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erance to Madura
아침에 일어났는데 정말 오랜만에 텐트로 햇빛이 비친다.
이건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어제 아침의 풍경이거늘...
Esperance를 떠나는 날 이렇게 활짝 개는 하늘이 아쉽다.
그래도 어제 널어놓은 빨래가 바짝 잘 마르고 내 발이 되어주는 소중한 신발에게 햇빛을 쐬어 줄 수 있어서 만족!
지금까지는 한 도시에서 2박씩 하면서 서호주 해안을 즐기면서 여행을 했다면 오늘부터 3일 동안은 하루에 700km씩 달려서 Adelaide까지 간다.
이 구간은 볼 것도 없고 도시도 없고 정말 끝없이 펼쳐진 길만 있다.
Adelaide부터는 유명한 동부 도시를 쭉 돌기 때문에 즐거울 것 같지만 오늘부터 3일 동안은 꽤나 지루할 것 같다.
오늘의 점심은 컵라면!
1차 목적지 Norseman에 도착해서 공원에서 컵라면을 끓여먹었다.
아웅. 그래도 배가 고프다.
근데 이렇게 이동 중에 밥을 챙겨먹은 것도 처음이다. 다음부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이 곳은 시골이고 인구도 많지 않아보이는데도 공원에 내가 사랑하는 BBQ시설이 있다. 정말 우리나라도 만들어 주세요!
밥을 먹는데 옆에 기차가 지나간다.
란옥이와 상돈이는 호주와서 처음보는 기차라고 했다. 근데 귀찮아서 사진을 안찍으려는데 기차가 계~~~~~속 지나간다. 한 200량정도가 지나가는 것 처럼 엄청 길게 느껴졌다. 땅이 넓으니 한 번에 이렇게 많이씩 운송하는 것이 효율성이 높을 것이다.
끝없는 도로를 달리다 보면 1시간에 1개꼴로 주유소가 나오고 그 주유소는 지나가는 관광객이 길 위에서 죽지 않도록 식당과 숙박업도 같이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본격적으로 사람이 없는 도로로 진입했더니 기름값이 1리터에 1.9달러까지 치솟는다. 퍼스의 보통 기름값은 1.3달러 선이었다. 그래서 우린 20리터짜리 기름통에 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서 다닌다. 비상시 대비도 되고 경제적이고!
호주는 시골로 갈수록 마트, 기름 물가가 급격하게 올라간다. 땅이 워낙 크다보니 운송료가 많이 붙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 나는 190km를 달렸다. 앞지르기도 4번이나 했다. 점점 발전하는 운전 실력!
이제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니 점점 오늘의 최종목적지 Madura에 접근해간다.
Madura는 내 예상과 달리 그냥 마을도 아니고 주유소, 캐라반파크, 숙박, 레스토랑이 함께 있는 쉬어가는 곳이었다.
정말 3일 동안은 사람들이 살지않는 곳을 지나가야 하나보다.
저녁 7시가 넘어서 Madura 도착!
완전 끝이난 기름부터 넣었다.
가격은 흐억;;; 1리터당 1.99달러
하지만 표시가 잘 못 되어 있어서 사실은 1리터당 1.89달러.
어쨌든 비싸다.
빨리 텐트를 치고 밥을 해먹는다.
완전 전부 레토르트 식품이다. 근데 3일동안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참 맛나다!
이 곳은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호주 사람들의 물을 절약하는 습관은 참 대단하다.
설거지를 할 때에도 세제로 문질러 받아놓은 물에 한 번 담궈서 행주로 닦아낸다. 우리가 보기엔 더럽지만 여기 사람들은 꽤나 익숙해보였다. 그리고 화장실 변기도 꼭 대소변에 따라서 물 내리는 버튼이 다른게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이 캐라반파크에서는 체크인할 때 코인을 주고 코인 1개당 8분 동안만 샤워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자만 그렇다. 남자는 마음껏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남탕에는 맘껏 쓸 수 있는 수건이 여탕에선 없거나 제한 되어있는 점.
남탕에는 치약이 묶여있지 않은데 여탕에선 치약이 묶여있는 점.
이런 것과 비슷한 것일까?
어쨌든 재밌는 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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