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17 수상한 주인장 / 김주현

릴리06 2012. 7. 29. 18:40

2012.07.28-2012.07.29

 

이 책에는 자신의 원칙과 철학을 고수하면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소도시 구석구석까지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들어서있는 우리 나라의 현실에서 주인장의 손길이 곳곳에 뭍어있는 가게를 만나는 일은 어쩌면 모험이다. '그냥 아는 곳 가서 먹자.' 가끔씩 윤리적 소비를 해보겠다고 찾아가는 동네 가게에는 실망감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가게가 작은 가게이고 이태원, 홍대, 종로 쪽에 분포해있는 가게들이다.

 

반갑게도 내가 가봤던 '제너럴 닥터'도 책에 실려있었는데 부끄럽게도 나는 그곳이 병원인지 꿈에도 몰랐고 주인장의 경영 철학을 눈치채지 못했다.

 

요즘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음식을 만드는 조리장을 직접 만나기란 쉽지않다. 대부분 손님과의 소통보다는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서 손님을 만나는 일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주인장들은 손님들과 자기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소신 있게 자기가 원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주인장들을 보니 나는 어떤 미래의 그림을 그려야 할까 하는 숙제가 생기는 것 같다. 참, 버킷 리스트를 아직 못 만들었네... 방학이 끝나기 전에 꼭!!

 

2학기 때는 여기 나온 식당들을 한 번 시간내서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들의 음식을 먹다보면 어떤 공통적인 감정이 떠오르지 않을까?

 

 

- 구구절절한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들만의 진심.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 뻔하지마 사랑이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 그런 마음이 시간이 지나도록 변치 않고 차곡차곡 쌓일 때만 사람을 움직입니다.

 

- 한 번 불타는 열정은 별로 무섭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랜 열정은 무섭습니다. 그건 무엇이든 잘 이겨내니까요.

 

- 그 성장의 하나는 제너럴 닥터가 생활협동조합 형태의 진료 기관이 되는 것이다.

 

- 고양이를 키우는 카페 병원이라...... 어떻게 보면 막장이죠.

 

- 모든 중독성을 가진 것들은 처음에는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 저는 새로운 것보다 사람이 남긴 흔적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오랜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형태요.

 

- 그는 요점을 알기 어려워지는 게 별로 즐겁지 않다. 본질적인 것보다 본질적이지 않은 게 너무 많아지는 세상이 별로 달갑지 않다.

 

- 정직하고 순수한 노동이 주는 즐거움이 저에게 잘 맞아요.

 

- '어느 날'이 중요하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우연한 어느 날이 있는데 그 어느 날이 인생의 기가 막힌 타이밍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 생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싶을 때는 미술관에 가고, 만만치 않은 현실을 견뎌내고 싶을 때는 홍차를 마신다.

 

-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치 침묵이 말을 더 울림 있고 풍요롭게 해 주듯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다른 시간의 거름이 돼 준다는 것을 나는 아주 나중에야 알았다.

 

- 익숙한 것이어서 그렇다. 밥처럼 익숙하고 일상적인 것이어서, 파스타는 2만원 내고도먹지만 2만 원짜리 김치찌개나 비빔밥에는 분개하는 것과 같다.

 

- 그녀는 무슨 일에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나이다.

 

- "20여 년을 성실하게 약사로 살았으니까 잊 또 다른 인생을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앞으로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누구나 마음속에 불같은 열정을 품고 사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이루지 못한 꿈을 애석해하며 쓰다듬고 사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인생의 분명한 목표와 꿈 때문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니까.

 

-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 어떤 시간도 지금의 제게 의미 없는 시간이 없어요.

 

- Joie de vivre(주아 드 비브르). 그것은 한가로우면서 에너지 넘치는 삶의 즐거움을 의미한다.

 

- 지나가는 시간에 삶을 조금이라도 더 구겨 넣으려고 아옹다옹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아끼고 아낀 시간의 뭉치들을 언젠가 한 올 한 올 풀어 가며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일까?

 

- 크고 빠르고 효율적인 것을 좋아하는 시간을 살면서 작은 것을 고수하는 일에는 자기 원칙과 철학이 필요하다.

 

- 저는 순간순간 선택을 해 왔고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돌아가고 싶은 과거의 시간은 없어요. 열심히 살았으니까 지금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