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69 KN의 비극 / 다카노 가즈아키

릴리06 2013. 12. 16. 14:49

 2013.11.20-2013.12.06

내가 너무 좋아하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

 

항상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은 사회 비판적인 주제를 한 가지씩 가진다. 제노사이드에서는 인류 대학살, 13계단에서는 사형제도, KN의 비극에서는 낙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마치 잘 짜여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즐거운 작가와 책이다.

 

그냥 이 작가의 책은 무조건 믿고 보기때문에 처음엔 역시나 흡입력이 장난아니군..하며 읽었으나 빙의된 주인공의 이야기로 책의 절반 이상을 끌고 나가면서 점점 공포스러워지는 스토리! 많이 읽을수록 무서운데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글의 힘. 어쨌든 이 책 때문에 꽤나 고생했는데 혼자 집에 있었을 때 그 무서움이란,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 무서워 불도 못 끄러가고 그냥 엎어져 잤던 그 두려움이란.. 등골이 오싹오싹했다.

 

그래도 역시나 재미있게 읽은 소설. 좋다. 다카노

 

- 갑자기 이소가이의 머릿속에 연수생 시절 선배가 해 줬던 충고가 떠올랐다. 자살을 결심한 환자는 여러 가지 수단으로 의사를 속이려 든다고......

 

- 동의서를 같이 서명한 뒤 보낸 이틀간의 주말. 대부분의 시간을 품 안의 가나미를 안고 보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그것뿐이었다. 어설프게 위로하려 들었다가는 오히려  가나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위로를 한다는 것은 내 마음 속으로 그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 어설픈 위로는 오히려 상대에게 장벽을 하나 더 만들어주는 것밖에 안 된다. 사람들은 안다. 정말 기쁘고, 정말 슬프고, 정말 외롭고, 정말 두려울 때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것을.

 

- 한 여성을 계속 좋아한다는 건 붕 뜬 감정뿐만 아니라 때로는 의지력도 필요하더군요....이성을 향한 사랑이 정반대의 감정과 표리일체라는 사실을. 그것도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그게 너무나도 쉽게 뒤집힐 수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