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7-2015.07.08

 

 

- 나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흔들리고 비틀거리고 두리번거리면서 나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 이런 호들갑과 오버액션은 내 즐거움의 원천이자 정체다. 나는 눈앞에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표현하지 못하면 가슴이 터질 것 같다.......이런 호들갑스러운 표현의 두드러진 특징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 여행이야말로 어찌 보면 셀 수도 없고 종류도 다양한 '걱정 종합선물세트'다. 여행 중 병이 나면 어쩌나, 예약이 잘못되어 차를 못 타거나 길에서 밤을 새워야 하면 어쩌나, 돈이나 여권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흉악한 사람을 만나 험한 꼴을 당하면 어쩌나, 같이 간 일행하고 사이가 나빠지면 어쩌나......이런 걱정을 안 하려면 방법은 간단하다. 아예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된다.

 

- 나는 예의와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이렇게 살기로 마음먹었다. 딱히 싫어할 이유가 없다면 뭐든 좋아하면서 살기로 했다.

 

- 칭찬 효과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칭찬을 받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의 행복 지수가 훨씬 높아진다고 하니 더욱 잘되었다.

 

- 잘하고 있는 사람을 응원할 때는 마음 내키는 대로 하면 된다. 그러나 인생이란 링 위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응원할 때는 세심한 마음씀이 필요하다. 누워 있는 사람의 상태를 이해하고 그의 선택을 존중하며 조용히 위로해주어야 한다.

 

- 주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게 해주시고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체념할 줄 아는 요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 Count your blessings.

 

- 독서의 즐거움이란 책 읽는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는 기대감, 찾아내서 빌려올 때의 뿌듯함, 이미 대출된 책의 차례를 기다리는 설렘, 점심을 굶어가며 모은 돈으로 '종로서적'에 가서 내 책을 사는 기쁜, 그 책을 책장에 꽂아놓고 보는 흐뭇함, 그 책을 누군가에게 빌려주고 돌려받는 날까지 괜히 조마조마해지는 조바심까지를 포함한다.

 

- 책을 통하지 않고 어떻게 개미와 우주인, 천 년 전 사람들과 천 년 후의 사람들을 만나고, 또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녹아 들어가고, 그들의 머릿속을 낱낱이 분석할 수 있단 말인가?

 

- 세계시민학교, 야영장에 도착한 아이들에게 차에서 내리는 순서대로 세계 각 나라의 국적을 부여한다. 국적이라는 것이 자의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아이들은 새로 생긴 국적에 따라 각기 다른 생활 환경을 갖추게 된다. 프랑스나 일본 등 부자 나라 국민이 된 아이들은 밥과 반찬, 물, 다요 등을 풍성하게 받고, 수단 등 가난한 나라의 국적을 받은 아이들은 캠프 기간 내내 훨씬 열악한 조건에서 지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불공평하게 나뉜 자원을 어떤 태도로 어떻게 나누어 주고 받아 쓸지를 일체 아이들 자율에 맡기면서 스스로 세계시민의 바람직한 모습을 깨닫게 하는 식이다.

 

Posted by 릴리06

2015.06.30-2015.07.06

 

 

몰랐다. 실제 인물의 일기인지.. 그저 소설인 줄 알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나의 고민과 걱정들은 정말 너무도 사치스러운 것들이다.

 

죽음 무게란 아직도 나에겐 크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장군봉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에서 '호상'이라고 이야기를 하자 사람이 죽었는데 호상이 어디있냐며 호통을 치는 장면은 나에게 꽤나 충격적이었다.

 

내가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한걸까?

아직도 죽음이란 단어는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 아야씨 말대로 그저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우리 곁에 있는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사회에서 '장애'란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 나에게는 잘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구나.

 

- 모두들 그런 기분을 실제로 체험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일까. 실제로 그 사람의 기분이 되지 않더라도 조금쯤은 그 입장에서 봐주면 안 될까. 하지만 어려운 일일 거라고 바꿔 생각했다. 나도 이렇게 되고 나서야 처음으로 알게 되었으니까.......

 

- 한번쯤은 다 열어놓고 솔직해지는 쪽이 편해진다. 일부러 기를 쓰며 힘들지 않아도 된다고 고쳐 생각했다.

 

- 없어진 것을 뒤쫓아 가기보다는 자신에게 남겨진 것을 높인다.

 

- 의학으로부터도 버림받은 것 같다.

 

- 나는 지금 나 자신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싸움의 한복판에서 만족감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고민하며 고통스러워하며, 그런 마음을 정리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서 해소할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 조금이라도 내 기분을 이해해줬음 하고 마음을 기대고 싶은 것이다.

 

- 엄마한테 받는 사랑은 내 안에서 소화되어 또 다른 사랑으로 바뀌어 표현되는 법이다.

 

 

Posted by 릴리06

2015.06.05-2015.06.27

 

 

학교 도서실에서 히가시노노 게이고의 소설이라고 해서 잡아서 읽기 시작했다. 당연히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이게 히가시노의 소설이 맞나 싶어 다시 작가 이름을 확인해보기도 했다. 역시 스토리를 끌어나가는 힘은 대단한 작가이지만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에서 기대하는 부분을 충족시켜주지는 못한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온 마음을 담아 상담을 해준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인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경험을 한 사람에게 충고랍시고 한 이야기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에서다. 책에서도 나왔듯이 질문자들은 정답을 마음 속에 가지고 있지만 인정하고 드러낼 용기가 없어 상담을 통해 그 힘을 빌리고 싶을 뿐이다. 결국엔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생각한다.

 

- 난 내가 못하는 걸 남한테 하라고는 못해.

 

- 인간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돼

 

-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다.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

 

- 영화관에서 봤을 때 지독한 연주라고 느꼈던 것은 고스케의 마음 상태가 원인이었는지도 모른다.

 

 

Posted by 릴리06

2015.05.18-2015.05.29

 

지금은 새벽 1시가 넘은 늦은 밤이다. 괜히 센치해지는 시간이다.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며 스페인 관련 책으로는 거의 고전인 손미나의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서 읽었다. 예전에도 한 번 읽다가 문체가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만둔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찬찬히 읽어보았다.

 

요즘엔 책 리뷰를 쓸 때마다 오랜만의 리뷰라는 말을 붙이는 것 같다. 그만큼 책을 보지 않고 있다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마산으로 교환근무를 온 이후에 학교생활은 정말 재미있고 지금까지 못 느껴봤던 아이들과의 유대과 긴밀함이 느껴져서 새로운 마음까지 든다. 막연하게 우울하고 불안했던 마음은 크게 가라앉은 것 같다. 서울에서 정체되고 고여있는 삶에 큰 변화를 주지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위기감이 나를 이곳까지 오게 했지만 결과는 역시 변화 속에는 답이 있다는 것이다.

 

- 코엘료의 <연금술사>에는 피라미드의 보석을 찾아 떠나고 싶지만 자기가 가진 양들을 포기하지 못해 방황하는 목동 산티아고가 등장한다. 고심하던 산티아고는 결국 용기를 내어 양들을 버리고 길을 떠나 피라미드에 도착하지만 그곳에 가서야 보물이 자기 집 마당에 묻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욕심부리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눈 앞에 이득에 눈이 멀어 정말 소중한 것을 찾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행하고 싶지는 않다. 소중한 것은 가까이에 있다. 

 

- 남성성을 뽐내며 마음껏 여자들을 범하고 원하는 대로 세상을 돌아다니며 거침없이 살던 야생의 투우는 신랑, 화려한 복장으로 물레따 속에 에스빠다를 숨기고 투우를 유혹해 결국 무릎을 꿇게 만드는 투우사는 신부, 그 어느 곳으로도 빠져 나갈 수 없이 그들을 가두고 있는 투우장은 결혼, 그리고 숨 막히도록 긴장감 넘치는 투우경기는 신혼 첫날밤이라는 것이다.

 

투우에 대한 흥미로운 학설이다. 이번에 스페인에 가면 꼭 투우를 한 번 보아야겠다. 비록 요즘에는 동물학대로 인한 문제가 많아서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 애인이 바람을 피웠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한 감정이기 때문에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만일 사랑하는 이가 바람을 피웠다면 그것은 사랑을 지키지 못한 사람의 잘못이므로 슬퍼할 수는 있어도 그 사람을 원망할 수는 없다는 식이었다.

 

- 유부녀인 야디라가 너무나 멋있는 남자를 알게 되어 사랑에 빠졌다고 했을 때도, 애인이 있는 파비올라가 새로운 스페인 애인이 생겼다고 했을 때도 친구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일단 축하한다는 반응이었다.

 

책임이 없는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식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나의 애인의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의 감정도 존중하라? 내가 사랑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지금의 나로서는 그건 너무 이기적인 생각인 것 같다. 사랑에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있어야 한다.

 

- 내가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나의 스페인 친구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이 아니면 슬퍼하지 말 것이며 인생을 뒿흔드는 일이 아니라면 그냥 웃어버리고 어깨를 툭툭 치며 조언을 해주곤 했었다.

 

- 정리하고 포기하는 일을 훨씬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도 나에게 찾아온 커다란 변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나는 정리하고 포기하는 일에 익숙해진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럴 수 있다고 덤덤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너무 가치관이 없나? 혹은 너무 관대한가? 맹목적인 상대주의에 빠져있나? 생각도 든다. 하지만 큰 문제가 아니라면 좋으면 추억이고 나쁘면 경험으로 남겨두면 된다.

 

 

 

 

Posted by 릴리06

2014.11.18-2014.11.26

 

 

이 소설에서는 삼성이 우리나라이 민족적 사명을 띤 그룹인 것처럼 그려져있다. 삼성이 세계적 기업이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지만 그 노선과 기업윤리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삼성이라는 실제 그룹과 인물을 설정해서 더 현실감 있기는 했지만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역시 김진명의 소설을 읽으면 문화와 역사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역사를 더 잘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 어쩌면 진정한 평론은 침묵에서 온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건지도 몰라요. 수천 년을 두고 서 있는 조각상들을 보면 그냥 말없이 바라만 보는 게 예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괜히 그 앞에서 이런저런 해석을 하는 것이 섣부른 짓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 제기랄! 과학기술은 언제나 사람이 못 쫓아갈 속도로 내닫는다니까. 그걸 쫓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도 이젠 정말 피곤할 지경이오.

 

정말 피곤하다. 어쩔 땐 이걸 따라가야하나 싶다가도 따라가서 신세계를 경험하고나면 신기하기도하고...

 

- 실제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살다보니 평등이라는 것은 어림도 없는 말이었다. 모두가 무언가에 의해서 차등지어져 있었다. 유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관광객조차도 그 국적이 어디냐에 따라 엄밀히 구분되는 곳이 바로 미국이란 사회였다.

Posted by 릴리06

2014.11.01-2014.11.14

 

믿고 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호텔을 이용하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호텔리어들은 대부분 손님의 무리한 요구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감정노동자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소설책에 나오는 호텔리어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한다. 어떤 일이든 보는 관점의 문제이고 마음가짐의 문제이다.

Posted by 릴리06

2014.10.12-2014.10.20

 

- 그런데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은,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더 많은 행운을 누리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 다른 모른 지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 문제들이란 것이 스스로 인정하기에 기분 좋은 것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중략...두려움과 내면의 문제는 직접 대면하지 않으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 인디언들은 세상에서 자유가 가장 많은 나라에서 가장 부자유한 삶을 살게 되었다.

 

- 두 사람은 그렇게 침묵 속에 사원 앞에 서서 구름과 태양과 바람이 한 순간 산들과 어울려 노니는 것을 바라보았다. 꾸뻬는 이것이 지금까지의 그 어떤 것보다 새로운 배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생각을 멈추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배움1 행복의 첫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배움2 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

배움3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배움4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배움5 행복은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산속을 걷는 것이다.

배움6 행복을 목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배움7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배움8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다.

배움9 행복은 자기 가족에게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배움10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배움11 행복은 집과 채소밭을 갖는 것이다.

배움12 좋지 않은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에서는 행복한 삶을 살기가 더욱 어렵다.

배움13 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배움14 행복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이다.

배움15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배움16 행복은 살아 있음을 축하하는 파티를 여는 것이다.

배움17 행복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다.

배움18 태양과 바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

배움19 행복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배움20 행복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달려 있다.

배움21 행복의 가장 큰 적은 경쟁심이다.

배움22 여성은 남성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해 더 배려할 줄 안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행보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겁니다.

 

Posted by 릴리06

2014.10.18

 

저자는 책을 천천히 읽기를 권하고 있다.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읽어보고 싶었지만 1-2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분량이지만 담고 있는 메세지나 분위기는 짧지 않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방향이지 속도가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삶의 모습은 우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1cm와 같이 사소한 것들의 변화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는 얼마나 나에게 집중하면서 살고 있는지 힘들고 지쳐서 내 마음을 다시 릴렉스하고 잡기 위한 책으로 곁에 두고 계속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첫 장부터 끝까지 잔잔한 울림이 많은 책이라 처음 읽을 때부터 굳이 인상깊은 구절이나 문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Posted by 릴리06

2014.10.08-2014.10.11

 

도서실에서 빌려 온 책도 읽다가 말아버리곤 할 정도로 집중력이 없어서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골랐다. 흡입력은 짱이니까! 역시 마산에 내려와 있는 틈틈히 읽으며 금새 다 읽어버렸다. 머리를 즐겁게 식히는 데에는 추리 소설이 최고다.

 

히가시노 게이고 초창기 소설이라서 그런지 인물들의 캐릭터나 연결고리가 최근 작품보다는 약하고 산만한 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다. 믿고 보는 작가!

 

 

- 만일 쇼코에게 뭔가 고민이 있었고 그것을 너나 나미카가 알고 있었다면 쇼코는 자살 같은 건 하지 않았겠지. 고민이라는 건 남이 알아줄수록 작아지는 성질이 있거든

 

남에게 말할 수 있는 건 고민도 아니고 비밀도 아니다. 고민과 비밀을 갖고 싶지 않다면 누군가와 나누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듯 하다.

 

- 남에게 보여줄 생각은 없지만 혹시 남이 봤을 경우를 생각하며 쓴다. 그것이 일이일 테니까

 

이 블로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남에게 보여줄 생각은 없이만 그렇다고 오롯이 내 마음을 솔직하게 쓰기에는 누가 볼 것을 염려하게 만든다. 나에겐 일기같은 블로그.

 

- 쇼코가 내내 지켜온 비밀을 굳이 들춰내고 싶지 않아.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쇼코는 너희들이 뒤를 캐는 데 대해서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잖니?

 

- 어떤 식으로든 모두의 마음이 다 흡족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아. 네가 이미 마음을 정했다면 그 결심대로 하면 돼. 아버님도 이해시키고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축복을 받으며 길을 떠나겠다는 건 어떻게 보면 자기중심적인 생각이야.

 

모두가 흡족할 수는 없다. 내 마음과 내 결심이 가장 중요하고 그들이 이해해주지 않더라도 괜찮은 내 강단과 의지를 길러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완벽한 사람, 착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 검도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대다수의 무명 선수들이 저변을 받쳐주기 때문에 존속하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망각한 채 무슨 친목을 도모한다는 것인가

 

-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방법이라는 것은 무한히 많고 그 방법의 좋고 나쁨은 없다. 다만 그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내가 겪게 되는 경험과 감정들이 나를 만들어 나가고 다음의 나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Posted by 릴리06

2014.09.26-2014.09.28

 

대학원 2학기 수업을 들을 때 인권교수님께서 소개해주셨던 책이다. 학교 도서관에 있어서 논문을 안쓰고 있는 죄책감을 씻기 위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은 인권에 대해서 풀어나가고 있어서 공감하며 재미있게 인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심심할 때 하나씩 보면 좋을 영화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좋았다.

 

< 청소년,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노동자, 종교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검열과 표현의 자유, 인종차별, 제노사이드 >

 

사실 목차만 봐도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내가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 동성애공포증을 패러디한 윌과 잭의 이성애공포증(heterophobia)을 보면서 저는 처음으로 '그렇지,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 위주의 세상에 살면서 그동안 얼마나 큰 불편을 겪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동성애자들을 볼 때 불편함을 느끼듯이 그들도 이성애자들을 볼 때면 똑같은 불편함을 느낄까? 보통 그들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게 되면서 엄청난 혼란을 겪는다고 하니 이성애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 이것마저 나의 선입견일지 궁금하다. 새로운 시선이다.

 

-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은 흑인, 여성, 장애인 같은 전통적인 차별대상그룹과 구별됩니다. 본인이 커밍아웃을 하기 전에는 누가 동성애자인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동성애 인권운동가들은 커밍아웃을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하비 미르는 자신을 돕는 사람들에게 먼저 집에 가서 커밍아웃부터 하고 오라고 요구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커밍아웃을 해야만 이성애자들도 자기 주변에 있는 평범한 동성애자들을 발견하고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러나 그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사회가 문을 꽉 닫고 있는 상태에서 동성애자들에게만 그 닫힌 문을 향해 무조건 머리를 부딪혀보라고 말하는 것은 불공평한 일입니다.

 

- 결혼을 미롯한 모든 제도들이 이성애자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걸 공기처럼 누리고 사는 이성애자들은 동성애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너무나 가슴 속 깊이 새겨졌던 말이다. 저자는 반복적으로 이 말을 많이 사용한다. '공기처럼'... 우리는 공기처럼 너무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누리고 살고 있다. 그리고 공기처럼 많은 션입견과 편견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기도 하다.

 

- 인권감수성은 한마디로 '불편함'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인권감수성이라는 것은사실 꼭 필요하지만 너무 지나치면 나를 피곤하게 하고 더불어 주변사람들도 피곤하게 할 수 있다. 말로만 불평 불만을 늘어놓으면 피곤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조용히 실천으로 옮기면 정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에 집중해보아야겠다.

 

- 영화를 볼 때마다 자신을 누구와 동일시할 것인지 조심스럽게 선택해보십시오. 이전에 보지 못한 세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런 '불편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면, 이 영화(300)가 10원짜리 팬티를 입은 타잔 영화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저질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 "시혜가 아니라 인권이 필요하다"는 켐프의 시각이 반영된 미국 장애인법은 1990년에 통과되어 1992년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그들은 시혜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인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다.

 

- 어느 공기업의 평균임금이 6천만원이라는 사실에 분노하는 분들은 우리나라 최대기업 등기이사들의 평균연봉이 78억가량이라는 사실도 알고 계실 겁니다. 철도공사 직원들이 자신보다 몇천만원을 더 받는 데 분노하는 사람들이 왜 자신보다 100배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분노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능력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차이가 100배에 이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인간세상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듯이 영화등급 역시 논리의 문제라기보다는 권력의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원래는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결정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누가' 그 일을 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서 잘하겠지' 생각하고 마음을 놓는 순간, 권련의 오남용이 시작됩니다.

 

- 영어를 읽고 해석할 수 있으면 나이에 관계없이 얼마든지 이런 정보들을 검색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엉뚱하게도 그런 의미에서 영어가 또다른 권력이 된 것이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제약이 청소년의 권리를 침해하고 성인들의 일상까지 옥죄고 있습니다.

 

- 미국영화에 붙은 한글자막을 보면 이런 황당한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처음 만난 남녀가 서로 존댓말을 쓰다가 하룻밤을 함께 보낸 후에는 남자는 반말로 바뀌는 게 대표적인 예인데, 존댓말이 없는 영어를 한국말로 번역하면서 참 이상한 가치관까지 함께 주입한 경우라 할 수 있지요....번역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런 권력관계나 서열을 자막에 도입하기를 좋아합니다.

 

- 소설<앵무새 죽이지> 속에서 애티커스 핀치가 딸에게 주는 가르침의 핵심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는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과 함께 인권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명제입니다.

 

- 사소한 다름에 기초해 민족, 종족, 인종, 종교집단의 전체 또는 일부를 말살하려던 역사상의 시도들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렇게 열심히 죽였는데도 언제나 생존자는 남았습니다. 제노사이드를 통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행복하게 살아보자는 시도는 끔찍한 후유증만 남겼을 뿐입니다.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결국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사는 것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그걸 알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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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릴리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