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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0]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비싼 기차 perurail

릴리06 2014. 1. 17. 12:45

쿠스코에서 마추픽추에 가려면 최소 4-5시간은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그 전 날 아구아스 깔리엔떼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마추픽추를 본 후 쿠스코로 돌아오는 1박2일의 일정으로 다녀온다.

우리도 오늘은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마추픽추를 보기 위해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로 가야한다. 오얀따이땀보까지 한시간 반동안 버스를 타고 간 후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비싼 페루레일 기차를 탄다.

기차역 앞에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랐다. 특히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물을 따로 예쁜 그릇에 담아주는 것이 센스있어서 좋았다.

외국인이 페루레일 티켓을 사려면 최소 100달러 이상이 들지만 여기 기차 중 몇 칸은 로컬 전용 칸으로 현지인들은 싼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페루레일 기차의 큰 특징은 바로 천장에 있는 창이다. 사방에서 밝은 빛이 들어오고 머리 위의 풍경까지 구경하면서 갈 수 있어서 시야도 시원하고 좋다.

하지만 그래서 기차 안에서도 선글라스를 써야할 정도로 눈이 부시다는!

천창이 있는 기차를 처음 타봐서 재미 있기도 하고 새로워서 좋긴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이 기차가 마추픽추 가는 길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분명 페루레일이 좋은 관광 상품임엔 틀림 없지만 나의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는 것이 싫었다.

산세가 험하고 우루밤바 계곡의 물이 세차서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로 오는 길을 만들 수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안 만드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비싼 가격때문인지 간단한 간식과 음료도 준다.

드디어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 도착!

우기라서 우루밤바 계곡의 물은 아주 철철 흐른다.

우리는 숙소를 잡으려고 여기저기 둘러봤지만 온천지대고 계곡이 있어서 그런지 눅눅하고 습한 숙소가 많았다. 결국 꽤 위로 많이 올라와서야 마음에 드는 숙소를 70솔에 잡을 수 있었다.

지금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는 온통 공사 중이다. 새로운 것들을 뚝딱뚝딱 만들어내고 있다. 마추픽추가 여행지로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네를 둘러보고 우루밤바 계곡 바로 옆에 전망좋은 식당에서 오늘도 꾸스께냐를 먹었다. 화덕 피자와 함께!

남미 오기 전에 홈플러스에 있는 꾸스께냐를 먹어봤는데, 그 때는 이 맛이 분명 아니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여기 와서 먹는 꾸스께냐는 정말 맛있다.

빵을 너무 좋아하는 나와 허지는 빵집에서 밀푀유와 초코케익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남미의 역사에 대한 공부와 이해가 많이 부족했었다. 그래서 전자도서관에서 전자책을 빌려서 어제 오늘 계속 읽고 있다. 내가 여기와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많아서 그런지 내용이 머릿속에 쏙쏙 각인되듯이 들어왔다. 내일 가는 마추픽추에 대한 공부도 더 하고 싶은데 전자도서가 마땅치 않아서 아쉽다. 이 곳 남미는 특히나 과거의 역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과거에 대한 공부가 과거에 그치지 않는다.

어쨌든 내일은 6시까지 마추픽추에 가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4:40분에 일어날 예정!
아웅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건 싫은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마추픽추! 내일 드디어 너를 보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