔가 끊이없이 감성적이게 되는 밤이다.

알함브라 궁전은 나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아 무엇을 추억하게 해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