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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결혼 못하는 남자 / 오자키 마사야(극본) 하사구치 이쿠요(글)

2012.09.18-2012.09.26 도서실에 갔다가 일본 소설이 읽고싶어서 집을 책이다. 그런데 초반에 조금 읽다보니 예전에 우리 나라에 이런 드라마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찾아보니, 맞다! 그 드라마의 원작. 원래는 일본에서 드라마 각본으로 처음 만들어진 이야기인데 드라마가 워낙 히트를 치면서 소설로 만들어졌고, 우리나라에서도 드라마도 제작되었던 것이다. 소설을 읽는 즐거움은 주인공을 내 머릿속에서 마음대로 그려보고 움직여볼 수 있는 상상력에 있는데, 계속 지진희와 엄정화 이미지가 떠올라서 그들이 내 머릿속에서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 드라마를 본 건 아니지만 그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이래서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성공하기 힘들다. 독자들의 상상력은 어떻게든 충족시..

책이야기 2012.09.26

#27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 이외수

2012.09.24 이외수하면 대학 시절 '장외인간'이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이외수라는 작가의 대단한 깊이와 통찰에 감탄했던 기억이 가장 강렬하게 떠오른다. 그래서 그런지 짧막한 토막글을 모아 펴낸 이런 책은 왠지 작가 이외수의 진면목을 보기 힘든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나는 여자이다. 그런데 가끔은 정말 여자를 모르겠다. 사실 남자도 모른다. 나를 잘 알기도 힘든데 내가 다른 사람들을 알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 세상은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래도 명확한 것은 나를 알아야 하고 내 세상의 크기와 깊이를 확장해 나가는 일이 우선되어야, 잘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다보니 세상은 참 악으로 부패해 가고 인조..

책이야기 2012.09.24

[기사] 2012년에 주목할 10대 한국문화 유전자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한국문화의 보편적 특성과 가치를 발굴하여 지속 가능한 한류 발전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한국문화 유전자 발굴 및 확산사업을 추진한다. '2012년에 주목할 10대 한국문화 유전자'는 올해 4월 전문 리서치기관에 의뢰하여 전문가 100인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Depth Interview)와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95% 신뢰 수준에 ± 3.1%P)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기획위원회 회의와 내부 의견조율을 통해 최종 선정하였다. 전문가들은 자연스러움을 12.3%로 가장 중요한 한국문화유전자로 주목했으며, 다음으로 열정 12.2%, 신명(흥) 12.0%, 예의 10.4%, 여유 7.8%, 끈기 6.8%, 어울림(조화) 6.1%, 한 4.9%, 공동체문..

다문화교육 2012.09.20

#26 철학을 권하다 / 줄스 에반스

2012.09.05-2012.09.18 요즘 매일 가벼운 책들만 읽어서 왠지 무거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내가 대학교 다닐 때, 졸업하고 선생님을 하고 있는 선배가 이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졸업하면 당장 30명의 아이들과 부모 60명까지 100명의 가까운 사람들이 너가 어떻게 교육을 하는지 관심있게 지켜본다. 교직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대학생 시절에 교육철학을 잘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교육철학? 철학? 그 단어에서 오는 무게만으로도 선배의 이야기가 먼 나라 이야기가 되기엔 충분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그 선배의 말이 왜 이리 시시콜콜 다 맞게만 느껴지는지... 나도 나름의 교육철학은 있다. 근데 절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하루하루 쌓인 경험과 나의 생..

책이야기 2012.09.18

[영화] 지상의 별처럼 (Every child is special)

한참 인도영화를 찾아볼 때 이 영화를 알게 되었다. 계속 보고 싶었는데 못 보고 있다가 영화가 만들어진지 5년이 지난 지금 우리 나라에 개봉을 한다고 해서 영화관에 가서 봤다. 안 보고 있길 잘 한 듯~ 처음에 '지상의 별처럼'이라는 이름으로 개봉이 되어서 몰랐는데 '모든 아이들은 특별한 존재이다'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작품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별로 눈물 날만한 장면이 아닌데도 불쑥 불쑥 눈물이 났다.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선생님들의 모습에서 내 모습이 보이기도 했고, 문득 나를 지나간 많은 아이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면서 심리적으로 동요가 일어난 듯 하다. '맞어. 저들은 그저 10살짜리 꼬맹이들일 뿐인데, 나는 왜 그렇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거야.' 알면서도 알면서도 실천이 잘 되지 않는다..

나는교사다 2012.09.16

#25 천 개의 찬란한 태양 / 할레드 호세이니

2012.09.06-2012.09.13 때론 누군가 나에게 해주는 충고가 마음에 와닿지 않을 때가 있다. 특히나 그 충고가 속물적이거나 편협한 사고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느껴질 때는 더욱 그렇다. 나나는 딸 마리암에게 소설 초반에 이런 말을 한다. "내 딸아, 이제 이걸 알아라. 잘 기억해둬라. 북쪽을 가리키는 나침반 바늘처럼, 남자는 언제나 여자를 향해 손가락질을 한단다. 언제나 말이다. 그걸 명심해라, 마리암." 이 충고 역시 마음에 와닿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계속 곱씹게 되었다. 소설 마지막에 마리암의 회상 장면에서 이 충고는 다시 한 번 등장하는데 이 소설을 쭉 다 읽고 나니 그 마음이 이제는 이해가 되고 정말 그렇게 살아온 그들이었구나 하는 안스러움마저 들었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자신이 사는..

책이야기 2012.09.13

#24 쇼퍼홀릭 / 소피킨셀라

2012.09.04-2012.09.05주인공 레베카는 신용카드 고지서를 펼쳐보기 전에 얼마쯤 썼나 마음 속으로 예상해본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고지서를 펼쳐보면 항상 그 금액은 예상액의 2배 가량. 믿을 수 없는 마음에 혹시 내가 쓰지 않은 항목은 없는지 살펴보기 시작하고 모르는 항목이 나오면 사기가 있었다며 흥분한다. 정말 나도 여러번 느끼고 경험했던 감정이다. 하지만 레베카보다는 내가 조금 더 소비하기 전에 이성적인듯... 객관적으로 읽다보면 한심한 일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이 공감할만한 심리들이다. 읽을수록 저렇게 생활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옮겼는데 경제 안전성이 많이 나아진 듯 하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경제 생활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책이야기 2012.09.05

#23 반짝반짝 빛나는 / 에쿠니 가오리

2012.08.23-2012.28.28 알코올중독자 쇼코와 동성애자 무츠키가 서로 계약결혼을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 다문화전공을 시작하고 나서 다문화 아이들과 같은 소수자들의 인권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졌다. 그리고 팟캐스트 '나는 딴따라다'에 나오는 김조광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내가 얼마나 성적 소수자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느껴졌고, 그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 것 같다. 김조광수처럼 사회적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소수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동성애자들은 사회적 관습을 깬 굉장히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사회의 변화 속도보다 더 빠른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들, 난 오히려 그들의 용기와 틀에 박히지 않은 개방적인 ..

책이야기 2012.08.29

#22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신경숙

2012.08.10-2012.08.26 내가 유년기를 보낸 80년대 20대를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 신경숙의 가장 유명한 소설 엄마를 부탁해도 아직 못 읽어봤는데 그녀의 다른 소설을 읽어본다. 사실 도서관에서 몇번을 빌렸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봐서 너덜너덜 더러워진 책을 읽기가 싫어서 다시 반납한 적이 있다. 그녀의 필체는 나를 마치 80년대 정윤의 삶으로 이끌어가는 것만 같아서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모든 것이 다 아름답게 느껴지고 자기 꿈과 열정을 펼쳐야할 20대를 민주화 운동에 쏟으며 시련을 겪었던 사람들. 우리는 그들이 이뤄놓은 성과 위에서 우리의 꿈을 펼치고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 정치가 정말 민주화 되었는가?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예전처럼 대통령 마음대로 헌법을 고치고 군..

책이야기 2012.08.26

#21 뉴욕 다이어리 / 제환정

2012.08.22-2012.08.23 조만간 뉴욕에 가고 싶어서 이 책을 일어보았다. 이 책을 읽어보니 뉴욕이 꿈의 도시만은 아닌 것 같지만 뉴욕의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는만큼 보이고 경험한만큼 느낄 수 있는 것은 확실한데, 지금 나는 너무 알려고만 하는 게 문제인 것 같다.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위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스물아홉과 서른 사이에는 열두 달이 아니라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그 시점에는 사람들은 세기말 같은 우울한 혼란을 경험한다. 무언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기대와 그 기대에 대한 부담감. 정말 지금의 나는 세기말을 겪고 있다. 30이라는 숫자에 불과한 나이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책이야기 2012.08.23

#2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 이성숙 재구성

2012.08.21 오늘 도서관에서 빌려서 무섭게 빠져들어 읽은 책이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노희경 작가 원작 소설인데,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뚝뚝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세상 보통의 어머니, 아버지, 자식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어찌 씁쓸하다. 이렇게 아둥바둥 사는 것이 가정이긴 하나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과 서로간의 위로와 사랑을 잊어서는 안되겠다는 반성과 다짐을 해본다. - 아니 어쩌면, 엄마가 못 챙긴 것은 친구의 몸이 아니라, 병이 두려워 자궁까지 들어낸 친구의 약해진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사랑은 책임이야. 적어도 책임지려고 하는 노력이야. 그게 사랑인 거야. - 이런 순간에 가장 절실하게 떠오르는 사람이 영석뿐이라니!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인데, 연수는 오..

책이야기 2012.08.21

#19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 박완서

2012.08.14-2012.08.21 앞에 몇 장을 넘기며 '역시, 박완서는 나랑 잘 안맞어.'라고 지난 기억을 상기시켰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따라갈 수 없는 삶과 생각의 깊이와 솔직한 필체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한국 전쟁 중 박수근 화백과 같이 미군에서 일을 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정말 역사의 산 증인과 같은 분이셨구나... 이 책의 제목을 보니 이 시가 떠오른다. 가지 않은 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을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

책이야기 2012.08.21