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그건, 사랑이었네 / 한비야

책이야기 2015. 7. 8. 22:00

2015.07.07-2015.07.08

 

 

- 나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흔들리고 비틀거리고 두리번거리면서 나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 이런 호들갑과 오버액션은 내 즐거움의 원천이자 정체다. 나는 눈앞에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표현하지 못하면 가슴이 터질 것 같다.......이런 호들갑스러운 표현의 두드러진 특징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 여행이야말로 어찌 보면 셀 수도 없고 종류도 다양한 '걱정 종합선물세트'다. 여행 중 병이 나면 어쩌나, 예약이 잘못되어 차를 못 타거나 길에서 밤을 새워야 하면 어쩌나, 돈이나 여권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흉악한 사람을 만나 험한 꼴을 당하면 어쩌나, 같이 간 일행하고 사이가 나빠지면 어쩌나......이런 걱정을 안 하려면 방법은 간단하다. 아예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된다.

 

- 나는 예의와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이렇게 살기로 마음먹었다. 딱히 싫어할 이유가 없다면 뭐든 좋아하면서 살기로 했다.

 

- 칭찬 효과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칭찬을 받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의 행복 지수가 훨씬 높아진다고 하니 더욱 잘되었다.

 

- 잘하고 있는 사람을 응원할 때는 마음 내키는 대로 하면 된다. 그러나 인생이란 링 위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응원할 때는 세심한 마음씀이 필요하다. 누워 있는 사람의 상태를 이해하고 그의 선택을 존중하며 조용히 위로해주어야 한다.

 

- 주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게 해주시고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체념할 줄 아는 요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 Count your blessings.

 

- 독서의 즐거움이란 책 읽는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는 기대감, 찾아내서 빌려올 때의 뿌듯함, 이미 대출된 책의 차례를 기다리는 설렘, 점심을 굶어가며 모은 돈으로 '종로서적'에 가서 내 책을 사는 기쁜, 그 책을 책장에 꽂아놓고 보는 흐뭇함, 그 책을 누군가에게 빌려주고 돌려받는 날까지 괜히 조마조마해지는 조바심까지를 포함한다.

 

- 책을 통하지 않고 어떻게 개미와 우주인, 천 년 전 사람들과 천 년 후의 사람들을 만나고, 또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녹아 들어가고, 그들의 머릿속을 낱낱이 분석할 수 있단 말인가?

 

- 세계시민학교, 야영장에 도착한 아이들에게 차에서 내리는 순서대로 세계 각 나라의 국적을 부여한다. 국적이라는 것이 자의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아이들은 새로 생긴 국적에 따라 각기 다른 생활 환경을 갖추게 된다. 프랑스나 일본 등 부자 나라 국민이 된 아이들은 밥과 반찬, 물, 다요 등을 풍성하게 받고, 수단 등 가난한 나라의 국적을 받은 아이들은 캠프 기간 내내 훨씬 열악한 조건에서 지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불공평하게 나뉜 자원을 어떤 태도로 어떻게 나누어 주고 받아 쓸지를 일체 아이들 자율에 맡기면서 스스로 세계시민의 바람직한 모습을 깨닫게 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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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야기 2015. 6. 27. 23:20

2015.06.05-2015.06.27

 

 

학교 도서실에서 히가시노노 게이고의 소설이라고 해서 잡아서 읽기 시작했다. 당연히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이게 히가시노의 소설이 맞나 싶어 다시 작가 이름을 확인해보기도 했다. 역시 스토리를 끌어나가는 힘은 대단한 작가이지만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에서 기대하는 부분을 충족시켜주지는 못한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온 마음을 담아 상담을 해준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인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경험을 한 사람에게 충고랍시고 한 이야기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에서다. 책에서도 나왔듯이 질문자들은 정답을 마음 속에 가지고 있지만 인정하고 드러낼 용기가 없어 상담을 통해 그 힘을 빌리고 싶을 뿐이다. 결국엔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생각한다.

 

- 난 내가 못하는 걸 남한테 하라고는 못해.

 

- 인간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돼

 

-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다.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

 

- 영화관에서 봤을 때 지독한 연주라고 느꼈던 것은 고스케의 마음 상태가 원인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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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삼성 컨스피러시 / 김진명

책이야기 2014. 11. 26. 20:49

2014.11.18-2014.11.26

 

 

이 소설에서는 삼성이 우리나라이 민족적 사명을 띤 그룹인 것처럼 그려져있다. 삼성이 세계적 기업이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지만 그 노선과 기업윤리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삼성이라는 실제 그룹과 인물을 설정해서 더 현실감 있기는 했지만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역시 김진명의 소설을 읽으면 문화와 역사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역사를 더 잘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 어쩌면 진정한 평론은 침묵에서 온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건지도 몰라요. 수천 년을 두고 서 있는 조각상들을 보면 그냥 말없이 바라만 보는 게 예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괜히 그 앞에서 이런저런 해석을 하는 것이 섣부른 짓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 제기랄! 과학기술은 언제나 사람이 못 쫓아갈 속도로 내닫는다니까. 그걸 쫓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도 이젠 정말 피곤할 지경이오.

 

정말 피곤하다. 어쩔 땐 이걸 따라가야하나 싶다가도 따라가서 신세계를 경험하고나면 신기하기도하고...

 

- 실제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살다보니 평등이라는 것은 어림도 없는 말이었다. 모두가 무언가에 의해서 차등지어져 있었다. 유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관광객조차도 그 국적이 어디냐에 따라 엄밀히 구분되는 곳이 바로 미국이란 사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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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매스커레이드 호텔 /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야기 2014. 11. 26. 20:32

2014.11.01-2014.11.14

 

믿고 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호텔을 이용하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호텔리어들은 대부분 손님의 무리한 요구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감정노동자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소설책에 나오는 호텔리어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한다. 어떤 일이든 보는 관점의 문제이고 마음가짐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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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꾸뻬 씨의 행복 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책이야기 2014. 10. 26. 13:04

2014.10.12-2014.10.20

 

- 그런데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은,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더 많은 행운을 누리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 다른 모른 지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 문제들이란 것이 스스로 인정하기에 기분 좋은 것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중략...두려움과 내면의 문제는 직접 대면하지 않으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 인디언들은 세상에서 자유가 가장 많은 나라에서 가장 부자유한 삶을 살게 되었다.

 

- 두 사람은 그렇게 침묵 속에 사원 앞에 서서 구름과 태양과 바람이 한 순간 산들과 어울려 노니는 것을 바라보았다. 꾸뻬는 이것이 지금까지의 그 어떤 것보다 새로운 배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생각을 멈추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배움1 행복의 첫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배움2 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

배움3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배움4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배움5 행복은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산속을 걷는 것이다.

배움6 행복을 목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배움7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배움8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다.

배움9 행복은 자기 가족에게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배움10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배움11 행복은 집과 채소밭을 갖는 것이다.

배움12 좋지 않은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에서는 행복한 삶을 살기가 더욱 어렵다.

배움13 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배움14 행복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이다.

배움15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배움16 행복은 살아 있음을 축하하는 파티를 여는 것이다.

배움17 행복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다.

배움18 태양과 바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

배움19 행복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배움20 행복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달려 있다.

배움21 행복의 가장 큰 적은 경쟁심이다.

배움22 여성은 남성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해 더 배려할 줄 안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행보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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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1cm+ / 김은주

책이야기 2014. 10. 18. 12:17

2014.10.18

 

저자는 책을 천천히 읽기를 권하고 있다.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읽어보고 싶었지만 1-2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분량이지만 담고 있는 메세지나 분위기는 짧지 않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방향이지 속도가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삶의 모습은 우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1cm와 같이 사소한 것들의 변화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는 얼마나 나에게 집중하면서 살고 있는지 힘들고 지쳐서 내 마음을 다시 릴렉스하고 잡기 위한 책으로 곁에 두고 계속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첫 장부터 끝까지 잔잔한 울림이 많은 책이라 처음 읽을 때부터 굳이 인상깊은 구절이나 문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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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졸업 /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야기 2014. 10. 11. 14:11

2014.10.08-2014.10.11

 

도서실에서 빌려 온 책도 읽다가 말아버리곤 할 정도로 집중력이 없어서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골랐다. 흡입력은 짱이니까! 역시 마산에 내려와 있는 틈틈히 읽으며 금새 다 읽어버렸다. 머리를 즐겁게 식히는 데에는 추리 소설이 최고다.

 

히가시노 게이고 초창기 소설이라서 그런지 인물들의 캐릭터나 연결고리가 최근 작품보다는 약하고 산만한 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다. 믿고 보는 작가!

 

 

- 만일 쇼코에게 뭔가 고민이 있었고 그것을 너나 나미카가 알고 있었다면 쇼코는 자살 같은 건 하지 않았겠지. 고민이라는 건 남이 알아줄수록 작아지는 성질이 있거든

 

남에게 말할 수 있는 건 고민도 아니고 비밀도 아니다. 고민과 비밀을 갖고 싶지 않다면 누군가와 나누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듯 하다.

 

- 남에게 보여줄 생각은 없지만 혹시 남이 봤을 경우를 생각하며 쓴다. 그것이 일이일 테니까

 

이 블로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남에게 보여줄 생각은 없이만 그렇다고 오롯이 내 마음을 솔직하게 쓰기에는 누가 볼 것을 염려하게 만든다. 나에겐 일기같은 블로그.

 

- 쇼코가 내내 지켜온 비밀을 굳이 들춰내고 싶지 않아.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쇼코는 너희들이 뒤를 캐는 데 대해서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잖니?

 

- 어떤 식으로든 모두의 마음이 다 흡족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아. 네가 이미 마음을 정했다면 그 결심대로 하면 돼. 아버님도 이해시키고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축복을 받으며 길을 떠나겠다는 건 어떻게 보면 자기중심적인 생각이야.

 

모두가 흡족할 수는 없다. 내 마음과 내 결심이 가장 중요하고 그들이 이해해주지 않더라도 괜찮은 내 강단과 의지를 길러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완벽한 사람, 착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 검도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대다수의 무명 선수들이 저변을 받쳐주기 때문에 존속하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망각한 채 무슨 친목을 도모한다는 것인가

 

-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방법이라는 것은 무한히 많고 그 방법의 좋고 나쁨은 없다. 다만 그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내가 겪게 되는 경험과 감정들이 나를 만들어 나가고 다음의 나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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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3] 미국은 떠나기도 쉽지않다

어제부터 싸게 시작한 짐이 한 가득이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다시 주섬주섬 가방을 챙겼다. 다행히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어마어마하게 큰 가방에 다 때려넣으니 가지고 갈 수 있다. 과연 무게는 얼마나 될지-_-;;

뉴왁 공항에 도착해 무게를 재어보니 50파운드까지 가능한데 다행히 49.5파운드가 나왔다. 어쩌 이리 기적같은 수치가 ㅋㅋㅋ

체크인을 하고 라운지에 가서 마지막 뉴욕에서의 베이글 아침을 먹었다.

탑승 시간이 되어 게이트로 가는 길에 스타벅스가 보여서 남은 달러로 뉴욕 머그컵을 샀다. 보라카이에서 처음으로 스타벅스 시티컵을 사봤는데 볼 때 마다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게 참 좋았다. 그래서 뉴욕도 샀다. 잘 써야지!

비행기 안에서 도쿄로 가는 13시간 동안 자다가 블로그 쓰다가 섹스앤더시티 보다가 스도쿠 하다가를 반복하다보니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게 도쿄에 도착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느낀건 앞으로 장거리는 무조건 복도석으로 앉을 것! 하지만 윈도우 시트도 기대어 잘 수 있어서 좋긴한데 딜레마군ㅋㅋ

도쿄에 도착했다. 모든 것이 새롭다. 여행은 물론 환승도 한번도 안 해본 일본 땅을 처음으로 밟아봤다. 보안검색대에 있는 사람들도 다른 나라의 거만한 사람들과 다르게 소심해보일 정도로 조심스럽게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에 일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면세점을 둘러봤다. 어쩜 간식거리가 이렇게 많은지 그리고 포장도 정말 예쁘게 하나하나 잘 해놨다.

다 제끼고 나는 로이스 생초콜렛을 샀다. 남은 달러를 달달 긁어 모아서 이제 동전하나 안남기고 다 썼다.

칼 라운지를 갈라 유나이티드 라운지로 갈까 고민하다가 칼라운지로 갔다. 맥주를 마시고 싶은데 유나이티드는 또 돈 내라고 할 것 같았다.ㅋㅋ

기린 생맥주를 두 잔 마시고 컵라면도 먹었다. 생맥주를 자동으로 따라주는 기계가 있었는데 적당히 잔을 알아서 기울여 맥주를 붓고 다른 구멍에서 거품이 쉭쉭 나왔다. 신기해서 한 잔 더 먹었다.

이제 저 마지막 게이트를 들어서면서 이번 여행이 끝이 났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호감보다는 반감이 많은 나는 뉴욕에 왜 가고 싶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유명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대체 그것들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유지되는지 내 눈으로 보고싶었던 것 같다. 뉴욕은 현재 세계 여러 분야의 흐름을 주도하는 중심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세계 중심은 어떤 모습일지 생생하게 내 머릿속에 그려놓으면 세상을 사는 나의 안목과 방향성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직접 가서 최고의 예술 작품, 최고의 공연, 최고의 음식이라는 것들을 경험하고 싶었다. 어떤게 지금의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는지!

그래서 뭐? 여행이 끝난 지금 내가 어떻게 바뀌었고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긴 힘들다. 왜냐면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하지만 의미없는 경험은 없다고 확신하며 이번에도 몸건강히 잘 다녀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여행을 마치려고 했으나...오만한 미국

사실 미국에 입국하고 나중에 3일이 지나고 나서야 내 캐리어에 공항에서 보안 체크을 위해서 내 가방을 열어봤다는 카드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대체 뭘 봤을까 싶었는데 달라진건 참치 3개를 묶고 있었던 비닐이 뜯겨져 있었다.

뭐야 지금 참치때문에 내 가방 열어본거야? TSA자물쇠는 보안국에서도 못 연다고 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열었지? 그래도 자물쇠도 잠그고 커버도 다시 씌워 두네!

하며 해프닝으로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한국에 도착해서 수화물을 찾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내 캐리어가 안나온다. 내 캐리어와 똑같은데 자물쇠도 없이 커버도 없이 주인이 찾아가지 않는 더러워진 가방이 하나 마음에 걸린다. 결국 내 가방은 안나오고 그 가방 수화물 택을 확인해보니 내 가방이다!!!

가방을 열어보니 커버는 가방안에 쳐박아놓고 무슨 지우개 가루같은 것이 뿌려져 있다. 이게 뭐야 하고 만져보니 내가 캐나다에서 산 데이비스 얼그레이티다. 그냥 티 케이스를 열어서 확인한 것도 아니고 내 캐리어 안에 다 뿌려놓은 건 무슨 심보인지 짜증이 완전 갑자기 치솟는다.

헐 지금 이 얼그레이 때문에 내 가방을 이 꼴로 만들어 놓은거야? 똑바로나 해놓지 자물쇠도 어딨는지 모르겠고 커버도 다 빼서 더러워지고 아 XXXXXXXXX 마음 속에서 욕이 절로 나온다. 거기서 열어보기도 싫고 해서 커버만 씌워서 집에 가는 버스를 타러 나와 기다리는데 좀처럼 흥분되고 짜증나는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역시 끝까지 마음에 들 수 없는 미국이다.

이번 여행으로 미국에 대한 비호감이 호감으로 바뀌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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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하님 2014.08.22 10:10 ADDR 수정/삭제 답글

    언니 잘 다녀왔네요^^ 근데 마지막 가방은 도대체 뭐예요ㅠㅠㅠㅠ 진짜 어이없음 ㅠㅠㅠㅠ
    마지막이 아쉽겠지만 그래도 언니가 부러운 1인이예용ㅋ
    이제 여독은 좀 풀리셨는지^^

    • 릴리06 2014.08.22 11:36 신고 수정/삭제

      하님이도 당연히 방학 잘 보냈겠지!? 야무진 ㅋㅋ 여독 풀 시간도 없이 근무야 ㅋㅋ 놀았으니 일도 해야지!

  • 은진 2014.08.22 10:23 ADDR 수정/삭제 답글

    경은언니~ 잠은잘잤는지^^ 미국이아무리거만해도언니랑함께해서정말좋았어요. 경은선구자~~ 따르리오~~♥ㅋㅋ

    • 릴리06 2014.08.22 11:35 신고 수정/삭제

      응 집에 도착하니 11시라 짐 정리하고 바로 잤어. 짐 정리하면서 막 더 열받고 ㅋㅋ 지금은 학교에서 근무중ㅋㅋ별로 안 피곤하네! 너도 수고 많았어~ 여독이 좀 풀리면 해방촌에서 곧 보자궁^^

  • 허지 2014.08.22 23:38 ADDR 수정/삭제 답글

    ㅋㅋㅋㅋㅋㅋ언니 마지막문장에 빵 터졌어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