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조식을 신청하지 않아서 교장선생님 내외분 식사 하시고 나면 9시에 만나서 데빈성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아침에 카톡으로 내 조식 계산해놨으니 내려와서 아침 먹으라고 ㅜㅜ 완전 감동스럽기도 하면서도 죄송하기도 하고 그랬다. 생각해보면 아침도 안먹고 자고 있는 내가 얼마나 신경쓰이셨을까?
다시 한번 교장선생님께 반함ㅋㅋㅋ
든든하게 먹고 호텔을 나서는데 비가 흩날린다. 나 우산 없는데...교장선생님께서 하나 있는 우산을 주신다. 두분은 모자달린 옷을 입으시고... 또 내가 민폐ㅜㅜ
데빈성 가기전에 블라티슬라바성에 갔다. 데빈성 가는 버스 타러 가는 길에 있어서 들렀다.
테이블을 엎어놓은 듯한 모양의 브라티슬라바성이다.
앞으로는 도나우강이 흐르고 숲이 펼쳐있다.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마치 가을이 온 것만 같은 낭만적인 날씨 ㅋㅋ
월요일은 문을 닫아서 안은 못보고 데빈성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데빈성은 브라티슬라바에서 20분이면 다녀올 수 있어서 근교 여행으로 좋다.
1000년도 더 된 데빈성인데 나폴레옹이 다 부숴버렸다고 한다. 성의 형태만 남아있지만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도나우 강과 다른 강이 만나는 지점이라 풍경도 아주 멋지다.
데빈성 안에 초원에는 양들에 많은데 검정양과 흰양이 있었다. 처음엔 더러워서 검정색인 줄 알았는데 원래 다른 것 같다. 양들과 그 뒤로 펼쳐지는 마을과 산이 참 아름답고 싱그럽다.
이런 한적함이 너무 좋다. 지금까지 나는 너무나 큰 도시만을 다녔던 것이다. 이런 작은 도시를 다니면서 여유롭게 다니는 것도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도시와 작은 도시 번갈아 가면서 여행하면 더 지치지 않고 즐겁게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느리게 그리고 조금 더 소박하게!
바로 옆엔 도나우강이 흐른다. 두 강이 만나는 지점이라 데빈성은 천 년도 전부터 요새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성터밖에 남지 않았지만 충분히 풍경이 아름답다.
교장선생님께서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정말 다 휘젓고 다니시면서 사진도 열심히 찍으신다. 사진을 DSLR로도 찍고 폰으로도 찍으신다. 지금까지 나한테 보내주시는 사진이 모두 폰카였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충격에 빠졌던지 ㅋㅋ 폰카로도 그렇게 좋은 사진을 찍으시다니..
추워보이는 나!
사실 이날부터 비가 오고 날씨가 쌀랑하더니 가을에 여행하면 이런 상쾌한 기분일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시면서 늘 옆에서 지켜봐주고 배려해주시는 두 분은 참 멋지다. 사진 많이 찍어드리고 싶었는데 다 느낌이 몰래 찍은 듯한 느끼이라 안타까울 뿐...ㅠㅠ
데빈성을 다 둘러보고 도나우강 쪽으로 내려갔더니 거기는 더 가을에 가까이 다가간 것만 같다. 가을 여행의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ㅋㅋ
데빈성은 원래 이런 모습이었다고 한다. 전쟁은 이런 문화재를 많이 훼손해서 안타깝다. 하긴 전쟁이 없었다면 이런 요새를 지을 필요도 없었을까?
정말 행복한 기분 가득하게 데빈성을 둘러보고 성 앞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러가지 메뉴가 있었는데 사실 며칠 전부터 별로 안 좋아하는 햄버거가 계속 먹고 싶어서 전 햄버거 먹을게요.. 했는데 교장선생님께서 내가 부담스러워서 그러시는 줄 아시고 계속 등심 스테이크 먹으라고 하셔서 괜찮다고 햄버거 먹겠다고 계속 그랬는데 결국 교장선생님께서 주문을 스테이크로...ㅋㅋㅋ
감사합니다!먹고 힘낼게요!
이건 슬로바키아 전통음식인데 감자전분 뭉친 알갱이에 양치즈로 버물린 전통음식인데 동유럽에 대체로 많은 것 같다. 혼자 한 개 다 먹긴 힘들지만 나눠먹긴 괜찮았다.
으흐흐 스테이크!! 관광지에 있는 식당치고는 음식이 정말 잘 나오고 맛있었다. 왠만한 시내 음식점보다 더 나았다. 스테이크도 웰던인데도 부드럽고 고소하고 맛있었다.
역시 끝까지 다 배풀어주신 은인!
호텔로 돌아와서 캐리어를 가지고 기차역까지 데려다 주셨다. 교장선생님도 내일 근교가는 기차표도 알아보신다고...말씀은 하셨지만 사실 그건 내일해도 상관없는데 나때문에 기차역까지 발걸음 하셨다. 캐리어도 기차 안 내 자리 옆까지 들어다주시고ㅜㅜ 또 다시 민폐...헤어질 때 사모님께서 손을 꼭 잡아주시는데 울컥했다.
한 달 정도 더 여행이 남으셨는데 부디 몸 건강히 잘 마치시고 돌아오셨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교장선생님~ 사모님~ ㅜㅜ
나는 한 시간 기차 달려서 마지막 도시 빈으로 왔다. 숙소는 상태 굿!!
피곤하고 짐 정리도 할겸 호텔 건물 1층에 spar라고 마트라 있어서 가서 이것저것 먹을거리 사고 마트 구경하고 왔다. 이렇게 맛있는 맥주들이 1유로 내외다. 많이 먹고 가야하는데 ㅋㅋ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리는 작은 캔 같은 것은 찾기도 힘들다.
호텔에서 슈퍼에서 사온 음식들로 저녁을 먹었다. 정말 불행중 다행인 것은 내가 엄청나게 많이 먹어 배가 불러터질 것 같으면서도 서서히 식욕이 줄어가고 먹고싶은 것도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동양식이 더 땡긴다.ㅋㅋ 빈에서는 4박 5일이라 쉬엄쉬엄 여행 마무리 하면서 편히 지내다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
드디어 마지막 도시까지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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