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2013.지구반대편남미

[D+17] 죽음의 도로에서 자전거 타기

릴리06 2014. 1. 16. 10:37

어제 예약한 죽음의 도로 자전거 투어를 하는 날!

여행사에 모여서 아침 식사를 하고 라이딩에 필요한 옷과 장비를 받았다. 위험하진 않을까 걱정도 많이 됐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컸다.

오늘 가는 yungas 길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로 유명한 곳이다. 차량이 한 대 밖에 지날 수 없는 길인데 고산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서 가드레일도 없이 떨어지면 바로 절벽이다. 무엇보다 60여km를 해발 4700m 에서 1200m으로 내리 달려야 해서 처음에 시작할 땐 만년설을 보면서 시작했다가 나중엔 뜨거운 공기를 쐬며 투어를 마친다.

도로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고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봐도 절벽에서 떨어진 이야기, 오프로드에서 넘어져서 다친 이야기가 많이 보여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몸을 움직이는 액티비티가 좋고, 다른 사람들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전했다.

아침 먹고 30분 정도 달리면 가파른 산과 그 산에 있는 작은 도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자전거 라이딩이 시작되는 곳은 해발 4700m의 La Qumbre에서 시작한다. 시작하는 지점에는 바로 옆에 있는 것만 같은 만년설이 쌓인 봉우리가 보인다.

이 곳 투어에서 준 옷은 정말 작업복같다. ㅜㅜ

헬멧은 크래용팝같다.

빠빠빠

시작 지점에 준비되어 있는 자전거

죽음의 도로가 시작되기 전의 약 1시간은 아스팔트 내리막길을 달리는데 정말 도로 주변의 산들을 올려다보면 정말 내가 달리는 이곳이 어디인지 비현실적으로 압도적인 자연풍경에 멍해진다.

바람도 너무 시원하고 안개가 아닌 구름 사이를 달리던 기분!
마치 환타지 영화가 내 앞에 펼쳐질 것만 같은 배경!

내가 지금 이 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일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러다 아스팔트 길이 끝나고 죽음의 도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왔다. 가파른 산에 홀로 나있는 도로를 따라 이제 2시간 넘게 자전거를 타고 오프로드를 달린다.

거의 다 내려오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나랑 지은이는 나름 열심히 달렸지만 대열의 꼬리를 지킬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단체 사진도 많이 못 찍고... 나는 내가 찍겠다!

이 투어는 카메라을 가지고 하기 힘든 투어라서 사진을 찍어서 cd에 넣어준다.

여기서 준 옷들은 정말 나부랭이같다. 스카프로 얼굴을 가려서 많이 안탄 것 같다.

라이딩이 시작될 때 처음에는 절벽 아래를 바라보고 아찔했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적응이 되고 그렇게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오히려 오프로드의 큰 돌들이 변수가 되어서 자전거를 탈 때 어려움이 많았다. 덜덜거리는 자전거때문에 손바닥과 손목이 많이 아프다.

4시간 정도의 라이딩이 끝나고 마지막 도착 지점 계곡!

1200m 지점까지 내려와서 날씨도 따뜻하고 물도 시원하고 라이딩을 마친 성취감에 기분도 짱!

지금부터는 투어 회사에서 찍어준 사진!

차를 타고 근처의 호텔(?)에서 샤워도 하고 맛난 점저도 먹고 라파스로 돌아왔다.

라파스로 돌아오는 길은 오다보니 오전에 자전거를 탔던 길이었다. 그런데 오전에 자전거를 타고 내가 느꼈던 길과는 너무 달랐다. 차를 타고 가니 바깥풍경과 내가 분리되어 있는 느낌이었고 그냥 그림를 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를 타면 내가 풍경 안에 들어있는데, 오전에 내가 애 풍경 안에 있었는데!

라파스에 거의 도착했을 땐 해가 지고 라파스의 하늘과 도시가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해가 더 지고 가는 길에는 라파스 도시에서 보이는 만년설 봉우리도 보였다. 어제 전망대에 가서 구름에 가려서 못봤는데 반갑다.

우리는 여행사로 돌아가서 기념 티셔츠도 받고 오늘 찍은 사진과 동영상도 CD로 받았다.

I ride the deatj road!

볼리비아에서의 마지막 밤, 숙소로 가기 아쉬워 전에 봐뒀던 맛있는 빵집에 갔다. 티라미수, 밀푀유, 레몬파이, 치즈롤 4개를 먹었는데도 가격은 5000원 정도다.

완전 신난다.

신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했어야 했는데 숙소에 돌아와서 보니 빵집에 내 운동화를 두고 온 것이다. ㅜㅜ

호스텔 리셉션에 말하니 너무 고맙게도 전화를 해주고 말을 잘 해줘서 우리를 기다려 준다고 했다. 그래서 위험하다는 라파스에서 밤 11시가 넘어 택시를 타고 다시 그 문닫힌 빵집으로 가서 뒷문으로 들어가 신발을 받아왔다.

볼리비아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다이나믹하게 끝났다!

차오~ 볼리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