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22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신경숙

릴리06 2012. 8. 26. 22:31

2012.08.10-2012.08.26

 

 

내가 유년기를 보낸 80년대 20대를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

 

신경숙의 가장 유명한 소설 엄마를 부탁해도 아직 못 읽어봤는데 그녀의 다른 소설을 읽어본다.

사실 도서관에서 몇번을 빌렸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봐서 너덜너덜 더러워진 책을 읽기가 싫어서 다시 반납한 적이 있다.

 

그녀의 필체는 나를 마치 80년대 정윤의 삶으로 이끌어가는 것만 같아서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모든 것이 다 아름답게 느껴지고 자기 꿈과 열정을 펼쳐야할 20대를 민주화 운동에 쏟으며 시련을 겪었던 사람들. 우리는 그들이 이뤄놓은 성과 위에서 우리의 꿈을 펼치고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 정치가 정말 민주화 되었는가?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예전처럼 대통령 마음대로 헌법을 고치고 군대를 동원해서 밀어부치는 일은 당연히 없지만 그 대신 더욱 교묘해지고 비밀스러워지진 않았는지... 하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었다. 살기좋아졌다고 안도하며 즐거워하는 우리의 모습 뒤편에 그들이 웃음짓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뼛속까지 뿌리깊은 정치에 대한 불신)

 

어쨌든 80년대를 치열한 20대로 살아본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책!

 

 

- 내.가.알.아.서.할.게

내가 그에게 내뱉은 말은 결국 나를 고독하게 했다.

 

- 누군가 약속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의미 없는 일은 없다고 말이야. 믿을 만한 약속된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

 

-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일은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 가난해지는 일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때 했던 것도 같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일은 오히려 침묵 속의 공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 손을 잡으면 놓을 때를 잘 알아야 한다. 무심코 잡은 손을 놓는 순간을 놓치면 곧 서먹해지고 어색해진다.

 

- 소통을 두려워하는 사회는 그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된다. 나중엔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찾아 더 폭력적으로 된다.

 

- 용서할 수는 없어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