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숙소 근처가 젊은이들의 거리인지 밤에 음악을 틀어놓고 놀고 방음이 잘 안되서 숙소에서 떠드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 일찍 일어난 김에 조식을 먹고 오전에 death road 투어에서 받은 사진 cd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인터넷 카페는 이제는 없어지는 추세다. 숙소, 식당, 카페 등 와이파이가 안 터지는 곳이 드물고 스마트 기기를 안가지고 일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우리도 인터넷 카페를 찾느라 힘들었다.
인터넷 카페 찾느라 또 지나간 12각돌!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인터넷 카페를 찾아 오전 미션을 클리어 하고 우리는 트립어드바이져를 통해 알아둔 Jack's cafe로 갔다. 남미 와서 한 번도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안 마셨는데 여기 카푸치노 사진을 보고 이건 먹어야해! 촉이 발동!
위에는 코코아가루가 뿌려져있고 우유 거품은 쫀쫀하고 풍성해서 완전 부드럽고 맛있었다.
이어서 나온 음식들도 대만족! 식재료도 좋고 요리도 완전 맛있다.
먹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내가 이 카페를 몇 번 더 올 수 있나였다. 가격도 많이 비싸지 않고 완전 만족스러운 식당이다.
지나치게 부른 배를 부여잡고 우리는 숙소 가서 빨래를 찾고 시티투어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골목골목이 정말 다 너무 예쁘다. 하지만 이 모든 양식은 대부분 스페인 양식이고 잉카의 양식은 약간의 돌벽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유럽보다 더 유럽같은 풍경이 마음이 흔들리지만 그들은 잉카 문명을 무자비하게 짓밟은 정복자들이고 침략자들이었다.
일본이 우리의 문화를 다 질밟고 일본 양식의 건물를 짓고 종교를 강요하던 폭력과 같다. 남미에서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만 남아있는 것도 우리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던 일본 사람들의 모습과 같다. 다행히도 우리는 일본의 침략을 이겨내고 독립을 했지만 완전히 정복당해버린 잉카인들의 얼굴에는 패배자의 기운이 아직도 서려있다.
우리 숙소 가는 길엔 이렇게 쿠스코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 있다. 전망이 좋아서 밤까지도 그렇게 시끄러웠나보다.
숙소에서 쉬다가 오늘 신청해둔 시티투어를 하러 나왔다.
제일 먼저 간 곳은 태양의 신전, 꼬리깐차
스페인 사람들이 쿠스코에 와서 태양의 신전을 부수고 그 자리에 성당을 세웠다. 그런데 다 부수기 힘들정도로 견고하게 만들어진 잉카의 건축물때문에 일부 남겨두고 성당을 세웠다. 그런데 1950년대 일어난 강도 6.9의 지진으로 스페인 사람들이 지은 성당 부분은 무너지고 잉카인들이 만든 부분은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위는 보수가 덜 끝나보인다. 아래에 남아있는 잉카인들의 벽은 아직도 견고하다.
보수를 할 때에도 그 부분만큼 딱맞데 돌을 만들어서 정확하게 끼워맞추었다.
고대 문명에선 돌을 떡주무르는 듯이 다룰 수 있었던 민족이 강하게 살아남았나보다. 잉카도 스페인의 총칼에 정복 당했지만 사실 남미 전역을 지배했던 강성한 문화였다.
다음으로 간 곳은 삭사이와망이다. 쿠스코의 성벽으로 일부만 남아있다. 왜냐면 스페인이 여기 돌을 가져다가 스페인풍의 건물을 짓는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 꽤 많은 부분이 남아 있다.
비가 갑자기 쏟아져 판초우비를 사입었다. 쿠스코는 지금 우기라서 비수기라고 하는데도 마추픽추를 보러 온 관광객들은 엄청 많다. 세계적인 관광지이긴 하나보다.
시내에서 본 잉카인들의 돌벽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돌로 만들어진 성벽이다.
돌과 돌 사이엔 면도칼도 안들어갈 정도의 정밀함이라고 한다. (하지만 틈은 가끔 보임! 그 정도로 견고하고 세밀하다는 의미)
위로 올라가보면 쿠스코 시내도 한 눈에 내려 보인다.
다음으로 간곳은 땀보마차이로 가이드가 설명하기로는 물에 대한 종교 의식과 제사를 지내는 곳이라고 했는데 숙소 와서 가이드북을 보니 잉카시대의 목욕탕이라고 나와있다. 여러가지 가설이 있는거니까~
어쨌든 옷을 너무 얇게 입었고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이 때부터는 추워서 정신이 없었다. 그냥 빨리 사진 찍고 버스 가서 타기!
추으니까 계속 점심 때 먹은 Jack's cafe 카푸치노가 생각났다.
다음은 뿌까뿌까라!
잉카 시대 쿠스코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하기 위한 요새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사방이 탁 트인 전망이 좋은 곳에 있다.
이 때도 추워서 정신이 없다. 그냥 빨리 찍어찍어!
마지막으로 켄코!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거대한 바위라고 한다. 가이드북엔... 여긴 지그재그 모양의 돌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정말 추위와 싸웠던 하루!
나름 투어라 그런지 마지막엔 기념품 샾에도 갔다. 세계 어디나 투어여행은 비슷한가 보다. 우린 아무 것도 안 사고 코카차만 마시다가 나왔다.
이번 여행은 트립어드바이저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순위가 높거나 리뷰가 많은 음식점은 정말 다 맛있다. 그래서 쿠스코에서 가장 리뷰가 많은 Cicciolina에 갔다.
와서 보니 여기도 엄청 고급식당이다. 어제 chicha만큼이나!
오늘은 dark 꾸스께냐를 시켰는데 완전 맛있다. 정말 기네스만큼이나 풍부한 맛이다.
고급식당답게 음식은 다 맛있었다. 세 가지 종류의 스테이크도 부드럽고 옆에 곁을인 야채도 맛있었다.
하지만 파스타빼고!
이 파스타는 한 입 먹으니 똠양꿍 맛이 났다. 우유가 아니라 코코넛밀크를 사용한 파스타였다. 똠양꿍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가장 리뷰가 많은 Cicciolia도 와봤으니 이제부터 쿠스코에서 남은 식사는 모두 jack's cafe에서 하기로 했다. 완전 만족도 높은 카페다!
오늘 잉카 문명을 따라 몇 곳만 가 보았는데 스페인에 의해 많이 파괴되어 잉카 유적이라기 보다는 그저 흔적 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내일은 잉카 문명의 정수, 마추픽추를 보기 위해서 꼭 거쳐야하는 마을,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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