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 프랑프랑하다

생각해보면 후쿠오카에서 점심을 느긋하게 먹을 수 있는 날은 오늘뿐이다! 오늘은 가장 기대하며 찾아놓은 맛집 치카에를 가기로 했다.

11시부터 2시까지 정식세트를 판매하는 곳인데 맛도 맛이지만 그 놀라운 인테리어에 놀란 곳이다.

우선 들어가면 수족관을 둘러싸고 사람들이 밥을 먹는 곳이 있고 그 뒤로는 2명 이상의 사람들이 앉는 테이블이 있다. 수족관이 가운데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도 놀랍지만 더욱이 미적으로 아름답다는 것이 더욱 놀랍다.

수족관의 높이도 크기도 제각각이고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있어서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사시미 정식으로 시켰는데 회도 맛있고 반찬도 하나하나 맛있고 정말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또 나는 허겁지겁 후다닥ㅋㅋ

우리나라에서 먹는 정식 트레이보다 훨씬 크고 사진보다 실제로 더 먹으직스럽다.

참으로 만족스러운 곳이다.

다시 아카사카역으로 돌아와서 후쿠오카성을 가려고 헤매고 있는 한국분이 말을 걸어주시며 길을 알려주신다. 일본분과 결혼하신 부산분이라고 한다. 후쿠오카성 앞에까지 데려다 주시고 헤어졌다.

아리가또!

이제 성을 올라가볼까 룰루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다!

재미나는 셀카봉놀이~

대체로 나무들이 벌거벗어서 황량한 느낌이 든다. 건물도 남아있는 것이 별로 없지만 고성터의 분위기만 느껴본다.

나무에 잎도 나고 꽃도 피면 정말 예쁜 것 같다. 이렇게 추운 겨울 여행은 나도 이번이 처음이다. 봄이나 가을에 오면 산책하기 좋을 것 같다.

성벽을 볼 때 예전에는 그냥 봤었는데 잉카인들의 건축물을 보고 난 뒤에는 꼼꼼하게 보게된다. 그리고 잉카문명과 비교하게 된다. 생각하면 할수록 잉카인들이 대단하다는 것만 더 느끼게된다. 여기 성벽도 큰 돌 위주에 사이사이에 작은 돌을 끼워 완성해놓았다.

후쿠오카성을 다 둘러보고 내려오면 밖에 해자와 망루가 보인다. 여긴 제대로 남아있는 건물은 없어보인다.

이제 하카타역으로 가기 위해서 지하철을 타러가는데 날씨가 눈물나게 좋다. 그냥 기분이 붕붕 뜨게 하는 날씨!

반은 인도이고 반은 자전거도로이다.

하카타 역에 가서 JR패스로 내일부터 3일간 이용할 기차 티켓을 끊었다. 한국어도 잘 하는 직원이 있어서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안내판에도 일어 영어 한국어가 동시에 있어서 여기가 한국인지 가끔 착각을 하기도 한다.

기차표도 끊고 역사에 맛있는 크로와상 가게가 있어서 사먹으러 갔다. 항상 사려는 사람들로 줄이 있는 곳이다.

포르노 델 미뇽~

미니 크로와상인데 맛있다고는 하는데 맛있어보이진 않는다. 그래도 초코랑 기본 크로와상을 사 먹었다.

그런데!!!

너무 맛있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초코가 들어 촉촉하고 고소하다. 음음 냠냠 또 먹고 싶어지는 크로와상인데 가격도 매우 착하다.

기차표도 끊었겠다 우리는 한큐백화점을 조금 둘러보고 볼게 없어서 캐널시티로 이동했다. 목적은 프랑프랑과 유니클로!

유니클로에서는 울트라 스트레이트 진 2개를 사면 990엔 할인해줘서 바지 2개에 7000엔에 득템! 기장까지 바로 수선하고 내일부터 입고 다닐거다.

프랑프랑 모다시리즈 티팟세트를 작년부터 계속 사고싶어서 직구를 할까 말까 하고 있었는데 결국 이렇게 내 손으로 직접 가져가게 되었다니 ㅋㅋㅋ 마침 보다 시리즈는 30%할인까지 하고 있다.

오예

유니클로와 프랑프랑 쇼핑을 마치니 뭔가 지친다. 프랑프랑 만만치 않은 무게! 만만치 않은 양을 샀나보다..

이때부터 프랑프랑에게 기를 뺏긴 나는 '프랑프랑하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다. 무리한 욕심으로 인해 체력이 저하되다라는....

일단 캐널시티에 있는 운하나 보자.

캐널시티 5층에는 라면 스타디움이라는 곳이 있는데 전국의 맛있는 라면집을 한 곳에 모아둔 곳이다. 너무 지치고 맥주도 한 잔 먹고 싶어서 이곳에서 라면을 먹기로 했다.

우리가 들어간 곳!

(가게 이름 모름, 못 읽겠음)

먼저 생맥주부터!

엄청 시원하고 부드러워서 깜짝 놀라 눈이 커짐ㅋㅋ 이제야 좀 몸이 풀린다.

라면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먹었던 라면이랑 달라보이진 않지만 육수가 정말 엄~~청 진하다. 점성이 느껴질정도로 고아서 엄청 진한맛이 난다. 면도 우리나라에서 먹던 것과는 조금 달랐는데 맛있었다. 그리고 계란이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정말 맛있었다.

이제 에너지 보충도 했으니 집에 가서 프랑프랑을 두고 나오기로 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만만치 않은 것이 캐널시티는 지하철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ㅜㅜ 다시 우리는 순식간에 프랑프랑해졌다.

그래도 가는 깅에 있는 구시다 신사에 들러서 구경을 해본다. 이곳은 명성황후를 시해한 칼을 보관하고 있다고 하니 더 스산하게 느껴진다.

신사 앞에는 운을 점칠 수 있는 오미쿠지가 있는데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 영어 모두 있다. 이곳의 신을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나보다.

아직까지 일본에서 내 점을 재미로라도 쳐본다는 건 약간 꺼림직하다.

뽑은 오미쿠지는 이렇게 고이 접어 달아둔다.

대부분의 종교시설이 그러하듯 이곳도 들어가기 전 깨끗한 물로 손을 씻고 들어가도록 샘이 만들어져 있었다. 분위기는 참 고즈넉하니 좋았다.

우리는 다시 힘을 내어 숙소에 와서 그놈에 프랑프랑을 두고 다시 나왔다.

텐진으로 가서 이것저거 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이쪽은 일찍 문을 닫아서 우리는 별로 구경할거리가 없었다. 옷을 얇게 입고 바라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속까지 시린 느낌이 들어서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몸을 좀 녹였다.

일본에는 참 재미있는 도구가 있는데 바로 이 접시이다.

대부분의 상점에는 이 접시가 있어서 돈을 이곳에 두지 절대 직접 건네는 법이 없다. 내가 모르고 직접 주려고 하면 접시를 내밀면서 여기에 두라고 이야기한다. 스타벅스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맛있게 우유를 쪼개준 덕분에 호로록 부드러운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기분도 몸도 많이 풀린다.

텐진은 상가가 많아서 대부분 8시에 문을 닫아서 우리는 24시간 하는 돈키호테를 가기 위해서 나카스카와바타역으로 갔다. 돈키호테에 가기전에 강변을 구경하며 걸었다.

텐진쪽과 다르게 여기는 밤이 더 화려한 곳이다. 강변으로는 수많은 야타이들이 맛있는 냄새와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며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옆으로 가보면 온갖 유흥업소가 밀집한 지역이 나온다. 태국에 팟퐁에서 많이 본듯한 풍경이다. 팟퐁지역도 초기 일본인들이 많이 들어와서 만들어놓은 곳이라고 했는데 역시 일본인들은 이런 문화에 익숙한가보다. 양성화되어 있는 성매매업의 현장이다!

이 지역에 엄청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남자. 완전 남초!!

그래도 흥미롭게 거리를 구경하고 우리는 더더더 재밌는 돈키호테로 갔다.

없는게 없다는 이곳 마트에는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었던 다양한 일본 식료품과 생활용품들이 다양하게 있었다. 생각보다 재미있고 일본 사람들은 별것 아닌 것도 참 상품화 잘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 하루가 끝나고 호텔로 돌아왔다.

아무리 가까이 있고 비슷해도 다른 나라는 다른 나라라서 작은 것 하나하나 비교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재미도 많은 일본인 것 같다. 왠지 앞으로 자주 오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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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미 2016.01.21 10:05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프랑프랑!!!! 뭐 샀어? 어떻게 들고왔어? 프랑프랑 그릇 예쁜거같앙

[D+1]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표현하는 가장 흔한 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오늘은 처음으로 일본으로 떠난다.

그 동안 일본은 가까워서 언제든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갈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원전사고까지 겹치자 심리적인 거리는 더 멀어졌다. 그러다 이번 방학엔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므로 '아~ 이럴 때 가라고 일본을 남겨둔 것인가.' 싶다.

김해공항에서 새로 산 셀카봉도 시험해볼 겸 사진 한 장 찍어본다.

음...뭔가 카메라 내가 들고 찍는 것보다는 나은 듯ㅋㅋ

셀카봉이 엄청 쏟아지다 보니 몇가지 필수적으로 체크해야할 것이 있는데 홈이 파여있어서 돌아가지는 않는지 올리고 내리기 뻑뻑하지는 않는지 버튼이 있어 간편한지 등을 체크하고 가기 전날 대학로에서 힘들게 찾은 나의 셀카봉!

기대 만방!

막판까지 고민하며 면세점에서 샀던 진저백 레오파드!

받고보니 마음에 든다. 좋다 좋다.

유난히 지루했던 대기시간을 보내고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그런데 정말 실제 비행시간은 30분?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엄청나게 가까운 곳이었다. 이래서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했었는지 이렇게 가볍게 제주도보다도 오기 쉽다는 것이 그 짧은 비행이 나이게 나름 큰 충격적이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수속도 빠르게 받고 호텔로 이동했다. 우리의 숙소는 비싸고 좁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꽤 싸고 마냥 작지만은 않은 곳이었다. 가격대비 나의 만족도는 200%이다.

Hotel Sunline Fukuoka Ohori

짐만 내려놓고 빨리 텐진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 이미 8시가 넘은 시간이라 배가 고프다.

지하철 기다리다가 발견한 공간이다. 이 곳은 여름에 에어콘을 틀어놓는 곳이라고 한다. 한정된 공간에만 에어컨을 틀어놓는 것만으로도 일본사람들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는 면이다.

첫 식사는 키와미야 함바그!

9시가 다 되는 시간인데도 아직도 웨이팅을 해야하는 맛집이다. 은진이랑 셀카봉 시험도 해볼겸 한 장 찍어봤다.

굿굿

20분 정도 기다려서 들어갔는데 옷은 미리 따로 카운터에 보관해주고 가방은 아래의 바구니에 넣고 앞에 선반에는 온갖 양념들과 반찬, 필요한 물품들로 가득하다. 정말 효율적인 시스템을 자랑하는 일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세트를 시켜 밥, 국, 샐러드는 미리 세팅이 되어있었다.

드디어 나온 함바그!

가운데 있는 돌판에 구워서 먹는 방식이었다. 한 입 먹고 너무 맛있어서 큰 걸로 시킬 걸 후회를 했다. 소중대 사이즈가 있었는데 소 사이즈를 시켰는데 다음엔 적어도 중으로!!

지글 지글 돌판에 구워 냠냠

배도 고팠지만 고기도 부드럽고 소스도 맛있어서 정말 허겁지겁 맛있게 잘 먹었는 첫 식사였다.

계산서 조차도 최소화 되어있는 모습! 하나하나 소소한 재미가 있는 일본이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맛있게 잘 먹어서 키와미야 소스도 따로 팔아서 하나 샀다. 요즘에 동생이 일본 요리에 관심이 많고 함박스테이크와도 인연이 깊으니...필요없다고 하면 내가 소고기 찍어먹는 용도로 ㅋㅋ

밥을 잘 먹고 나왔더니 밤이다...

우리는 야타이(포장마차)에 가서 첫날이니 술을 한 잔 마시기로 했다. 텐진미나미로 고고!

번화한 길에 이렇게 야타이가 많이 있다.

맥주를 시키고 안주를 시켰다. 추운 공기 속에 따듯한 증기가 포근하게 느껴졌다.

오뎅도 있었는데 어묵도 부드럽고 맛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안주로 시킨 명란교자! 맛나맛나!

분위기가 정말 따뜻하고 각자 술을 마시러 온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 하러 온 것만 같은 사람들의 정스러움이 있었다.

엄청 따닥따닥 붙은 의자에서 우리는 옆에 있는 커플과 그 옆에 있는 커플과 이야기도 나누고 재미있게 술을 마셨다. 옆은 후쿠오카에서 사는 사람이로 옆옆은 도쿄에서 여행온 커플이었다. 다들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마웠고 활발하고 사교성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내 옆에 앉은 사람은 우리에게 맥주도 한 병 사줬다. 이런 땡큐!!!

일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고 개인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내가 만난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서 너무 좋았고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인상과 추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덕분에 기분좋게 첫날부터 맥주를 마셔댔다.

이리저리 사람들이 사진을 찍자 내가 셀카봉을 두둥 꺼냈더니 사람들이 본적은 있는데 일본에는 없다며 신기해했다. 셀카봉을 잘 사온듯ㅋㅋㅋㅋ 함께 사진 찍고 신기해하고 좋아해서 마지막 날이었다면 셀카봉을 주고싶었는데 첫날이라 아쉽게도 내 가방속에!!

12시가 다 되어가자 야타이 안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하고 한층 분위기가 따뜻해졌다.

우리는 지하철이 끊기기 직전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씻고 블로그를 다 쓰니 새벽 2시가 되어가네...

첫날이라 아주 아주 일본의 티끌만큼밖에 경험하지 못했지만 즐겁고 따뜻한 느낌의 시작이 참 좋다! 이런 짧은 여행,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도 많이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짧지만 인상깊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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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옹나니 2015.01.09 09:14 ADDR 수정/삭제 답글

    맥주도 사주드나? 우앙~!!!!

  • 민정 2015.01.09 09:32 ADDR 수정/삭제 답글

    저 고기는 얼마나 먹어야 배부를지ㅋ냄새로 반은 배불리는듯ㅋ 내 셀카봉보다 좋아보여

    • 릴리06 2015.01.09 09:50 신고 수정/삭제

      응응 다음엔 꼭 큰걸로 먹겠어 ㅋㅋㅋㅋ

  • 허지 2015.01.09 19:48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유니 숙소에서 봣던 시끌벅적한 일본인들 생각이 나네용ㅎㅎ 새로운 여행기 기대합니다 흐흐

  • 희진 2015.01.12 11:41 ADDR 수정/삭제 답글

    셀카봉 가져가기 잘했다ㅋㅋ

  • 김블리 2015.01.14 00:49 ADDR 수정/삭제 답글

    경은 그 함바그집 텐진 지하상가 맛집? 완전 아이시떼루 인데 ㅋ 어캐지내나 했더니 후쿠오카에 있구나~~ 언니도 6일부터 9일까지 오사카 잠깐 다녀옴

  • 선미 2016.01.21 09:57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일본갔구나!! 이번 겨울엔 어디갔었을지 궁금해서 들어와봄ㅎㅎ 나도 대학때 후쿠오카 갔었는데ㅋㅋ 거리가 깨끗해서 놀랐던 기억!!ㅋ

#58 면장 선거 / 오쿠다 히데오

책이야기 2013. 3. 11. 21:52

2013.03.04-2013.03.11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처음 읽어봤다. 천진난만한 이라부라는 신경정신과 의사를 통해서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단순하고 명쾌한 답을 준다. 오쿠다 히데오 소설에서 시리즈로 계속해서 등장하는 의사라고 하는데 매력적인 캐릭터다.

 

요즘에 많이 드는 생각은 생각이 많은 건 생각보다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신중할 필요는 있지만 많은 생각을 하는 건 걱정만 많이 만들고 그 걱정은 나로 하여금 머뭇거리게 만드는 것 같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행동부터 하고 그로 인한 결과는 또 그 때 해결하면 된다. 상처를 받더라도 나쁠 건 없는 것 같다.

 

- 조금은 난폭한 발언을 해도 괜찮아. 악명은 무명보다 나은 법이지. 정치가에겐 서비스 정신이 필요해

 

이런 정신을 가진 정치가는 참 많은 것 같다. 요즘에 내가 몰입해서 보는 강용석의 고소한19 프로그램! 강용석 완전 비호감이었는데 이 프로 보면 인간적인 것 같고 나름 웃긴 구석이 있어서 재밌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가의 말은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아니아니 아니되오.

 

- 혼자만 이기면 놀아줄 상대가 없어진다.

 

- 인간이 룰을 지키는 것은 자기에게 해가 미치지 않을 때뿐이다.

 

나에게 해가 되는 룰이라는 걸 알면서도 실천하는 사람은 높은 도덕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난 평범한 사랆이라서 나에게 해가 되는 룰이라면 피하고 싶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으로는 갈등과 부끄러움을 느끼겠지? 이런 최소한의 부끄러움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 정의감만으로는 외딴섬을 운영해갈 수 없어. 부정은 정당방위야. 태어났을 때부터 당연하게 병원이나 학교가 있는 도쿄 놈들이 알 리가 없지

 

같은 것에는 같게, 다른 것에는 다르게 대하는 것이 평등이다. 원래부터 강자였던 사람은 결핍에서 오는 절박함을 모른다. 사실 나도 이런 절박함을 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모든 현상에는 그 원인이 있기 때문에 그 바탕을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법이 규칙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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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야기 2012. 10. 23. 23:56

2012.10.22-2012.10.23

 

'광해' 이후 볼만한 영화가 없었는데 '용의자X'가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이다.

 

두 천재 이과생들의 두뇌 싸움이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진다. 너무 흥미진진해서 다른 일을 하면서도 계속 읽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져들어서 본 소설이다. 영화는 평점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하던데, 소설을 읽으며 많은 사람들의 상상 속에 펼쳐진 이미지들을 하나의 영상으로 만족시키기란 너무나 힘든 일이라서 그럴 것이다.

 

학문을 하는 사람들은 순수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교수님들 중에는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가 봐도 어린아이같은 구석이 있으신 분들도 많다. 복잡하고 교묘한 사회 생활에 등을 돌린 채 순수한 학문만을 파고들다보면 사람이 단순해지고 맑아지는 걸까? 

 

요즘에 책에서 이과, 문과에 대한 이야기를 유독 많이 접하는 것 같다. 세상이 이렇게 이과와 문과로 양분되어 있는 것인가? 어쨌든 나도 이과 성향이 강한 아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더 이과쪽의 이야기에 더욱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살아갈수록 순수하게 그리고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이야기 스토리를 따라 읽다보니 딱히 인상깊은 표현이나 사색거리가 많은 것은 아니었다.

 

- 그것은, 절대로 완벽하다고 믿고 있던 수식이 예상하지 못한 미지수 때문에 서서히 흐트러져갈 때 느끼는 감각과 비슷했다.

 

- 왜 이런 공부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의문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학문을 하는 목적이 생겨난다. 수학의 본질을 이해하는 길로도 이어진다. 그런에 그들의 소박한 의문에 대답하지 않는 교사가 너무 많다. 아니,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수학을 이해하지 못하므로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가르치고 학생에게 일정한 점수를 주는 것만 생각하기 때문에 모리오카가 던진 그런 질문 따위는 그냥 번잡하고 귀찮을 따름이다.

 

- 진실을 숨기는 건 괴롭다. 숨긴 채 행복을 거머쥔들 그게 진정한 행복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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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 학교

다문화교육 2012. 4. 3. 23:34

다문화교육입문 수업 중에 재일조선인 2세 서경식의 책 [언어의 감옥에서]이 토론 주제로 떠오를 때 교수님께서 툭 던져주신 영화 '우리 학교'

우리 학교는 일제침략, 해방, 분단의 한반도 상황에서 일본으로 넘어갔던 많은 조선인들이 세운 학교를 의미한다.

일본으로 넘어온 조선인들은 현재 살고 있는 나라 일본, 분단된 조국의 두 나라 남한과 북한 사이에서 혼란의 상황에 놓여있다. 많은 조선인들이 현실적으로 일본 국적을 취득하거나 남한의 국적을 취득했을 때의 이득을 생각하여 남한 국적을 선택하지만 많은 조선인은 아직 '조선'이라는 진작에 없어진 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온갖 핍박과 차별을 일본땅에서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조선인들이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생긴 두 단체가 있는데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과 민단(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 바로 그것이다. 조총련은 해방후 처음생긴 재일동포 단체로 친북한계 재일본인 단체이다.  민단은 조총련에 대항하면서 재일교포의 권익을 옹호하려는 우익단체이다. 다른 나라에서 당하는 차별을 생각하면 하나로 똘똘 뭉쳐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이미 재일동포도 우익과 좌익으로 분열되어 있는 형세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훗카이도 조선학교는 조총련의 교육 사업 중 하나이다. 따라서 이들이 지켜나가고 있는 민족성, 문화는 북한의 것과 더 가깝다는 것을 밝혀둔다.

재일 동포들이 일본 사회의 차별로 힘들어할 때, 북한에서는 많은 재정적인 지원으로 교육사업이나 문화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왔지만 한국 정부서는 일본 정부에 떠넘기는 식의 정책을 펴면서 재외동포를 등한시 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옆에 있는 아이들과 같은 것들을 추구한다. 또래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과정에서 사회화가 이루어지는데 재외조선인들은 자신이 주변의 또래집단의 아이들과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혼란을 겪는다. 이러한 혼란은 쉽게 자신의 정체성의 상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 장면1 - 감격의 졸업 여행을 조국으로 떠나다.

우리 학교 고급부 3학년 학생들은 졸업여행으로 말로만 듣던 조국, 북한으로 졸업여행을 떠난다. 만경봉호를 타고 북한으로 간 아이들은 조국을 땅을 매우 감격적으로 밟는다. 모든 사람들이 나와 생김새가 같고 똑같은 말을 하는 동포라는 것이 믿기지 않고,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질러도 저고리를 입고다녀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비난하는 사람이 없는 평화로운 조국의 모습에 아이들은 감동한다. 민족과 국가가 같은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는 나에겐 다소 생소한 모습이지만 그들에게는 꿈만같은 여행이다. 조국에 다녀오고 난 이후로 그들의 정체성은 더욱 확고해진 것 같아 보였다.

# 장면2 - 일본 우익 세력의 만경봉호 입항 저지

졸업 여행을 다녀온 아이들은 일본 우익 세력들에 의한 입항 저지 시위를 만난다. 이 때 뿐만 아니라 재일조선인들은 북한의 돌발행동이 있을 때마다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일이 많으며 그 때마다 선생님들이 불침번을 서기도 한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학교로서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국가적 정책 지원도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조선의 국적을 버릴 수 없는 이유, 그 간절함, 조국, 과연 그것들은 대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드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 장면3 - 저고리를 입는 여학생들의 불만에 대한 토론

우리 학교는 일본의 최북단의 섬 훗카이도에 있는 유일의 조선인 학교이다. 겨울이 되면 눈이 머리까지 쌓이고 아무리 껴입어도 추운 지역인데 여학생들은 반드시 저고리를 입고 등교한다. 남자들은 바지와 셔츠를 껴입을 수 있지만 여학생들은 저고리밖에 입을 수가 없다. 내가 생각해도 얼마나 추울까 싶다. 하지만 고급부 학생들은 이렇게 말한다.

'일본에서 민족성 지키는 것 하고, 남조선에서 민족성을 지키는 것은 조금 질이 다르죠. 남조선에서는 내면적인 것을 잘 지키고 있으면 지키고 있다가 되지만 우리 일본에서 사는 재일동포들은 내면에서만 지키고 있어도 외면에 나오지 않으면 그것이 점점 내면에서도 침투해가고 결국 일본사람하고 같이 되죠. 그런 것이면 안되니까 치마저고리도 입어야 하고, 우리말도 지켜나가야 하죠.'

'역시 어지럽게 입으면 일본 학생의 짧은 치마하고 너무 다름이 없죠.'

'춥지만 귀엽고, 그것을 입으면 뭔가 조선 사람으로서의 의식이 커진다고 할까 나에게 용기를 준다고 할까.'

이 추운 지역에서 치마저고리를 입는 다는 것은 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민족성을 지키고자 하는 재일동포의 의식이고 용기이다.

다문화교육 대학원을 다닌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직은 단일문화권의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다양한 문화권 안에서 아이들의 이해의 폭이 넓어지리라 생각했는데 상처만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가능하다면 단일 문화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내 소속감과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아이들에게는 주어져야 한다. 다문화상태, 특히나 문화를 구분지어 고급 문화와 저급 문화의 편견이 형성되어 있을 때 아이들이 갖는 가치 혼란 상태는 매우 클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고 그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선택한 전공이 참 어려우면서도 가치있는 공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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