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87 태양을 훔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릴리06 2016. 6. 24. 13:37

2016.06.23-2016.06.24

 

이번 여름에 유럽 여행을 준비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투어를 신청했다. 대부분은 반나절 투어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대한 설명을 듣기위한 투어이고 몇몇은 긴 이동시간을 줄여 하루만에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투어이다. 그래도 여행을 준비하다보니 또 미술에 대한 호기심과 갈증이 야금야금 올라와서 이제 필요한 여행 준비는 거의 다 되었으니 미술 공부를 해보기로 한다.

 

우리 학교 도서관에 있는 [그림으로 만난 세계의 미술가들] 시리즈 책인데 한 명의 화가를 깊이 있게 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첫번째로 먼저 잡아든 책은 빈센트 반 고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를 꼽으라면 모네와 고흐이다. 모네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 속에 잔잔한 울림같은 것이 퍼지는 게 느껴지고 고흐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고흐의 아버지는 목사였는데 장남으로 태어난 고흐는 집 안에서 자기 앞가림을 못하는 트러블 메이커이다. 하지만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동생 테오가 있어서 지금의 고흐가 있었다. 기독교집안의 영향으로 목사가 되려고도 했지만 그의 불같고 열정적인 성격이 문제가 되어서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어둡고 암울하다. 하지만 파리에 오면서 새로운 미술 세계에 대한 기대로 밝은 색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아를에 이르러서 지금의 그의 풍부한 색채가 절정을 이룬다.

 

고흐는 평생동안 지독히도 외로워했지만 그의 불같은 성격때문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 과정에서의 정신착란(여러가지 설이 있지만)이 심해지면서 스스로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총으로 목숨을 끊고 만다. 이번 여행에서는 파리 근교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도 갈 계획이어서 더욱 기대가 된다.

 

마음 속에 열정이 너무 넘쳐서 그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었고 결국엔 스스로까지 불 태워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지금 시대로 보면 인간을 사랑하고 노동의 가치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세련되고 현명하지는 못하고 어딘가 서툰 고흐. 이 책을 읽고 나니 그의 작품보다 고흐라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 더욱 강해진다. 그가 그림을 그리며 산 기간은 10년밖에 안 되지만 작품은 2000여작품에 이른다. 눈 뜨고 눈 감을 때까지 매일 그림만 그리고 살았던 그의 불같은 삶의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