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크루즈 공항에서 8시간 대기하면서 2시간 정도밖에 못 자서 피곤하다. 다크서클은 무릎까지 오고 점점 지쳐간다.
이제 수크레 가는 비행기만 타면 된다!
카운터가 열어서 체크인하고 들어가니까 카페 하나랑 소고기 파는 가게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일하고 있는 언니야, 세상에서 가장 편한 직장이 아닌가 싶다. 아무도 소고기를 사가지 않으니 않아서 컴퓨터만 만지고 있는 언니야!
볼리비아도 소고기가 맛있으려나~
10:30 비행기인데 말도 없이 한 시간이나 넘게 말도 없이 딜레이 되었다. 피곤한데 빨리 비행기 태워달라고!
우리가 탄 비행기는 아마스조나스 경비행기다.
이제 비행기 타요~
우린 두번째 줄에 앉아서 조종석도 다 보인다. 아저씨 올라!
그리고 유일한 승무원언니. 얼마나 말을 기계적으로 빨리 하는지 외계어 같았다. 저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볼리비아 신여성인듯하다.
비행 시간은 딱 30분!
이 언니야는 이륙한지 2-3분만에 일어나서 음료를 준비한다. 그래야 30분 안에 모든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음료 다 나눠주고 쓰레기 걷으면 바로 착륙! 혼자서 이리저리 바쁜 모습이 안타깝지만 이런 상황이 웃기기도 했다.
비행기 내 안전 수칙을 중 이런 것이 있다. 비상시엔 의자를 뜯어 안고 물에 뛰어들어야 한다.
구명조끼따윈 없다. 푸하하
버스로 10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비행기로 30분만에 이동!
수크레 상공에 도착했다. 수크레도 2,700m고도에 있는 도시이다. 무려 백두산 천지의 높이! 고산병이 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여기선 아무렇지 않았다.
내리쬐는 태양이 강렬하다.
무려 비행기를 탔음에도 이과수부터 20시간 거쳐서 수크레 도착!
볼리비아 돈이 하나도 없어서 환전하려고 하는데 공항엔 환전소도 없다. 딱 봐도 없게 생겼다. 너무 작다. ATM으로 2000볼을 찾아서 택시를 타고 우리가 예약해둔 숙소로 이동했다.
Casa Verde 녹색집이다. 마음에 쏙드는 건물!
우리방을 안내받았는데 복층구조로 되어있다. 안에는 쇼파와 테이블도 있고 집안 구석구석 주인의 손길이 많이 닿은 듯한 따뜻함이 묻어 있어서 정말 정말 부에노!
집안에 식물도 많다. 꽃까지 예쁘게 핀 사랑스러운 우리 숙소!
숙소를 보는 순간 우리는 이곳에 하룻밤 더 머물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수크레는 3박 4일 머물기로~
어제 점심 이후로 제대로 먹은 음식이 없어서 일단 씻지도 않고 밥부터 먹으러 갔다. 일요일이라서 문을 연 곳이 많이 없었다. 그래도 마요 광장에 있는 식당들은 영업을 많이해서 피자가게 들어가거 오늘의 메뉴를 먹었다.
맛은 음 그다지 없었지만 너무 배가 고파 허겁지겁 먹었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이제서야 수크레 동네 여기저기 기웃기웃 거려본다. 하얀 집과 빨간 지붕이 예쁘고 무엇보다 조용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수크레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배도 부르니 사진도 하나 찍고!
숙소에 들어오니 3시쯤! 어제 못잔 잠을 좀 자야겠다. 씻지도 않고 이만 닦고 침대에 누워 달콤한 낮잠을 잤다. 정신없이 자고 있는데 허지가 깨워 일어났는데 벌써 7시란다.
아아 이러다 시차적응 다시 해야하나 아찔하다.
밥먹으러 또 나가볼까나~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딱 좋다.
해가 뉘엇뉘엇 넘어간다.
다시 뭘 먹을까 돌아다니다 보니 중앙 시장까지 흘러갔는데 현지인들이 밥을 먹고 있었다. 여기 저기 둘러보니 맛있어 보여서 우리도 앉아서 저녁을 먹어보기로 했다.
햄버거랑 감자튀김 만드는 아저씨.
대부분의 식당에서 만들고 있는 이 음식을 먹었는데 Palitas라고 한다. 밥과 야채, 감자튀김, 구운 양파, 양념한 소고기, 계란을 가득 올린 음식이다.
생각보다 느끼했지만 양념된 고기가 우리나라 불고기와 비슷한 맛이 나서 맛있게 먹었다.
옆에 앉은 아이가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길래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엄청 자연스럽게 허지의 어깨에 손을 두른다.
어찌나 웃기던지, 귀여운 볼리비아 소년, 당황한 허지!
나오는 길에 다양한 음료도 파는데 왠지 저건 먹으면 배가 아플 것만 같은 비주얼이다.
그래서 패스~
오늘은 새해의 첫 일요일이라 크리스찬이 대부분인 이 곳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한다. 시장 옆에 있는 교회에서는 방금 예배가 끝났는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 틈을 타서 들어가보니 교회가 어두컴컴하다.
한 곳에는 아기 예수의 탄생 모습을 꾸며 놓았다.
다른 나라의 교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찬송가와는 완전 다른 경쾌한 느낌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성스럽고 경건하기 보다는 경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랄까?
무엇보다 다른 것은 이것!
사람들이 모두 하나같이 바구니에 인형을 담고 소중하게 가지고 나오다. 처음에 보고는 조금 무서웠는데 아기 예수의 탄생과 축복을 비는 것이라고 한다.
귀엽게 생기신 볼리비아 아줌마. 여기 아줌마들은 마치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 하다.
집에 가는 길에 후식으로 초콜렛 맛집 para ti에 갔다. 이 곳이는 초콜렛 전문점이 많이 있는데 그 중 이 곳이 가장 분위기나 맛이 좋다고 한다.
초콜렛을 보고 장시간 이동의 피로를 잊은 허지.
남미에서는 한 번 이동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피곤했지만 수크레에 오니 편안하고 여유롭고 너무 좋다.
마음에 드는 도시 수크레,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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