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2013.지구반대편남미

[D+6] 브라질 Foz do Iguaçu 다녀오기

릴리06 2014. 1. 4. 08:53

여행 시작한 이후로 제일 잘 잔 하룻밤이었다. 17시간 동안 10시간 넘게 잤던 것 같다. 버스가 이렇게 편할 수 있다니 허지은은 40시간도 탈 수 있을 것 같단다. 나도 동감!

아침 해뜰 무렵 지은이가 찍은 아침 일출 사진과 소떼 사진. 뭔가 흔들리는 모습이 더 분위기 있다.

마치 그림같은 아침 풍경이다.

승무원이 아침밥을 주러 다닌다. 지은이가 쓱 보더니 빈 쟁반만 들고오는데.. 라고 해서 뭐지 했는데 오늘 아침은 따뜻한 음식은 없고 요렇게 간단한 빵과 비슷켓 종류와 따듯한 차다.

정말 밝은 아침에 다시봐도 너무 편하게 만들어진 버스다.

이 쟁반을 자세히 보면 뻗은 다리 위에 놓기 쉽게 다리 모양의 홈이 파여있다. 그래서 그런지 내 몸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드는 맞춤 쟁반!

2층 맨 앞자리는 앞유리에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갈 수 있다. 그래서 살짝 가서 사진을 찍었다.

호주에서 2박 3일 동안 쭉 뻗은 도로만 보면서 운전했었는데 그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땅이 넓은 나라는 이렇게 길도 일직선으로 쭉쭉 잘만 뻗는다. 그리고 여기 흙은 온통 붉은 색이라 아스팔트 도로도 붉은색으로 뒤덮여 있다.

17시간의 이동끝에 이과수 마을에 도착했다. 우리는 버스터미널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피터팬이라는 호스텔인데 이제 나는 도미토리는 싫으니까 더블룸으로 잡았다. 그런데 더블침대 하나와 2층 침대 하나가 있는 독특한 구조인데 다 쓰라고 한다. 어쨌든 저렴한 가격에 짐을 풀었다.

이과수 폭포 때문에 이 지역은 항상 습도가 80%가 넘고 조금만 움직여도 몸이 찝찝해지고 덥다. 그래서 에어컨 시설은 아무리 저렴한 숙소라도 다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세 나라의 국경지대다. 아르헨티나 쪽 폭포가 볼거리도 많고 장관이라고 하지만 브라질쪽도 30분이면 건너 갔다 올 수 있어서 우리는 오늘 브라질 쪽 이과수에 다녀오기로 했다. 브라질 쪽은 아르헨티나쪽보다 한 눈에 전체적인 전망을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짐을 풀고 나니 비가 많이 와서 조금 숙소에 있다 나왔더니 2:00에 마지막 버스가 떠났다고 한다. 그 때 시각은 2:15이었다.

우리는 옆에 인포메이션에 가서 버스말고 지금 브라질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묻자 자동차로 가는 것밖에 없다고 한다. 기사와 자동차까지 해서 우리를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데 350페소. 잠시 생각하다 이만원 정도만 더주면 편하게 브라질쪽도 볼 수 있는 상황이라서 별로 고민하지 않고 가자고 결정했다.

나중에 보니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도 있긴 했지만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 걸렸을 것 같다.

어쨌든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브라질로 넘어가기 위해서 이미그레이션으로 갔다. 마치 톨게이트처럼 자동차에 타서 기다리면 된다.

그러면 우리는 차에 앉은 자리에서 저기 앉아있는 언니가 우리 얼굴을 확인하고 바로 출국 도장을 여권에 꽝꽝 찍어주고 아르헨티나를 떠나게 된다.

입장권을 사서 들어오면 트레일을 타고 넓은 이과구 공원을 둘러볼 수 있다.

이제 출발!

처음에 눈에 보이기 시작한 이과수 폭포. 나중에 비하면 이건 천지연 폭포 수준밖에 안되지만 이것만으로도 내 마음을 흔들어놓기엔 충분했다.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이과수는 나이아가라와 빅토리아 폭포를 합친 것보다도 큰 세계 최대의 폭포이다.

악마의 목구멍 쪽으로 가면 갈수록 폭포의 크기와 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수증기가 엄청 나고 비도 와서 카메라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이 멋진 풍경을 앞에 두고 카메라를 안꺼낼수가 없었다. 당연히 눈으로 많이 찍었지만!

저기가 악마의 목구멍 전망대이다.

내 첫 배낭여행 인도때부터 들고 다닌 우비인데 이번 여행에서야 처음으로 썼다. 내일 아르헨티나 쪽에선 완전 폭포 밑으로 배타고 드어가는 투어를 할 예정인데 더더욱 신난다.

정말 내 눈으로 본 것만큼 사진에 표현이 안되는 것이 안타깝다.

여행을 하면서 나에게 큰 감동를 주고 가치롭다고 느끼는 건 언제나 자연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이건 완전 대자연이다.

와우, 우와, 흐억, 대박

감탄사를 자아내며 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음이 느껴졌다.

이과수를 둘러싸고 파라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는 꽤 긴 전쟁을 치뤘다고 한다.

사람들은 1시간이면 충분히 브라질쪽을 본다는데 우리는 2시간 정도 걸렸고 다른 것도 가보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브라질쪽도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내일은 아르헨티나 쪽을 볼텐데 여기보다 더더더더 좋다고 하니 완전 얼마나 더 좋을 수 있을까 기대가 된다.

정말 신나게 두 시간 둘러보고 다시 차를 타고 브라질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경인 우정의 다리를 지난다. 다리의 절반은 아르헨티나 상징색인 흰색과 하늘색으로, 나머지 절반은 노란색과 초록색으로 색칠되어 있다.

한 쪽 다리는 브라질, 한 쪽 다리는 아르헨티나에 두고!

뒤에 크레 흐르는 강은 이과구에서 흘러내려오는 어마어마판 크기의 강이다. 크루즈도 떠다닌다.

우정의 다리를 지나서 아르헨티나 국경에 왔는데 차가 너무너무 많다. 기사 아저씨가 요리조리 교통 규칙 위반을 해가며 엄청 빨리 통과했는데 그래도 차에서 30분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여기서 자거나 내일 와야 한다며...

이곳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파라과이의 국경지대라서 자동차 기름과 각종 식료품이 아르헨티나가 싸서 많이 넘어온다고 한다. 이렇게 몰리면 차가 너무 너무 많이 막힌다고 한다.

점심 먹을 돈으로 브라질을 다녀왔으니 배가 고프다. 저녁 맛있는 걸로 먹으려고 여기저기 둘러보니 괜찮은 가게가 꽤 많다. 피자는 5,000원정도, 라비올라는 6,000원정도!

레스토랑 가도 싸게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이게 다 암환전 덕분이다.

이곳은 관광지이다 보니까 가게에서 페소, 헤알, 달러, 유로로 모두 지불할 수 있도록 영수증이 나온다.

완전 큰 도시에 있다가 작은 마을로 오니까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다.

밥 먹고 부른 배 두드리며 살살 동네를 걸어보는데 사소한 만족감으로 행복해지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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