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는 시차적응이 되어서 오늘 아침엔 가뿐한 몸과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더워지기 전에 빨리 샤워를 하고 나갈 채비를 했다. 아침에 할 중요한 일은 환전과 이과수 가는 버스표 예매다. 아르헨티나 버스는 좋기로 유명한데 보통 세 등급으로 나눠진다.
세미까마, 까마, 수뻬르 까마!
우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수빼르 까마로 결정! 세미까마가 750페소 정도 했고 수뻬르 까마는 1010페소니까 돈 차이가 많지 않아서 우리는 좋은 거 타기로~ 하루에 2-3개 정도 밖에 안된다. 거의 180도 누울 수 있는 의자와 밥도 나오고 기대된다.
레꼴레따로 가기 전에 동네 빵집에 가서 빵도 샀다. 정스러운 가게들이 부에노그 아이레스에는 참 많다.
이제 버스 타고 출발!
레꼴레따에 간 이유는 에비타가 잠들어 있는 묘지에 가기 위해서다. 이곳은 역대 대통령, 연예인, 유명인사 등이 묻혀있는 최고급 묘지라고 한다. 정말 둘러보다보면 아무나 묻힐 수 없을 것 같은 포스가 있다.
정말 말하지 않으면 묘지인지 모를 정도로 묘지 하나 하나가 다 다르고 특색이 있어서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는 곳이었다. 몇몇은 문화재로도 지정되었다고 한다.
신전처럼 꾸며 놓은 곳도 있고 동상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아르헨티나의 국모와 같은 존재인 에비타의 묘는 생각보다 소박했다. 하지만 그 앞에는 가장 많은 헌화와 추모비와 사람들이 있었다.
기념 사진 찍기도 힘든... 오기 전에 에비타 영화라도 좀 보고 올 걸 그랬다.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너무 힘들어 쉬고 있는 천사 조각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여기에서 꽤나 유명한 조각인 것 같았다.
토닥토닥
묘지를 둘러보고 라틴아메리카 미술관인 MALBA에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타려고 가는 길에 맛있어 보이는 과일을 샀다. 색깔이 너무 알록달록 이쁘고 싱싱해서 보기만 해도 에너지가 생기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는 한국에선 비싼 블루베리와 체리를 조금 샀다.
이과수 버스 탈 때도 과일을 좀 사서 타야겠다.
우리는 오늘 점심도 소고기 소고기를 외치며 MALBA근처에 고기집을 알아놓고 찾아갔는데 그 식당이 다른 식당으로 바뀌어 있었다. 윽... 소고기 먹어야 하지만 우린 지쳤으므로 바뀐 레스토랑을 운명으로 생각하며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 델 디아(오늘의 메뉴)를 시켰는데 이건 메인 요리다.
막 맛있지는 않았지만 여유롭고 시원해서 좋았다. 신선한 느낌과 그리고 색다른 빵이 재밌었다.
이 레스토랑에는 천창이 있어서 햇빛이 비치는데 허지가 찍고 빛 제대로 받았다며 좋아한 사진! 하지만 내 얼굴은 뭔가 창백해 보여~
이 디저트는 정말 맛났다. 와인에 과일을 끓인 것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지만 상콤하면서 부드럽고 맛있었다. 뱅쇼같은 맛도 나고 새롭게 먹어본 종류의 디저트다.
이제 살살 걸어서 MALBA로 간다.
정말 살살 걷지 않으면 탈진 할 수도 있다. 물을 계속 마시면서 다녀도 화장실이 가고 싶지 않고 너무 땀을 많이 흘려서 몸은 계속 쩌는 느낌이다. 햇빛 비추는 곳을 지날 때는 피부가 전기구이 당하는 느낌이고 계속해서 사우나를 하는 듯한 매우 강한 더위다.
선크림을 꼼꼼히 계속 발라줘야 한다.
MALBA는 라틴아메리카 미술관인데 주로 현대미술 작품이고 큰 규모는 아니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 작품들이 많아서 보는 내내 재미있었다.
작품 하나하나를 보면서 이 작품은 미술 수업할 때 찰흙 참고작품으로 쓰면 좋을거야, 이건 콜라쥬, 이건 발상 및 구상?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는데 직업병인가 싶기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나는게 싫었다.
작품도 좋았지만 시원해서 더 좋았던 MALBA를 나와서 땅고 표를 예매하려고 오벨리스크로 가는 길~
근데 내 뒤로 보이는 차선은 11-12차선 정도 되었는데 이곳이 일반통행 구간이었다. 보통의 부에노스 아이레스 길은 좁아서 일방통행이 많은데 넓은 곳은 진짜 넓다.
플로리다에서 환전하고 다시 어제에 이어 다시 찾은 스타벅스. 왠만하면 로컬 카페를 가고 싶은데 유럽에서도 그렇고 호주도 그랬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차가운 커피를 안마셔서 아예 아이스가 안되는 로컬 카페도 많고 해줘도 미지근하게 해줘서 만족스럽지 않다. 하지만 그나마 스타벅스가 나은 편이라 자주 오게 된다.
참! 그리고 여기 스타벅스는 매우 싸다. 보통 음료 두 개를시키면 50페소(약 5,000원)를 넘지 않는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오늘은 어제보다 이엘로(얼음)을 많이 줘서 시원하다.
다시 출발!
오벨리스크가 있는 도로는 왕복 20차선이 넘는 것 같다.절반이상 넘어왔는데 내 뒤로 보이는 만큼의 차선이 있고 중간중간 신호등도 4-5개는 있는 것 같다. 어렴풋이 세계에서 가장 넓은 도로라고본 것같은데 잘 기억이 안난다.
넓기는 진짜 넓다.
우리가 늦었는지 티켓박스도 모두 문닫고 탱고는 우째 보나 고민을 하다가 일단 소고기를 먹고 쉬다 생각하기로 했다.
끼니 때가 되면 보통 '밥 먹자'고 하는데 여기선 '소 먹자'가 된다. 그만큼 너무 싸고 맛있어서 계속계속 먹고 싶다. 소고기가 싸고 맛있다는 호주보다도 비교가 안되게 싸고 맛도 더더더더 좋다.
여긴 소고기 천국이야.
하지만 우리는 보통6시정도에 밥을 먹던 습관이 있어서 6시만 되면 배가 고파 죽겠는데 대부분의 스테이크, 아사도 집은 7:30 또는 8:00에 열어서 10시 정도가 되면 절정이기 때문에 기다리기가 힘들다. 오늘은 마트에서 장을 봐서 숙소에서 스테이크 구워먹기 도전!
숙소에 있는 그릴판을 달궈서 앞뒤로 2분씩만 구워주면 맛있는 미디엄레어의 스테이크가 완성된다. 오늘은 허쉐프의 실력발휘! 저런 그릴 갖고 싶다.
곁들일 감자와 양파, 스파클링 와인까지 준비 완료!
우린 안심으로 샀는데 둘이 배부르게 먹을 저만큼의 양이 약 4,500원이었다. 정말 말도 안돼!!!!너무 많아서 다 먹을수 있을까 했는데 완전 깨끗하게 다 먹었다. 나는 삼청동에서 먹은 6만원짜리 스테이크만큼 맛있었고 허지도 부쳐스컷만큼은 되는 것 같다며 우린 소고기로 행복해하며 저녁을 먹었다.
우리가 구워도 이정도 맛은 보장되는 너무 훌륭한 소고기에 다시 한 번 감탄!!
사진보니까 또 먹고싶네...
후식은 낮에 산 블루베리와 체리로~
아직도 시차적이 잘 안되서 탱고는 접어두고 또 침대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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