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2011.호주자동차여행

[D+13] 가장 힘든 코스 통과

릴리06 2012. 1. 5. 06:03

Madura to Ceduna

간 밤에 잠을 설쳤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동물인 쥐가 텐트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텐트를 손으로 긁으며 공격해서 무서웠고 생각하기 싫은 일에 대해서 악몽을 꿔서 찝찝했다. 더 싫은 건 잠에서 깼음에도 그 악몽이 내 머릿 속에 ing 라는 것이다.

오늘 아침 느낌은 좀 거지같다.

어쨌든 상돈이가 찍어 온 Madura의 아침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달래본다.

오늘도 갈 길이 멀다. 어제처럼 늦게 도착하면 날이 어두워져 힘들기때문에 좀 일찍 출발하기로 한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캐라반 파크에 있는 대부분의 차가 다 빠져나갔다. 이 곳은 정말 그냥 잠만 자고 다시 길을 떠나는 곳이다.

근데 아침에 텐트에서 나와서 어제 어둠에 뭍혀 보이지 않았던 어마어마한 물건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것!

호주에서 엄청나게 캠핑카와 캐라반을 많이 봤지만 이런 규모는 처음 봤다. 아침에 무심코 봤을 땐 트럭이 서있는 줄 알았다. 정말 누굴위한 캐라반인가! 대단하다.

캠핑을 할수록 느끼는 건 나도 캐라반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캐라반이나 트레일러, 캠핑카를 끌고 다니면서 여행하는 너무 많은 호주인들. 땅이 넓어서 이런 것이들이 발달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캥핑은 좀 짱인 듯!

오늘 아침은 꼬꼬면과 티 3종 세트!

정말 일년동안 먹을 라면을 호주와서 다 먹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더운 나라에서 식재료를 들고 다니기도 힘들다. 우리는 아이스박스밖에 없기 때문에...

오늘도 700km를 달려서 Ceduna까지 가야한다. 갈 길이 멀다.

오늘은 서호주에서 남호주로 넘어간다. 넘어가는 border에는 세관이 있는데 생과일이나 야채를 검사해서 병해충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막는다. 1차 산업이 주를 이루는 호주 사회에서 세관 검사는 어느 나라보다 엄격하다.

정말 오는 가는 길은 끝없이 아무 것도 없다. 하늘과 땅만 있을 뿐이다.

덩그러니 놓인 주유기!

여긴 너무 비싸서 우리가 싼 곳에서 사온 기름 20리터를 부었다.

기름값의 차이도 크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기름통을 채우고 다니는 것은 호주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길에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야생 동물들을 알려주는 위험표지판이다. 호주 오기 전에 이런 표지판을 많이 봤지만 다 기념품인 줄 알았다. 근데 정말 저런 표지판이 엄청 많이 있다.

아직 캥거루를 만나진 못했지만 로드킬 당한 야생동물을 길에선 많이 봤다. 끔찍하지만 이젠 좀 익숙해진다.

오늘도 열심히 달려서 목적지 Ceduna에 도착했다.

south austrailia로 진입한 차량들은 여기 세관에서 검사를 받는다. 우린 모르고 지나쳤다가 막 소리를 지르며 불러서 돌아갔다.

오늘도 캐라반 파크에서 텐트를 친다. 그런데 바닷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텐트치기도 쉽지 않았다.

힘들게 텐트를 치고 부엌에 가서 저녁을 해먹는데 설거지 하러 온 노부부가 잡은 크랩을 주시며 먹으라고 하셨다. 저녁을 다 먹은 상태라 배가 불렀지만 오랜만에 먹는 레토르트가 아닌 신선한 맛에 홀딱 빠져서 마구마구 먹었다. 너무 감사해서 뭐라도 드리고 싶었는데 아무 것도 없다.

우린 꽤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시차가 바뀌면서 갑자기 늦은 밤이 되어버렸다.

이틀 동안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허허벌판을 달려왔다.

이 곳 Ceduna에 오니 사람 냄새가 조금은 나면서 마음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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