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2014.뉴요커(+캐나다)

[D+19] 센트럴파크 피크닉

릴리06 2014. 8. 21. 13:59

오늘은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빈틈없는 일정 속에 달콤한 휴식같은 날이다. 맨하탄의 보물같은 휴식 공간인 센트럴 파크로 소풍을 가기로 했다.

며칠 전 뮤지컬 킨키부츠를 보고 난 이후로 뮤지컬을 더더 많이 안 보면 후회될 것 같아서 오늘은 러쉬로 피핀을 보기로 했다. 브로드웨이 공연을 싸게 보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인 러쉬는 미리 러쉬티켓을 파는 공연의 티켓 판매 시간을 확인하고 그 시간 전에 가서 줄을 서면 선착순으로 표를 살 수 있는 제도이다.

10시가 티켓판매 시간인데 우리는 9시10분쯤 도착했다. 벌써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오늘은 토요일이라 낮공연과 저녁공연이 있어서 저녁 공연으로 우리는 21, 22번 대기표를 받았다. 보통 30번 정도까지는 티켓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오예 오늘 저녁에도 뮤지컬을 보는거야!!

이제 먹고싶은 음식을 잔득 사서 센트럴 파크로 가면된다.

그런데! 이게 뭐지? 토요일이라 그런지 아직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번화하던 6애비뉴에 큰 장이 열렸다. 완전 어제까지만해도 차가 쌩쌩 달리던 이곳은 여러 나라의 음식과 디저트, 간식 그리고 물건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맨하탄 한 복판에서 이런 광경이 참 낯설고 신기하게 느껴져서 계속 우와 우와 하며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우리는 신나게 장 구경은 했지만 음식은 원래 사려고 했던 가게를 찾아 가서 사는 걸로 ㅋㅋ

매그놀리아 컵케익과 바나나 푸딩을 샀다. 미란다가 힘들 때 먹으면 엄청 좋아했다는 그 매그놀리아 컵케익이다. 컵케익은 사자마자 먹었는데 생각보다 평범했다. 엄청 달기만 한 느낌인데 왜 이리 유명할까?

스타 쉐프가 운영한다는 부숑 베이커리에서 크로와상과 아몬드 크로와상을 샀다. 비쥬얼은 합격점!

그리고 뉴욕에서 처음으로 먹은 할랄가이즈가 먹고 난 이후에 계속 먹고 싶었었는데 오늘 샀다. 그리고 과일과 절대 빠질 수 없는 나의 최고의 음료 커피까지! 참, 디저트로 장에서 구워팔고 있던 스위트콘까지도 알차게 샀다.

이제 센트럴파크에 퍼질러 앉아서 맛있게 먹으며 세상 사람들 구경하고 내가 참 가치있는 일들을 하고 있다라는 것을 느끼면서 여유롭게 쉬면 끝!

우리가 런치를 먹은 곳은 분수대가 있는 곳이었는데 그 옆에 호수에서는 사람들이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배를 타고 노를 젓고 있었다. 보기엔 참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이었지만 내가 저 땡볕에 들어가 노를 젓고 싶진 않았다. 그저 눈으로 그들이 주는 여유를 느꼈다.

하랄가이즈는 여전히 맛있었고 매그놀리아 바나나푸딩은 놀란만큼의 새로운 맛은 아니었지만 부드럽고 정당히 달달해서 계속 손이 가고 크로와상은 바삭바삭 맛있었지만 아몬드 크로와상은 라즈베리잼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 빵 맛을 해치고 이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해주는 것은 커피이다.ㅋㅋ

배부르게 먹고 그 동안 밀린 블로그를 정리했다. 뉴욕은 왜이리 시간이 없는지 블로그가 계속 밀린다.

블로그를 쓰다보니 졸려서 그냥 누워서 한 시간 넘게 자버렸다. 쿨쿨

어느덧 우리가 자리를 잡았던 곳은 세 기간이 지나서 햇빛이 들이쳤다. 그래서 더워서 잠에서 깨버렸다. 완전 꿀잠이었는데 ㅋㅋ

이제 자리도 옮길겸 슬슬 움질여볼까?

토요일 센트럴 파크는 가족, 친구, 연인들 그리고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하다.

다시 자리를 잡고 쉬다 블로그 쓰다 또 한 시간을 그대로 잤다.ㅋㅋ센트럴파크에는 공기 중에 잠은 유도하는 성분이 떠다니나 보다. 그 동안 몸이 피곤했는지 센트럴파크가 꿀맛같은 휴식을 준다.

자고 일어나 퉁퉁 부었다. 우헤헤

이제 해가 뉘엇뉘엇한다. 또 걸어볼까?

센트럴파크 안에 있는 가장 큰 호수이다. 이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둘레의 집들이 엄청나게 비싼 부촌이라고 한다. 마치 우리나라 한강 내려다 보이는 집 같은가 보다.

이 호수 둘레로 조깅을 하는 사라들이 엄청 많이 있다.뉴욕에는 어디에나 공원이 많은데 어디에나 운동하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내가 운동하는 건 아니지만 활기차게 느껴져서 좋다. 운동하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나에게도 전달되냐보다.

달콤한 휴식을 준 센트럴파크를 떠나 뮤지컬을 보러 42번가로 가기 전에 은진이가 링컨센터에 가고 깊어해서 갔다. 이곳은 유명한 공연장인데 바로 옆에 그 유명한 줄리아드 음대가 있다.

링컨 센터인데 지금보니 사진을 참~ 못 찍었다. 웃길정도로 ㅋㅋ

어디가나 잔디밭은 사랑하는 뉴요커들은 이 곳에도 간이 잔디밭을 만들어놓고 사람들이 누워쉬고 있었다. 잔디밭 뒤에 보이는 건물이 줄리아드 음대이다.

내가 앉아 쉰곳은 자작나무를 예쁘게 심고 특이한 의자를 가져다 놓은 휴식장소였다.

오페라와 클래식을 공연하는 이 곳에도 편안하게 눕고 다리 뻗을 수 있는 곳을 만들어놓은 것이 재미있었다. 우리도 자작 나무 그늘에 앉아 간단한 요기도 할겸 잠시 쉬어 갔다.

공연장에 도착했습니다~ 마구마구 설레는 뮤지컬 관람!

들어가기 전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피핀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스토리로 전개되는데 비현실적이라는 것과 관객이 스토리에 빠져들지 않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리 위해서 사회자를 둔다. 그리고 화려한 서커스 수준의 아크로바틱 퍼포먼스를 하는 공연으로 유명하다.

처음엔 생소한 극의 구성이 혼란스럽게 했고 러쉬티켓의 자리가 가장 앞 가장 끝이라 무대가 잘 보이지 않아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마치 무대 뒤에서 공연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극의 구조가 머리로 조금씩 이해되고 눈으로 무대가 익숙해지면서 인터미션에 다음 후반 공연은 재미있게 봤다.

무엇보다 피핀의 역을 맡은 배우가 너무 훈남에 몸매가 완벽해서 더 몰입을ㅋㅋㅋ 그리고 사람들이 모두 함께 따라부르던 어떤 굉장히 유명한 노래가 있었는데 처음 들어본 노래인데도 나도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이 강한 노래였다. 결국 피핀이 찾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범한 삶'이었다. 모두들 태어나서부터 특별한 삶을 사리라 인생의 중요한 것을 찾아 헤매지만 결국 평범한 삶 속에서 안정을 찾고 가족과 사랑을 나누며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주제에는 완전 공감한다.

하지만 수준높은 아크로바틱을 하기 위해선 그 쪽의 전문 배우들이 다수 투입이 되었을 것이고 그러다보니 노래가 많이 약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수준 높은 공연에는 틀림없는 신나는 뮤지컬이다.

뮤지컬을 보고 나오며 생각했다. 또 뮤지컬 보고 싶다. 다음에 또 뉴욕에 오게 되면 뮤지컬만 매일 매일 보고싶을 정도로 너무 재밌고 신난다.

공연이 끝나고 루즈벨트 섬과 맨하탄을 잇는 트램을 타러 갔다. 여기에서 보는 맨하탄의 야경이 아릅답다고 하는데 처음 도착해서 있었던 숙소에서 보이는 그 퀸스보로 브릿지가 보인다. 숙소에서 봤던 풍경이 더 예뻤던 것 같다. 트램은 다리가 풍경을 가려서 잘 안보이지만 메트로 카드 정기권으로 탈 수 있으니 루즈벨트 섬에 잠깐 나들이 갈 계획이라면 타도 좋을 것 같다. 말은 트램이지만 케이블카다.

빡빡했던 일정중에 여유롭게 공원에서 쉬고 공연도 봐서 신났던 하루였다.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다가 문득 떠오르는 하고 싶은 것! 그게 진짜 하고 싶은 것이고 잘 할 수 일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여행에서도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그냥 가보고 싶고 갑자기 하고 싶어지는 것 그것이 진정 바쁜 일정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급할수록 돌아가고 쉬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