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2015.이베리아반도(+빈)

[D+25] 아직도 못 느낀 빈

릴리06 2015. 8. 23. 20:38

오늘은 쇼핑을 하는 날이다! 근교의 판도르프 아울렛을 갈거다. 내가 빈을 아웃 도시로 잡은 이유 중에 이 아울렛도 한 몫 했다.ㅋㅋ 그래서 몸도 가볍게 카메라도 가져가지 않아서 오늘 사진은 모두 아이폰 촬영!

셔틀이 11시라서 빈의 분위기도 느껴볼 겸 시내 관광의 중심지인 성슈테판 성당을 갔다. 성슈테판 성당은 모차르트의 화려한 결혼식과 초라한 장례식이 치뤄진 곳이다. 빈에 오니 모차르트아 음악사에 얼마나 대단한 존재였고 그 천재성이 주변 음악가들에게 미친 영퍙이 지대한지 새삼느껴진다. 한국에 돌아가면 아마데우스를 다시 봐야겠다.

종탑이 높아서 꽤 멀리서 찍어야 한 화면에 다 들어오는데 그것도 카메라를 많이 기울여야 했다. 검은 외벽이 보여주듯 성슈테판 성당은 천년에 가까운 세월을 보낸 성당이다. 동유럽 성당들의 특징이라고 하면 천장의 모자이크 타일같은 지붕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세월의 무게가 더 현저하게 느껴지는데 나는 금으로 치장하고 온갖화려한 벽화를 그려놓은 곳보다 시간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기는 고성당의 분기위가 좋다.

익살스럽게도 이 재단을 만든 조각가가 자신의 모습을 아래에다가 만들어놓았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자연스럽게 그려 넣거나 만들어 넣는 것을 좋아한다. 생각하보면 자신이 만드는 아름다운 작품처럼 자신도 그런 작품의 하나로 남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것 같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약간 특이했다. 그림이나 무늬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네모 칸칸이 색을 다르게 해놓았다. 낮에 햇빛이 이 창을 통해 들어오면 성당 안에 마치 사이키 조명을 켜놓은 것처럼 화려해진다고 한다.

난 비가 흩날리는 이른 아침에 와서 모르겠지만ㅋㅋ

성슈테판 성당을 나와서 성당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서 비엔나커피를 마셨다. 아인슈패너라고 하는 이 커피는 내가 성북초에서 근무할 때 내 스트레스를 달래줬던 정말 고마운 커피라서 엄청 좋아한다.

본고장에서 맛보는 비엔나 커피! 일단 모양은 너무 너무 예쁘고 맛은....음음 저 크림 너무 무겁고 많아서 한참을 먹어야 커피가 나온다. 그리고 크림과 커피가 썩 조화스럽지 않은 것 같다. 저 위에 커피 모양의 초콜렛이랑 함께 먹어야만 맛이 괜찮다.

이게 본래 비엔나 커피라면 실망스러운데... 다른 곳에서 다시 시도해봐야지!

셔틀을 타기 위해 오페라 하우스 앞에 가기 위해서는 빈 최고의 쇼핑 거리 케른트너 거리를 지나야 한다. 한 눈 안 팔고무사히 잘 지나갈 수 있을지 훗훗

그래도 여기는 들어가봐야지!

스와로브스키 본점이다. 이번에 오스트리아 오면서 알게 된 것은 스와로브스키가 오스트리아 브랜드라는 것이다. 그런데 교장선생님을 통해서 알게된 것은 체코 사람이 오스트리아에 와서 만들었다는 것!

지하 1층에서 부터 2층까지 총 3층에 걸쳐서 반짝반짝 크리스탈이 빛난다.

스와보르스키 제품뿐만 아니라 스와로브스키 스톤을 사용해서 귀걸이를 만드는 다양한 세컨 브랜드들도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제품 자체는 사실 한국에서 면세점에서 사는 게 더 싼 것 같아서 세컨 브랜드 중에서 예쁜 물건을 사려고 하다가 따로 있을 땐 잘 몰라도 옆에 두고 비교하면 확실히 본제품이 더 질이 좋아서 결국 사지는 않았다.

스와로브스키에 있는 의자도 반짝반짝! 만져보니 정말 크리스탈을 붙인 것이다.

케른트너 거리만 지나도 여행 준비하면서 알게된 것들이 하나 둘씩 보인다. 어쨌든 오페라 하우스까지 잘 도착했다.

여가기 빈 시민들의 사랑, 오페라 하우스!

정말 아쉬운 것은 7-8월에는 모든 공연이 쉬는 달이라서 오페라나 빈필, 합창단 등등의 공연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거 안 보면 음악의 본고장인 빈을 봤다고 할 수 없는데 아쉽다.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어서 지하철 화장실 갔는데 오페라 하우스 밑에 있는 지하철이라고 화장실이 오페라 공연장처럼 만들어놨다. 이래가지고 돈도 받고!! 흥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조금 돌아가면 무료 화장실이 있었는데 ㅠㅠ

셔틀버스 타고 판도르프 아울렛으로 출발합니다!!

도착하고 정신 없이 여기저기 다녔는데 생각보다 물건이 없다. 이탈리아나 영국에서 아울렛에 싸고 다양한 물건이 많았는데...여긴 발품을 팔아도 잘 못찾겠다. 선물을 뭘로 사고 내 건 뭘로 사고 머릿속으로 환상 가득 생각했던 것들이 다 무너져버림ㅋㅋㅋ

그래도 세븐진에서 산 가죽자켓은 엄청 마음에 든다. 여기 사람들은 가죽자켓을 정말 많이 입고 다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매장에 있는 가죽의 품질이 정말 좋았고 이렇게 이곳에 수요가 많으니 질 좋은 가죽이 우리나라까지 넘어오기란 쉽지 않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에고 힘들어서 세가프레도에서 잠시 쉬었다. 대학생때 서울에도 잠시 이 매장이 많이 들어서다가 언젠가부터 없어졌다.

나는 아메리카노 시켰을 뿐인데 뭘 이리 많이 주노?

베이글 샌드위치도 한 개! 따뜻하고 쫄깃한 베이글이 참 맛있음ㅋㅋ

원래는 7시 마지막 셔틀타고 나오려고 했는데 시원찮아서 그냥 5시 셔틀 타고 나왔다.

음식 욕심을 잃은 나는 어제 찾아놓은 숙소 주변에 베트남 음식점으로 갔다. 리틀 사이공에서 자주 먹었던 분보를 시켰는데 리틀 사이공 분보보다 더 담백하고 덜 달아서 맛있다. 엄청 흡입하고 쇼핑에 빼앗긴 기를 채우기! 다른 음식도 다 맛있을 것 같은 식당이다.

숙소에 쇼핑한 짐을 갖다두고 시청광장으로 갔다. 7-8월에는 음악 공연이 없기때문에 시청광장에서는 매일밤 필름페스티벌이 펼쳐진다. 큰 스크린으로 녹화함 공연을 틀어놓고 음악의 분위기에 흠뻑 취한다.

좌석도 많고 엄청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진지하게 관람하고 있었다.

입구쪽에는 일단 먹고 마시고 보자! 놀자판ㅋㅋㅋ 온갖 세계 음식이 부스별로 다 있고 온갖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나도 맥주 한 잔 하고싶었지만 50유로짜리 밖에 없어서 그냥 참았다. 숙소 가서 사놓은 맥주 마셔야지 흐흐

나도 앉아서 필름 페스티벌을 조금 감상하다가 트램을 타고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어젠 저녁에 숙소 도착해서 숙소에서 쉬고 오늘은 아주 잠깜 둘러보고 근교에 가서 쇼핑만 실컷하고 오니 사실 아직 빈의 느낌, 빈의 분위기를 잘 모르겠다. 18-19세기 미술하면 파리, 음악하면 빈이었을만큼 빈은 음악으로 가득 찬 도시일거라고 상상했었는데 비가 계속 흩날리면서 약간은 쌀쌀한, 그리고 다른 곳에선 그렇게 흔하던 거리 공연 음악 소리 조차 들리지 않으니 빈이 맞나 싶다. 내일부터는 좀 열심히 둘러보면서 내 기분을 끌어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