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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4]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산프란시스코 성당

릴리06 2014. 1. 21. 14:36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조식을 먹으러 갔다. 맛있는 빵과 커피, 과일을 배부르게 먹으니 너무 좋다. 정말 호텔 투숙의 백미는 조식인듯! 허지랑 나는 조식을 너무너무너무너무 많이 먹어서 조식 이후 저녁 7시까지 안 먹었는데도 배가 마구 고프지 않았다.

허허허

오전엔 호텔에 누워 좀 쉬다가 점심때쯤 나가서 마지막 쇼핑을 하고 우리는 구시가지 센트로로 갔다.

센트로 지역은 피사로가 잉카 제국의 수도를 쿠스코에서 리마로 옮기고 시가지를 건설해 나간 곳이다. 아르마스 광장 주변으로 대통령 궁, 대성당까지 리마의 역사가 숨 쉬고 있는 곳이다.

여긴 대성당!

여긴 아르마스 광장과 대통령궁!

우리나라는 청와대 주변으로는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하고 주변 지역도 법적으로 건축이 제한되고 하는데 여긴 그냥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광장 앞에 딱! 있다.

영국의 버킹엄 궁처럼 정오에 근위병 교대식도 한다고 하는데 금방 끝나버린다고 한다.

오늘 우리가 둘러본 곳은 바로 산 프란시스코 성당이다.

이번 여행 중 유일하게 그 많은 성당 중에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본 곳이다. 오직 투어로만 둘러볼 수 일는 곳이고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곳이다. 대부분 스페인어 투어인데 우리는 영어 투어라서 가이드 한 명이 우리 둘만 데리고 다니면서 프라이빗투어를 해줘서 정말 좋았다.

이 성당이 유명한 이유는 지하 무덤 카타콤과 아름다운 도서실, 그리고 꾸이와 치차(혹은 피스코샤워)를 먹는 최후의 만찬 벽화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것도 새로웠지만 나는 정말 중세 성당을 둘러보는 것만 같은 세월의 무게가 느껴져서 더욱 좋았다. 바닥이나 계단은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는지 움푹 패이고 반들반들해진 모습으로 그들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 성당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역의 건축 양식이 사용되었는데 스페인과 이슬람 양식이 섞여있는 독특한 양식이다. 그런데 게다가 이 곳 페루 지역색도 섞여 있어서 아주 독특한 느낌이 든다.

정말 입장료는 3.5솔(1300원 학생할인 받음ㅋㅋ)이었지만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훌륭한 곳이었다!

여기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사진을 가져왔다.

도서관의 책은 실제로 몇 백년이 된 고서이고 앞에 있는 큰 책은 양피지로 만든 엄청 무거운 책이라서 이 책을 볼 수 있는 특수한 독서대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 공간은 화재의 위험때문에 양초를 들고 들어가 책을 읽을 수가 없어서 천창을 내서 밝게 했다고 한다. 2층으로 올라가는 아름다운 계단까지 옛 날의 모습 그대로이다.

지하 무덤은 처음에는 수도승이나 교회에 기부를 많이 한 특별한 사라들이 묻히던 지하 무덤이었지만 점점 아무나 와서 묻히는 일반적인 무덤이 되었다고 한다. 지진이 일어나고 나서 뼈를 저렇게 종류별로 예쁘게(?) 정리 했다고 한다.

저 뼈들이 쌓인 깊이가 4-5m는 된다고 하니 어마어마하다. 저 원형의 뼈 무덤은 일부일 뿐 그 외에도 엄청 많고 길은 미로 같다.ㅜㅜ

사람의 뼈를 한번도 본 적도 없었는데 오늘 한꺼번에 너무 많은 뼈를 봐서 소름이 돋고 힘들었다.

허지랑 나 둘만 투어를 받아서 그런지 더 알차고 재밌게 투어를 해서 좋았다.

우린 다시 미라플로레스로 돌아와서 어제 봐둔 샌드위치 집에 가서 샌드위치랑 감자튀김을 먹었다. 샌드위치는 잘 못 골라서 고기랑 멜팅 치즈만 있는 거라서 부드럽고 맛있긴 했지만 만족스럽진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시킨 샌드위치는 참 맛나보이긴 했다.

하지만 저 감자튀김은 정말 양도 많고 포슬포슬 식감도 좋고 겉은 바삭한! 맛있는 감자튀김이었다.

호텔에 돌아오면서 핑크베리에서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토핑으로 주문한 블루베리가 너무 맛있어서 마트 가서 블루베리와 꾸스께냐를 샀다. 그리고 들어오는 길에 어제 봐둔 츄러스도 사 먹었다.

오늘도 먹방은 끝이 나질 않는다.

이번 여행 마지막 밤은 블루베리와 꾸스께냐로 마무리! 한국에서 남미 오기 전에 사먹는 꾸스께냐는 절대 이 맛이 아니었는데, 여기서 먹으니 왜이리 맛있는지! 달달하면서도 구수하다.

내일 밤부터 비행기를 타고 한국 갈 일이 걱정이지만 내일 점심에 punto azul을 가서 밥 먹을 기대가 더 크다.

아아아~~
여기 와서 돼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왜이리 세상엔 맛난 음식이 이리 많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